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한 시선으로, '불변'하는 도시 속 '기억'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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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한 시선으로, '불변'하는 도시 속 '기억'을 담다
  • 윤종환 기자
  • 승인 2019.12.06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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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도시역사관, 노기훈 사진전 '1호선' 열려

 

우연과 일상이란 이름의 담담한 시선으로 인천 철도와 도시의 다큐멘트를 구현한 전시가 열린다.

인천도시역사관(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24-7)에서 매월 진행하는 '2019 도시를 보는 10명의 작가전'의 12월 전시가 오는 18일부터 열린다.

2019 도시를 보는 10명의 작가전은 딱딱한 역사 전시에서 벗어나 사진·미술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전시하고 지역 문화예술계의 신진 예술가를 발굴·지원하기 위해 기획된 전시전이다.

이번 12월 전시는 노기훈 작가의 <1호선>이다. 인천역에서 노량진역까지 26개의 역을 걸으며, 철로 곁의 인간 군상과 그들의 일상,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역설적이게도 노 작가의 사진 속에서 철도를 찾기란 쉽지 않다. 그의 사진은 특정 장소를, 어떤 누군가를 집중해 부각시키지 않았다. 아무 테크닉도 없는 듯 힘을 빼고 그저 삶의 한 부분, 일상의 모습을 담담히 보여줄 뿐이다.

그가 주제와는 달리 1호선이라는 장소성, 역사적 배경을 떠나 굳이 현장에서 마주치게 되는 우연한 순간들에 집중한 것은 왜일까.

지난 2013년 노 작가는 그의 작품 <1호선>에 대해 “어쨌거나 시간은 흘러가고 사진은 남는다. 할 수 있는 것은 찍는 것 뿐”이라 언급했다. 풀이하자면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무언가를 남기고 싶단 설명이다.

모든 것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지만 사람들이 우연히, 혹은 아주 일상적이기에 의식하지 못한 무언가가 때로는 뇌리에 깊게 박혀 고정되기도 한다. 그것은 어떤 장소, 어떤 삶의 모습에 대한 고정된 기억이 되고 향수로 남기도 한다.

그렇기에 사람들을 마치 풍경처럼 무덤덤하게 담아낸 노 작가의 작품은 우리가 때때로 겪어 온 ‘일상의 기억’을 포착한 것은 아닐까.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그 ‘불변성’을, 그리고 그 사진을 통해 비춰지는 수많은 사회적 상황들을 ‘우연’이란 이름으로 포착한 것은 아닐까.

12월 전시는 오는 18일부터 내년 1월2일까지 인천도시역사관 2층 소암홀에서 진행되며, 12월20일 오후 4시에는 작가와의 대화 행사가 있을 계획이다. 작가와의 대화는 성인 20명에 한해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신청은 인천시립박물관 홈페이지((http://icmuseum.incheon.go.kr)에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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