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인천 선거구별 판세 분석 (⑦서구 갑, 을)
상태바
4.15총선-인천 선거구별 판세 분석 (⑦서구 갑, 을)
  • 김영빈 기자
  • 승인 2020.03.31 18: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구, 도시개발에 따라 청장년층 인구 유입 늘어 민주당에 유리
갑-민주당 김교흥, 통합당 이학재 4번째 맞대결 속 김 후보 우세
을-보수 후보 단일화 성사되더라도 민주당 신동근 후보 재선 유력

인천 서구는 역대 선거에서 진보와 보수세가 엇비슷했으나 청라국제도시를 포함해 도시개발이 지속적으로 진행되면서 청장년층 인구 유입이 크게 늘어 민주당에 유리한 정치지형이 형성되고 있다.

서구는 부평구, 남동구에 이어 인천 10개 군·구 중 3번째로 인구 50만명을 돌파한 이후 지난해 말 인구가 54만4,556명으로 부평구(51만1,577명)와 남동구(53만2,704명)를 앞질렀고 앞으로도 계속 인구가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13대 총선(1988년) 때 신설된 ‘서구’ 선거구에서는 민정당 조영장, 14대 총선(1992년)에서도 민자당 조영장 후보가 재선에 성공하면서 보수 강세 지역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15대 총선(1996년)에서는 새정치국민회의 조철구 후보가 당선됐고 ‘서구·강화군 갑·을’로 선거구가 변경된 16대 총선(2000년)에서도 ‘갑·을’ 모두 새천년민주당 후보(조한천·박용호)가 이기면서 진보·개혁 색채가 짙어졌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게 몰아친 17대 총선(2004년)에서도 ‘갑’은 김교흥 열린우리당 후보가 한나라당 송병억 후보를 비교적 여유 있게 이겼지만 ‘을’은 한나라당 이경재 후보가 강화에서의 몰표에 힘입어 열린우리당 신동근 후보를 꺾었다.

이후 ‘갑’은 서구청장 출신의 지역 토박이 이학재 의원이 한나라당·새누리당 후보로 18·19·20대 총선에서 내리 3선을 하면서 보수의 텃밭으로 변했다.

3번의 총선 상대는 모두 민주당(통합민주당·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김교흥 후보였다.

‘을’도 보수세가 강력한 강화군이 계양구 선거구에서 서구로 이동하면서 17대에 이어 18·19대 총선에서도 통합당 계열 후보인 무소속 이경재, 새누리당 안덕수 후보가 당선됐다.

강화군이 포함된 ‘서구·강화군을’ 선거구에서 민주당 계열의 새천년민주당 박용호 후보가 16대 총선에서 이긴 것은 강화 출신이었고 아나운서로 인지도가 높아 가능했던 예외적인 결과였다.

강화군이 서구와 합쳐지면서 가장 큰 피해자가 된 신동근 의원은 강화군이 ‘중구·동구·옹진군’으로 옮겨간 지난 20대 총선(2016년)에서 새누리당 황우여 후보를 물리치고 ‘4전5기’에 성공하면서 한을 풀었다.

신 의원은 ‘서구·강화군을’ 선거구에서 ▲16대 국회 재보선(2002년, 민주당) ▲17대 총선(2004년, 열린우리당) ▲19대 총선(2012년, 민주통합당) ▲19대 국회 재보선(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등 4차례 출마했으나 서구(검단)에서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보수세가 강력한 강화의 벽을 넘지 못했으나 ‘서구을’로 선거구가 변경된데 힘입어 20대 국회에 입성했다.

이번 21대 총선에서는 ‘서구갑’은 숙명의 라이벌인 더불어민주당 김교흥, 미래통합당 이학재 후보가 4번째 격돌하고 ‘서구을’은 민주당 신동근, 통합당 박종진 또는 무소속 이행숙 후보가 맞붙는다.

