"시에 대한 철학을 가지고 시를 창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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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 대한 철학을 가지고 시를 창작해야"
  • 신은주 시민기자
  • 승인 2019.12.0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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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배다리 시낭송회1130() 오후 2시 인천시 동구 금곡동에 위치한 배다리 시가 있는 작은 책길(시다락방)’에서 최성민 시인을 초청해서 열렸다.

 

최성민 시인은 1992<시와 시학> 겨울호 양수리행9편으로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을 했고, 시집으로 아나키를 꿈꾸며(2000), 도원동 연가(2010)를 출판했다. 한국작가회의,내항문학,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광성고등학교 국어교사로 재직하고 있다.

 

최성민 시인은 시에 대한 철학을 가지고 시를 창작해야 하며 시집은 자신의 철학을 펼치는 마당이라는 생각으로 꾸준히 시 창작을 하고 있다. 10년 주기로 시집을 내고 있는 최성민 시인은 세 번째 시집은 상실에 관한 시를 묶어서 낼 계획이라고 했다.

 

시낭송회에는 내항문학 동인회원들과 한국작가회의 회원들, 최성민시인의 어머니와 다른 가족들이 함께 참석해서 자리를 빛내주었다. 11월 마지막 날의 시다락방은 시를 가슴에 담는 사람들의 따뜻한 기운으로 감동이 흘렀다.

 

134회 배다리 시낭송회는 오는 12월28일(토)오후 2시에 참석자들이 창작시와 애송시를 발표하는 나도 시인이 되는 날로 진행된다.

 

 

 

거대한 제단(祭壇)

 

최성민

 

 

달빛에 기대어 걷는 발길 아래

여름 매미와 가을 풀벌레가 번갈아

암구호를 외친다.

수상하다.

 

산은 초입부터 밤새 쳐놓은 거미줄로

썩은 내 몸은 친친 감아

산의 정상을 방어한다.

 

풀 섶이나 깊이 파인 옹이 속에서

낮은 포복으로 다가온 거미들이

희생양으로 나를 생포한다.

 

제단이 완성된 순간

지평선 너머 서서히 솟아오르는

둥근 촛불

엄숙히 무릎 꿇고 재배 再拜하는

거대한 산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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