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엇을 사랑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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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엇을 사랑하고 있는가
  • 최원영
  • 승인 2019.12.09 0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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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의 행복산책]
(93) 사랑하는 만큼 보인다

 

풍경 #129. 사랑하는 만큼 보인다

 

누구나 사랑을 갈망합니다. 사랑 때문에 태어났고, 사랑 때문에 울고 사랑 때문에 웃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만큼 보인다는 말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집니다.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하던 것들이 사랑을 할 때면 그것들이 새롭게 보이고 그것들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합니다. 사랑을 할 때는 어떤 노래를 들어도 그 사람과 쌓은 추억이 떠오르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면 그 사람도 함께 먹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사랑을 먹고 나누며 살아야 하는 것이 운명인가 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을 관찰하게 됩니다. 관찰을 하면 할수록 그 사람에 대해 잘 알게 됩니다. 잘 알면 잘 알수록 그 사람을 더욱 더 많이 이해하게 됩니다. 그 사람을 이해하면 이해할수록 그 사람의 유별난 행동까지도 모두 다 받아드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서로는 서로의 차이점마저도 자신의 가슴에 담을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이 사랑이 깊어지는 과정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래서 나태주 시인은 풀꽃이란 시에서 이렇게 사랑을 노래했나봅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김기원 시인은 사랑하면 보인다라는 시를 통해 우리가 어떻게 사랑하는 것이 올바른 사랑인지를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사랑하면 보인다.

사랑하는 만큼 보인다.

사랑은 상대나 대상에 대한 관심이자

배려에서 출발해, 느끼고 공부하고 이해하고

공유하면서 완성되어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탁구를 사랑하면 탁구장에 자주 가게 되고

탁구의 룰과 수많은 기술을 터득하듯이.

오랜 세월 한 우물을 파면

사랑하는 상대와 대상의 전문가가 된다.

 

이제 알 듯합니다. 내가 무엇을 사랑하고 있는가를 알고 싶다면 내가 무엇에 관심을 두고 있는가를 살펴보면 된다는 것을요. 만약 돈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 돈을 사랑하는 것이 되겠지요. 그래서 보이는 모든 것들을 돈과 관련지어 바라보게 될 겁니다. 만약 권력이나 명예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 모든 대상을 내가 권력을 쥐기 위한, 또는 나의 명예를 높이기 위한 도구로 여기게 될 겁니다.

이를테면 사람들에 대한 사랑에 관심을 가진 건축가는 마치 자신이 지을 그 집에서 자신과 자신의 가족이 살고 싶어 할 만큼 튼튼하고 아름다운 집을 짓겠지만, 만약 그가 에만 관심을 가진 건축가라면, 그는 날림공사로 많은 이익을 남기려고 할 겁니다. 같은 건축가라고 해도 무엇에 관심을 두고 있는가에 따라 이렇게 건축물의 질이 달라집니다.

 

삶도 같습니다. 결국 우리가 어디에 관심을 두고 사는가에 따라, 즉 우리가 무엇을 사랑하고 있는가에 따라 그 사람의 삶의 질과 품격이 달라집니다. 어차피 한번밖에 살지 못하는 삶이라면, 사는 동안 삶의 높은 질과 품격을 갖춘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어떤 일을 하든 그 일을 수단이라고 여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람을 사랑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말이지요. 돈도 명예도 권력도 사람을 사랑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길 때 비로소 품격 높은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겁니다. 결국 사람에 대한 사랑이야말로 나와 너 모두를 행복하게 만드는 열쇠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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