◇서구갑

왼쪽부터 김교흥, 이학재, 김중삼 후보
왼쪽부터 김교흥, 이학재, 김중삼 후보

민주당 깁교흥, 통합당 이학재 후보가 운명의 4번째 대결을 벌인다.

정의당 김중삼, 국가혁명배당금당 조향남, 무소속 김용섭 후보도 등록했다.

김교흥 후보가 먼저 17대 국회에 입성했으나 이후 이학재 후보가 18·19·20대 총선에서 내리 3선에 성공했다.

두 후보가 맞붙은 역대 총선에서의 득표율은 ▲18대 김교흥 39.49%(3만3,308표)-이학재 53.77%(4만5,366표) ▲19대 김교흥 47.34%(5만7,024표)-이학재 52.65%(6만4,202표) ▲20대 김교흥 38.23%(4만5,233표)-이학재 44.45%(5만2,595표)다.

민주당 김 후보는 인천대(정치외교학과, 동국대 대학원 정치학과 박사과정 수료)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민주당 당직자(인천시당 사무처장)를 거쳐 17대 총선 ‘서구·강화군갑’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첫 출마해 금배지를 달았다.

17대 총선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 후폭풍이 거세게 불어 열린우리당 후보들이 대거 당선됐는데 인천에서는 12개 선거구 중 9곳에서 이른바 ‘탄돌이’가 탄생했다.

김 후보는 이후 18·19·20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새누리당 후보인 이학재 의원에게 밀려 3번 연속 낙선했다.

김 후보는 송영길 시장 시절 인천시 정무부시장을 지낸데 이어 정세균 국회의장 비서실장, 국회 사무총장(장관급) 등으로 경력을 쌓아 정치적 무게감을 유지해왔다.

민주당 김 후보는 지지층이 겹치는 정의당 김중삼 후보의 출마, 강세 지역인 청라3동의 ‘서구을’ 선거구로의 이동 등이 불안 요소다.

하지만 청라국제도시의 선거구 분리에 반발하는 청라1·2동 주민들이 김교흥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면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통합당 이학재 후보는 서울대(축산학과, 중앙대 대학원 경제학 박사)를 나와 초대 서구의회 의원, 서구청장(민선 3·4기)을 거쳐 18대 총선 ‘서구·강화군갑’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나서 당시 현역 의원이던 통합민주당 김교흥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이어 19·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해 연승하면서 국회 상임위원장급인 3선 고지에 올랐다.

통합당 이 후보는 핵심 ‘친박’ 이미지, 도시개발에 따른 민주당 지지층 유입, 새누리당 탈당 경력 등이 약점으로 꼽힌다.

일부 친 박근혜 성향의 보수 표가 새누리당을 떠나 바른미래당으로 갔다가 복당한 이 후보를 배신자로 보고 이탈하거나 기권할 수 있다는 것이 지역정치권의 분석이다.

4.15 총선을 앞두고 언론사가 전문기관에 맡겨 실시한 두 번의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김교흥 후보가 통합당 이학재 후보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

OBS경인TV 의뢰로 (주)리서치디엔에이가 27~28일 유권자 8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무선ARS 10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후보 지지도는 민주당 김교흥 49.2%, 통합당 이학재 35.3%로 오차범위를 훨씬 벗어나 13.9%포인트 차이가 났다.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52.4%, 통합당 29.3%로 무려 23.1%포인트나 벌어졌다.

‘코로나19’ 정부 대응에 대한 평가도 긍정이 66.8%로 부정 30.6%를 2배 이상 앞섰다.

이보다 앞서 중부일보 의뢰로 (주)아이소프트뱅크가 16~17일 유권자 5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무선ARS 70%+유선ARS 3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는 후보 지지도가 민주당 김교흥 41.0%, 통합당 이학재 36.4%, 정의당 김중삼 6.6%였다.

김교흥 후보가 이학재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선다는 결과다.

