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운하, 그러나 배없는 뱃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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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운하, 그러나 배없는 뱃길
  • 장정구
  • 승인 2019.12.16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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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아라천 - 경인아라뱃길

 “하역장비가 가동되는 것을 본 적이 없어. 조만간 철거돼 고철로 팔릴 거라는 이야기도 있어”
  “여름에는 자전거 타거나 산책 나온 사람들이 제법 있는데 날이 추워지면서 개미 한 마리 없어”

시원스럽게 뚫린 물길을 따라 북서풍이 분다. 잔물결 이는 수면에는 고개를 파묻은 흰죽지들이 물결을 따라 일렁인다. 인적이 끊겨서인지 한때는 줄지어 달렸을 자전거도로 위로 부는 바람이 더욱 매섭다. 매점 문은 꽁꽁 잠겼고 화장실 변기 절반은 사용금지다. 높다란 다리를 건너려 엘리베이터 앞에 섰더니 세찬바람이 멈출 모른다. 자전거를 가지고 탈 수 있도록 널찍한 자동문은 양쪽 모두 닫힐 줄 모른다. 다리 밑에 오르자 건너편으로 가지런히 꽂힌, 얼핏 보기에도 스무개는 넘어 보이는 파란 기둥들이 눈에 들어온다. 요트 정박시설이다. 잔교는 없고 기둥만 있다. 정박한 배도 운항하는 배도 없다.

1987년 7월 굴포천 유역의 대홍수가 발생한다. 이후 제13대 대통령선거에서 경인운하건설공약이 제시되고 1988년 9월 굴포천 치수종합대책이 수립된다. △굴포천 본류와 서해 연결 방수로 개설 △굴포천 본류의 하도 개수 △굴포천 하구의 유수지 설치 등이 치수대책으로 제시된다. 이 때 제시된 15.5km의 굴포천방수로가 경인운하의 시작으로 지금 경인아라뱃길로 불리는 아라천의 공식적이고 구체적인 시작이다. 사업을 맡은 한국수자원공사는 1989년부터 1991년까지 굴포천 종합치수사업 기본계획과 함께 경인운하 타당성조사용역을 실시하고 B/C(비용편익)가 1.49라 밝힌다. 이후 굴포천방수로사업은 1992년 착공했고 경인운하는 정권에 따라 또 분석기관에 따라 비용편익 즉 경제성평가가 널뛰기를 하면서 가다서다를 반복한다. 그런 경인운하사업은 2009년 이명박 정부가 4대강사업 마중물격으로 강행한다. 이후 경인운하, 굴포천방수로는 경인아라뱃길로 이름이 바뀌고 2011년 1월 아라천이라는 국가하천이 되고 2012년 개통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하천 수질은 관련법에 따라 매우좋음, 좋음, 약간좋음, 보통, 약간나쁨, 나쁨, 매우나쁨의 7등급으로 구분된다. 국가하천인 아라천의 수질은 하천 수질 적용을 받지 못한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수질기준이 아닌 수질관리목표에 따라 관리할 뿐이다. 어떤 항목은 하천수 또 어떤 항목은 호소수의 수질과 비교하여 몇 등급을 충족한다고 이야기한다. 개통 후인 2012년 환경단체들에서 아라천 수질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고 COD(화학적산소요구량)의 경우 전체 시료 15개 중 6개 시료가 매우나쁨, 8개 시료는 나쁨으로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이하 수질보전법률)에서 정한 하천수질등급 중 최하위였다. 그러나 한국수자원공사는 수질관리목표 이내로 관리하고 있다 강변하며 언론동행 현장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대적으로 어필했다. 환경단체 문제제기 후 구성된 경인아라뱃길 수질관리협의회는 지금도 운영 중이다. 해수유통을 늘리고 폭기 장치를 설치했으나 클로로필과 대장균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 부영양화의 지표인 클로로필a의 경우, 조류경보(25mg이상/㎥)를 발령해야 하는 수준을 번번이 초과하고 총대장균군(群)도 물놀이기준(100㎖당 1000마리 이하)의 수십배 초과가 예삿일이다. 한국수자원공사 자료를 보면 아라천의 유입수 비율이 당초에는 바닷물과 한강물이 2:1이었으나 최근 5년간은 7:2정도였다. 다름이 아니라 수질관리를 위해서다. 그러나 수질은 더 이상 개선되지 않고 있다.

 

 

  ‘물류와 레저기능을 염두에 두고 3조 원이 넘게 투입됐지만 사실상 두 기능 모두 실패한 대국민 사기극이다’
  ‘경인아라뱃길은 거창한 계획 아래 국민적 반대에도 정부가 사업을 밀어붙였지만 결과는 참담하고 국토에 생채기만 남긴 적폐다’

굴포천 방수로로 시작된 아라천은 우리나라 최초의 운하이고 인천 최초의 국가하천이다. 그러나 아라천은 여전히 생소하다. 아직 경인아라‘뱃길’이다. 국정감사 때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경인아라뱃길로 질타를 받는다. 하천과 항만 관리를 위해 매년 백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되는데, 투자금은 커녕 운영비 회수도 요원한 상황으로 물류기능 폐지나 축소, 기능재정립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지금 환경부는 기능재정립을 위한 공론화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물관리가 환경부로 일원화되기 전 국토교통부 관행혁신위원회에서 대형SOC사업추진에 있어서 관행적 정책결정과정을 되풀이 되지 않도록 경인아라뱃길 사업의 추진경위와 타당성(경제성)의 문제점과 개선대책보완을 권고했기 때문이다.

아라뱃길의 상황을 정확하게 아는 사람이면 실패한 운하, 경인아라뱃길에 이견이 없다. 그러나 또 다른 이름인 아라천 수질관리에 대해서는 명쾌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유입수인 한강물과 굴포천 수질이 개선되어야 하고 갑문을 열어 바닷물이 상시 유통될 수 있도록 해야 하지만 쉽지 않다. 
 
내년 4월15일은 제21대 국회의원선거일이다. 굴포천방수로사업이 추진될 당시 친수공간으로 활용하자고 주장하자며 경인운하를 반대했던 환경단체들도 아라천을 덮으라고 하지 않는다. 다. 그러나 정권과 지역정치권이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반대의견을 무시하고 강행하면서 아라천이 태어났다. 새만금, 시화호, 아라뱃길, 4대강사업까지,,, 실패한 대형국책사업들은 선거와 함께 태어났다. 제2의 아라천이 탄생하는 선거가 되지 않기를 기원한다. 진솔한 반성과 진심어린 사과까지 기대하는 것은 순진한 생각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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