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함을 특별함으로 바꾸어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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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함을 특별함으로 바꾸어주는 것
  • 최원영
  • 승인 2019.12.23 0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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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의 행복산책]
(94) 사랑의 힘은 얼마나 위대한 지...

 

풍경 #130. 평범함을 특별함으로 바꾸어주는 것

 

어쩌면 사람에게만 사랑이 필요한 것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이 세상에 살아 있는 모든 존재에게 사랑은 행복하게 살도록 만들어주는 최고의 명약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월간지인 좋은 생각에서 읽은 것 중에 사랑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알 수 있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미국 하버드대학 동물학자인 로버트 로젠달 박사는 들쥐의 생태를 연구하기 위해서 들쥐 200여 마리를 연구소에서 키우며 관찰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해 여름, 세계여행을 떠나기 위해 3개월이나 되는 긴 휴가를 냈습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들쥐 중에서 50마리만 골라 그들의 눈 위에 하얀 페인트로 작은 점을 하나씩 찍어두었습니다. 그가 여행을 떠나자 연구원들은 몹시 궁금했습니다.

박사님이 왜 50마리에게만 흰 페인트칠을 해놓으신 걸까?”

그러고는 나름대로 그럴듯한 추측을 했습니다.

저 들쥐들은 품종이 아주 뛰어난 녀석들일 거야.’

지능이 뛰어나고 영리한 것이거나 하여튼 좀 무언가 색다른 것이겠지.’

3개월이 지나서야 박사가 휴가를 마치고 돌아와 보니 들쥐들이 확연히 달라져 있었습니다. 휴가를 떠나기 전에는 모두 똑같은 평범한 들쥐들이었는데, 3개월 동안 흰 페인트가 칠해진 들쥐들은 다른 들쥐보다 발육이 훨씬 더 좋았고 훈련도 잘되어 있었던 겁니다.

 

평범했던 들쥐가 어떻게 3개월 만에 특별한 들쥐로 거듭날 수 있었을까요? 해답은 바로 연구원들의 태도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연구원들은 50마리의 들쥐들을 특별하다고 인정했기 때문에 그들에게 각별히 관심을 더 쏟았던 거지요.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들쥐들 역시도 자기를 대하는 연구원들의 특별한 관심을 온몸으로 느꼈을 겁니다. 바로 사랑이 들쥐들의 삶과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사례에서 저는 사랑을 새롭게 정의할 수 있었습니다. 사랑이란 평범함특별함으로 바꾸어주는 힘이라고 말입니다. 그저 넘어진 사람에게 손을 내미는 작은 행동에서부터 홍수로 인해 집을 잃고 절망하는 사람들을 위해 선뜻 자신의 손발을 내미는 사랑의 행위는 힘겨워하는 사람들을 좌절의 늪에서 희망의 땅으로 이끌어내는 기적을 일으키고 맙니다.

 

류시화 시인은 나비라는 시를 통해 우리가 살아 있는 이유는 바로 사랑하는 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알려줍니다.

 

달이 지구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지구에 달맞이꽃이 피었기 때문이다.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이제 막 동그라미를 그려낸

어린 해바라기 때문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세상은

나비 한 마리로 내게 날아온다.

내가 삶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너에 대한 그리움 때문

지구가 나비 한 마리를 감추고 있듯이

세상이 내게서

너를 감추고 있기 때문.

 

파도가 바다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그 속에서 장난치는 어린 물고기 때문이다.

바다가 육지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모래에 고개를 묻고 한 치 앞의 생을 꿈꾸는

늙은 해오라기 때문이다.

 

아침에 너는 나비 한 마리로

내게 날아온다.

달이 지구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나비의 그 날갯짓 때문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너에 대한 내 그리움 때문.

 

 

그렇습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너를 특별하게 여기는 마음입니다. 그만큼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돌아오고 싶지는 않지만 나를 기다리고 있을 너를 생각하면 나는 반드시 돌아오고야 맙니다. 돌아오는 과정이 아무리 험하고 힘들다고 해도 말입니다.

 

달을 그리워하는 달맞이꽃이 있기에, 태양을 사모하는 해바라기가 있기에, 파도를 그리워하는 장난꾸러기 어린 물고기가 있기에 달과 태양과 파도는 늘 그 자리에 있을 겁니다. 그들에게 있어 달맞이꽃과 해바라기와 물고기는 연인입니다. 이때부터 서로는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가 됩니다.

이제 가 당신의 애인이 되어야겠습니다. 나비가 내게로 날아오게 하려면 내가 이 되어야 하듯이 말입니다.

 

곧 성탄절이 다가옵니다. 우리가 손을 내밀 기회가 다가옵니다. 우리의 사랑으로 인해 힘겨워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잃어버린 희망을 다시 찾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가끔씩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인문학 강의에서 만나 뵙게 되는 분들 중에 <인천in>의 독자 여러분이 계셨습니다. 아직 크지 않은 자그마한 인터넷 신문이지만 그래도 제 글에서 위로를 받고 있다고 덕담을 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것이 놀라웠고, 한편으로는 더더욱 정성어린 글을 써야한다는 책임감까지도 들었습니다.

 

소중한 독자 여러분,

올 한해 힘겨웠던 일들을 모두 벗어던지고 새해에는 가볍고 즐거운 것들이 독자여러분의 어깨위에 올라가 독자여러분과 함께 행복한 노래를 부를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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