연령별 지지도를 보면 김 후보가 30대(54.1%-23.8%)와 40대(49.1%-32.1%)에서 크게 우세했고 이 후보는 18~29세(30.7%-25.5%), 50대(44.0%-41.3%), 60세 이상(48.6%-36.1%)에서 앞섰다.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39.6%, 통합당 33.8%, 정의당 5.6%로 조사됐다.

이번 21대 총선 ‘서구갑’의 판세는 민주당 김교흥 후보 쪽으로 기우는 상황이지만 연령대별 투표율, 청라1·2동의 선택, 정의당 김중삼 후보의 득표력 등에 따라서는 접전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지역정치권의 전망이다.

◇서구을

왼쪽부터 신동근, 박종진, 이행숙 후보
왼쪽부터 신동근, 박종진, 이행숙 후보

민주당 신동근, 통합당 박종진 후보의 2파전이 예상됐으나 박 후보와 무소속 이행숙후보의 단일화 합의라는 변수가 발생했다.

통합당 박 후보와 무소속 이 후보는 다음달 6~7일쯤 지역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 경선을 통해 보수 단일후보를 선출키로 했다.

이행숙 후보는 4년 전 당이 황우여 후보를 전략 공천해 이를 수용했고 이후 4년 간 당협위원장을 맡아 표밭을 일궈왔는데 이번에 또 다시 지역 연고가 전혀 없는 후보를 전략 공천한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통합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보수 후보 단일화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다음달 9일쯤 단일후보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곳에는 국가혁명배당금당 임영자 후보(화가)도 등록했다.

민주당 신동근 후보는 강화군이 포함된 ‘서구·강화군을’ 국회의원 선거에서 4번(재보선 2회 포함)이나 떨어진 끝에 강화군이 빠진 20대 총선(1996년) ‘서구을’ 선거구에서 4전5기에 성공했다.

당시 신동근 후보는 45.84%(4만5,841표)를 득표해 37.91%(3만7,909표)를 얻는데 그친 새누리당 황우여 후보를 비교적 여유 있게 눌렀다.

황우여 후보는 16~19대 총선 ‘연수구’ 선거구에서 내리 4선을 한 중진으로 박근혜 정부에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을 지낸 정치 거물이었으나 거센 물갈이 요구에 밀려 지역구를 ‘서구을’로 옮겼다가 ‘낙하산’이라는 부정적 여론에 따라 낙선하고 정계를 떠났다.

치과의사인 신 후보는 경희대(치대, 서울대 대학원 치의학과 박사과정 수료) 삼민투 위원장을 지낸 운동권 출신으로 건치(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등에서 꾸준히 민주화운동을 벌여왔다.

지난 제5회 지방선거(2010년)에서는 민주당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 비서실장을 맡았고 송 시장 취임과 함께 첫 정무부시장으로 발탁돼 1년10개월을 재임했다.

통합당 박종진 후보는 전 채널A 앵커로 고려대(영어영문학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언론학 석사)를 나왔으며 지난 2018년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바른미래당 후보로 출마해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후보(54.41%, 5만8,958표), 자유한국당 배현진 후보(29.64%, 3만2,126표)에 이어 3위(15.26%, 1만6,540표)를 했다.

통합당의 박 후보 전략공천은 4년 전보다 거리가 더 늘어난 ‘낙하산’ 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박 후보 자신은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연장 사용이라는 오해를 살 수 있는 발언을 해 지역에 대한 이해도와 애정이 크게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자 해당 발언을 취소하기도 했다.

무소속 이행숙 후보는 인천대 대학원 행정학 박사로 서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을 지냈으며 지난 20대 총선(2016년)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에 이름을 올렸으나 후순위여서 낙선했다.

지역정치권은 통합당의 박종진 후보와 무소속 이행숙 후보가 보수 단일화에 성공하더라도 그 위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구을’에서는 통합당의 전략공천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평가 속에 보수 후보 단일화가 이루어지더라도 민주당 신동근 후보의 재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관련기사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