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로와 활주로, 동부간선수로와 김포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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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로와 활주로, 동부간선수로와 김포공항
  • 장정구
  • 승인 2020.01.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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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동부간선수로 - 장정구 /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

 


  “펑~~~펑~~~” 총인지 포인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일정한 간격으로 소리가 들린다. 동부간선수로는 김포공항 바로 옆이다. 버드스트라이크(bird strike, 조류충돌)를 방지하기 위해 새를 쫓는 총소리가 약 1분 간격으로 이어진다. 새가 비행기에 충돌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엥~~엥~~엥~~엥~~” 동부간선수로에서 들을 수 있는 소리가 총소리뿐이 아니다. 쉴새 없이 활주로를 뜨고 내리는 항공기들은 엄청난 굉음을 낸다. 동부간선수로 제방 위에서는 뜨고 내리는 비행기를 코 앞에서 볼 수 있다. 밤이면 동부간선수로 옆 굴포천 다리 위에서는 비행기를 활주로로 안내하는 진입등화시설(Approach Lighting System) 불빛들의 장관이 연출된다.

김포공항은 일제강점기 때인 1942년 김포비행장으로 시작했단다. 6.25전쟁 후 UN군 사령부 관할의 군용비행장으로 사용하다가 1958년 국제공항이 되었다. 그 전까지는 여의도비행장이 우리나라의 국제공항 역할을 수행했단다. 여의도광장이 과거 여의도비행장 활주로였단다. 1961년 관리권이 한국에 이양된 후 여객과 화물이 늘어나면서 김포공항은 확장을 거듭했고 1988년 서울올림픽을 기점으로 국제선 제2청사까지 들어서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인천국제공항이 건설된 이후 대부분의 국제선을 이관되었지만 일본, 중국, 대만 등의 일부 국제노선은 지금도 운항 중이다. 

 


굴포천 동쪽에 위치한 동부간선수로는 서부간선수로와 마찬가지로 신곡양배수장에서부터 시작된다. 동부간선수로는 지금의 서울 강서구와 부천지역의 농경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만들어진 농수로이다. 신곡양배수장에서 퍼올린 한강물은 아라뱃길 김포터미널 한강갑문 부근에서 아라뱃길 아래 땅속으로 통과한 후 김포공항 담벼락을 끼고 반시계방향으로 돈다. 이후 김포공항 담벼락 너머 활주로와 나란히 부천 대장동마을로 향한다. 경기도 김포에서 서울 강서구로 인천 계양구로 다시 서울 강서구를 거쳐 경기도 부천 대장동과 오정동으로 그렇게 동부간선수로는 이어진다. 그리고 여월천, 삼정1천, 삼정2천, 오쇠천, 베르네천 등 부천의 소하천들을 만난다.

공항 담벼락이 끝나면서부터는 농수로 양쪽으로 차량이 다닐 수 있는 포장길이 있다. 농수로 제방길에 요즘은 농기계보다 덤프트럭이 더 많이 다닌다. 농기계만 다녀야 한다는 이정표는 길 옆에 쓰러져 널브러진 지 오래다. 온통 흙길로 콘크리트는 갈라지고 패이고 무너지기까지 했다. 2019년 5월 전격적으로 발표된 3기신도시공사 때문인지 논을 밭으로 만들고 있는 것인지 내년 농사준비를 위한 복토인지 암튼 여기저기 덤프트럭이고 포크레인이다. 복토공사가 진행되는 바로 옆 논에서는 수백마리 기러기들이 일제히 머리를 한 방향으로 쳐들고 있다. 조금이라도 이상한 낌새가 보이면 도망칠 기세다. 아니나 다를까 사진촬영을 위해서 차량을 멈추자 금새 날아오른다. 

‘기존 습지와 원형 녹지를 그대로 보존하는 친환경 코스로 설계했고 잔디도 한국잔디다. 공사기간 중에 환경전문가와 환경영향평가, 법정보호종, 습지 보호 등과 관련한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원형 녹지와 습지가 당초계획보다 더 확보했다. 또 맹꽁이 등 천연기념물 32종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도 확보했다.’
2019년 10월 26일, 한 골프장이 개장했다. 인서울27골프클럽이다. 전체 27홀로 서울이 18홀, 부천이 9홀이라며 서울 ‘안’에 있음을 강조한다. 서울에서 보면 김포공항 바로 뒤에 위치해 있다. 동부간선수로와 김포공항 사이다. 김포공항이 들어서면서 앞쪽 즉 서울 쪽은 강서구로 개발이 되었지만 뒤쪽의 부천과 옆쪽의 계양과 김포는 고도제한, 비행기소음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개발되지 않았고 제법 많은 생명들이 비행기소음을 견디며 살았다. 그러던 것이 얼마 전 골프장이 들어섰고 수로 건너편으로는 아파트가 올라갈 예정이다. in 서울, 친환경을 강조한 골프장처럼 3기 신도시도 서울과 친환경을 무척이나 강조할 것이다. 그러나 기러기들과 재두루미는 더 이상 계양들과 대장들, 동부간선수로에서 보기는 어려울 것이고 금개구리는 또 강제이주할 것이다. 어쩌면 훨씬 더 큰 새인 비행기도 ‘집단민원’으로 더 이상이 활주로를 날아오를 수 없을지도 모른다.

대장동 12-1번 종점, 동부간선수로와 오쇠천이 만나는 곳에는 제법 맵시있게 만들어진 콘크리트 다리를 만난다. 덕산초등학교 대장분교 개구쟁이들 것으로 짐작되는 자전거들이 여럿 있다. 이곳에서부터 긴둥다리~말무덤~새부둑~꺼먹다리~쌍수문~다리목으로 이어지는 황금들녁길이 시작된다. 마포에서 한강을 건너 온 조선시대 부평도호부사들도 대장마을에서 계양산을 바라보며 한숨을 돌린 후 한다리를 건넜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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