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같았던 인천의 승리. 그리고, 남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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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같았던 인천의 승리. 그리고, 남은 과제
  • 김인수
  • 승인 2011.04.19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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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유나이티드] 리뷰
인천이 드디어 '현대 오일뱅크 K리그 2011'에서 승리를 거뒀다. 인천은 지난 5경기에서 1승도 거두지 못했었다. 그 결과 리그 순위가 14위까지 떨어졌었던 인천은 6경기 만에 승리를 맛보았다.

(6경기만에 승리를 맛본 인천)

이 날 인천이 승리한 상대는 악연으로 이어진 성남이었다. 지난 2010년 3월 14일, 인천은 성남과의 원정경기에서 0:6 참패를 당했다. “탄천참사”라고 불릴 정도로 처참했던 패배였다. 점수만이 아니라 내용에서도 완전히 압도당한 경기였다. ‘탄천참사’에 이어 벌어진 2010년 8월 14일의 성남과의 홈경기에서 인천은 또 패했다. 결과는 1:4의 완패였다. 이 날 인천은 라돈치치를 막지 못했다. 라돈치치의 활약을 등에 업은 몰리나가 해트트릭을 기록했었던 이 날, 성남팬들은 “육대영”을 외치며 인천 팬들의 속을 긁었다. 이 외에도 2009년 6강 플레이오프에서 성남에게 패했던 과거도 있다.

이토록 성남과 악연을 맺고 있는 인천에게 이번 K리그 6라운드는 하늘이 주신 기회였다. 2011년 들어 성남의 전력이 급격하게 약화되었기 때문이다. 골키퍼 정성룡은 수원으로 떠났고, 몰리나는 서울에 새 둥지를 틀었다. 라돈치치는 부상으로 전력 이탈되었고, 군대에서 돌아온 최성국은 역시 곧바로 수원으로 이적했다. 수비의 또 다른 핵심이었던 조병국도 J리그 센다이로 이적했다.

이토록 약해진 성남을 상대로 펼쳐진 인천의 복수전은 영화와 같았다. 우선 전반을 시작하고 1분만에 인천은 성남에게 코너킥을 내줬다. 성남은 코너킥 공격에 실패했다. 곧바로 김명운은 흘러나온 공을 찾아 전방으로 길게 걷어냈다. 이 공은 전방에서 대기하고 있던 김재웅에게 거짓말처럼 연결되었다. 김재웅에게 붙은 수비는 고작 1명. 그것도 뒤에서 따라오고 있었다. 김재웅은 따라오던 수비에게 잡히기 직전 몸을 돌리며 추격을 따돌렸다. 그리고는 하강진 성남 골키퍼의 오른쪽으로 정확히 차 넣었다.

그러나, 성남은 78분에 얻은 프리킥을 골로 연결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송유골 골키퍼가 선방을 했지만, 문전 혼전 상황에서 날아든 공을 막지는 못했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흘러 어느 덧 경기종료가 코 앞에 다가왔다. 인천의 첫 승 겸 성남전 복수는 이렇게 실패하나 싶었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 성남의 공격을 바이야가 끊었다. 바이야는 이 공을 박준태에게 길게 넘겼다. 박준태는 이를 루이지뉴에게, 루이지뉴는 전재호에게 공을 넘겼다. 공을 받은 전재호는 다시 박준태에게 크로스를 올렸다. 이 공을 박준태는 놓치지 않고 헤딩으로 연결했고, 공을 땅에 바운드되며 성남의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 2009년 이후 2년 만에 인천이 성남을 이기는 순간이었고, 인천의 복수가 극적으로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결승골을 넣고 포효하는 박준태)

영화와도 같았던 이 날 승리에도 단점은 존재했다. 우선, 젊은 선수들의 혈기 조절이 가장 큰 문제로 꼽혔다. 초반에 골이 터지고, 인천은 전반 내내 성남을 압도했기 때문에 흥분했던 인천은 전반에만 옐로우카드를 3장이나 받았다. 이 날 인천이 받은 옐로우카드는 모두 6장.(김재웅, 한교원, 유병수, 장원석, 배효성, 박준태.) 성남이 모두 2장의 경고를 받은 것을 비교해보면 3배나 많은 수치이다. 특히, 전반 6분부터 1분동안 받은 경고를 2장이나 받은 것을 생각한다면,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이다.

수비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문제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전반에 송유걸이 후반에 기록한 선방은 총 9번. 이 선방시점은 다음과 같다. 후반 1분, 4분, 5분, 11분, 15분, 21분, 41분, 42분, 45분. 5분 동안 3번의 선방을 기록한 것이 2번이나 된다. 이 기록을 보면 송유걸 골키퍼가 선방을 잘 했다는 뜻이기도 하나, 송유걸에게 수비 부담이 짧은 시간동안 지속적으로 왔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실제로 후반전에는 성남이 인천을 지속적으로 압박해 왔었다. 만약 송유걸 선수가 단 한 번만이라도 실수했다면, 인천은 리그 첫 승을 놓치고 말았을 것이다.

비록 약점을 드러내기는 했지만, 인천은 달콤한 첫 승을 맛보았다. 과연 인천이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연승을 이끌어 낼까? 그 대답은 다음 상대인 강원에게 달렸다. 인천이 위에 언급된 약점을 극복하고서 연승행진을 시작하길 기대해 본다.

글 = 김인수UTD기자(zkslqkf2000@hanmail.net)
사진 = 남궁경상 UTD기자(boriwol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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