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산 자락>의 풍경(風磬)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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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산 자락>의 풍경(風磬)소리가 들린다
  • 이병기
  • 승인 2011.04.20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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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혜 시인 다섯 번째 시집 출간 - 23일 시낭송회 열려

취재: 이병기 기자

강화도의 바람과 땅, 나무, 이웃을 담은 박서혜 시인의 <마니산 자락>(도서출판 다인아트)이 출간됐다.
 
박서혜 시인은 65세의 나이에도 열정을 불태우며 "사람들이여 참으로 정다운 강화도로 오라"고 외친다. 오랜 인천생활을 접고 강화로 이주한 그의 시집은 '강화 시편'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화도면 문산리 마니산 자락의 풍경으로 가득 차 있다.

그의 언어는 '풍경(風景)'을 단순한 '풍경' 자체로 그치지 않았다는 데 의미를 지닌다. 그것이 '풍경(風磬, 절이나 사원 등의 처마 끝에 달아둔, 바람에 흔들리는 작은 종) 소리'로 들려온다는 것이다. 바람이 부는 대로 소리나는 풍경은 그 자체로 잠언이다.

<마니산 자락>에서는 삶과 죽음, 지고 피는 것, 노인과 갓난 아이 등을 결코 단순한 역설의 명제로만 파악해서는 안 된다는 시인의 사유체계가 곳곳에서 발견된다. 그는 존재의 차별화와 가치의 위계질서를 철저히 해체하고 그 위에 강화 풍경들을 투명한 언어로 가지런히 늘어놓는다. 그에게 강화는 복음이자 중생의 터로 자리한다.

그의 출간을 기념하기 위해 배다리에서 <마니산 자락>의 울림이 전해질 예정이다.

오는 23일 배다리 헌책방 골목 '시가 있는 작은 책길'에서 박서혜 시인의 시집 <마니산 자락> 출간 기념 시낭송회가 열린다.

시낭송회 관계자는 "이번 시낭송회는 출판기념회가 아니라 정다운 문화동네 이웃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조촐한 자리"라며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마니산 자락>의 시를 서로 나누어 읽고 교감하는 공간이다"라고 말했다.

박서혜 시인은 경기여고와 성균관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1982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했다. 이후 1980년대 인천으로 이주해 1998년 인천문학상, 2002년 성균문학상을 수상했다. 그간 <울창한 숲이 묻는다>, <입술>, <하늘의 집>, <하늘 어귀> 등 네 권의 시집을 상재했다.

<마니산 자락>은 마니산/보름, 즈음/엄마/앵두 등 4부로 나뉘어 있으며, 부모 잃은 예순 넘은 자식의 슬픔과 그 아픔을 이겨내는 힘겨운 싸움이 강화를 배경으로 자리하고 있다. 


박서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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