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마을이 학교', 마을 속 문화교육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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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마을이 학교', 마을 속 문화교육을 위하여
  • 정혜진
  • 승인 2020.04.08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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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진의 마을 탐험기]
(14) 아이들의 마을교육 함께 만들어가야 - 정혜진 / 마을교육 공동체‘파랑새’ 대표

국·영·수에 치우쳐 아이들에게 문화예술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요즘 코로나19로 더욱 더 '문화'는 휴대폰이나 동영상, 텔레비전 속으로 들어가 버리고 말았다. 지난해 미추홀구 교육혁신지구 사업을 진행하며 마을 안 문화교육을 설명하던 은하수미술관 한은혜 대표를 만났다. 은하수미술관은 지난 2018년 문을 열었고, 한 대표는 마을교육을 위해 미추홀구로 이사오며 본격적인 활동을 모색하고 있다.

미추홀구 교육혁신지구 사업은 올해 5년차다. 마을안의 다양한 수업을 아이들에게 무료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온 마을이 학교다'란 명제를 실천하려 노력하고 있다. 한은혜 대표의 설명회 때부터 은하수미술관에 평소 가지고 있던 궁금증을 질문해 보았다. 입시교육에 치우쳐 많은 것을 포기하며 자라는 아이들에게 마을에서 문화교육하기가 어려우니 당연한 질문이었다. 밝은 에너지로 가득했던 은하수미술관 한은혜 대표와 인터뷰를 11답으로 정리했다.

나는 작은 예술가 –고흐 편을 강의 하고 있는 은하수 미술관 한은혜 대표
나는 작은 예술가 –고흐 편을 강의하고 있는 은하수미술관 한은혜 대표

질문 : 은하수미술관은 시작하게 된 이유는?

한은혜 대표 : 말이 느렸던 저희 아이와 저를 위한 시작이었습니다. 처음 은하수 미술관을 시작 할 때 저희 아이가 3살이었는데 다른 아이보다 언어 발달이 느렸고, 전 육아에 미숙해서 힘들었어요. 그때 심리센터를 다니며 놀이치료도 받고 했는데 그것도 힘들다고 느꼈어요. 그러다가 아이가 아직 표현을 못해도 듣고 느끼고 있고, 그런 것들을 표현할 기회가 더 많아져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함께 뮤지컬, 공연, 미술 전시 등을 보러 다니며 활동하기 시작 했습니다. 다녀와서 관련된 이야기도 하고 만들기도 해보면서요.……. 지금은 감정 표현을 잘하는 6살 딸과의 경험으로 은하수미술관 교육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질문 : 어떤 분들이 활동하고 계신가요?

한 대표 :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강사로 함께 활동하고 있어요. 우선 보고, 느끼고 표현 하는 것들이 아이에게 꼭 필요하다는 것을 공감하고 있는 엄마들입니다. 또 각자의 재능을 내놓을 줄 아는 사람들이에요. 도자기 공예, 유아교육, 섬유디자인, 국어국문학 등 다양한 분야를 전공한 엄마들이 함께 고민하고 연구해서 교육현장에 나가고 있습니다.

질문 :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지요?

한 대표 : 제일 큰 활동은 마을 안에서의 교육입니다. 찾아가는 미술관 교육과 명화전시놀이 교육이요. 은하수미술관은 미술관이나 미술학원이 아니라 명화나 신화, 동화 등 다양한 스토리를 풀어가는 문화예술 관련 교육을 하는 곳입니다. 아이들과 별빛 꿈을 꾸는 명화 인문학 교육을 하고 싶은 곳이기도 하고요. 저희 사무실이 주안3동 제운사거리 불법 유흥업소가 남아 있는 거리인데, 얼마전에는 이 거리가 따뜻하고 예쁜 겨울을 맞이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손 뜨게 봉사단, 개나리어린이집 아이들과 함께  '제운사거리 꽃길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마을 분들의 반응이 좋았습니다. 지역에 대한 생각, 같은 공간에 머무는 지역사람들에 대한 생각을 더 깊이 있게 할 수 있었습니다.

제운 사거리 인근 나무에 겨울옷을 입혀주고 있는 손 뜨게 봉사단과 은하수 미술관 전경
제운사거리 인근 나무에 겨울옷을 입혀주고 있는 손뜨게 봉사단과 은하수미술관 전경

질문 : 어려웠던 일들도 적지 않았을 텐데요.

한 대표 : 제일 어려웠던 것은 사람들의 시선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게 되겠어?’라고 하시며 부정적인 시각으로 저희를 바라보시는 분들이 때문에 힘이 많이 빠지기도 했습니다. 2018년에 처음 시작할 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역에 아이들을 위한 전시가 부족하다고 느꼈고 부족하다면 찾아가는 미술관이라는 콘텐츠가 필요하겠구나 생각했어요. 그런데 주변에서 누가 이런 걸 하겠느냐?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겠느냐는 회의적인 반응이 보일 때 참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질문 : 앞으로 어떤 목표와 계획이 있으신가요?

한 대표 :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아요. 올해는 집에서 명화로 놀 수 있는 상품도 만들어 보려 해요. 사람들이 그림과 더 즐겁게 가까워 졌으면 좋겠어요. 제 마지막 목표는 인천에 놀이터 같은 갤러리를 만드는 거랍니다. 큰 놀이터가 있고 마음껏 그림 그릴 수 있는 장소도 있고, 그림을 감상할 수도 있는... 아이들이 만지고 보고 느낄 수 있는 그런 갤러리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질문 : 은하수미술관에서도 전시를 하나요?

한 대표: 은하수미술관에서도 전시를 하고 있는데 4월에는 다른 곳에 전시 일정이 있어서 작품이 다른 곳으로 갈 예정입니다. 저희 작품들은 모두 명화이구요 40점 정도 보유 하고 있습니다. 외부 전시가 없으면 미술관에서도 작품을 보실 수 있습니다.

찾아가는 미술관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은하수 미술관 한은혜대표
찾아가는 미술관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은하수미술관 한은혜 대표

갤러리나 도서관에 가면 아이들에게 지나치게 정숙을 요구하여 아이들의 호기심을 해결 해 줄 수 없었던 기억이 남아있다. 어린이 도서관에서 조차 아는 아이를 만나 가볍게 안녕하고 인사하였는데 바로 근무자가 와서 정숙을 요했던 기억 등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선진국에는 시끄러운 도서관이 많다고 한다. 또한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미술관도 많다고 한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창의력 있게 커야 한다고 이야기 하지만 사회의 전반적인 시스템이 변하지 않은 상태에서 너무 많은 요구를 하고 있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든다.

아이들이 문화를 즐겁고 재미있게 받아들이고 거기에 영감을 받아 또 하나의 재능을 발견할 수 있도록 키우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온 마을이 학교'가 되도록 해야하는데,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더 많은 어른들이 고민하고 참여해 주실 때 온 마을은 학교가 될 수 있고 아이들은 더 건강하고 풍요롭게 자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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