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공작 논란의 '핵' 유상봉... 윤상현 겨냥 폭로 사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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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공작 논란의 '핵' 유상봉... 윤상현 겨냥 폭로 사실인가?
  • 윤종환 기자
  • 승인 2020.07.16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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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뉴스, 지난 14일부터 3일간 '윤상현 선거공작' 의혹 잇따라 제기
유상봉 인터뷰 내용 토대로 국회의원 청탁 · 롯데가(家) 개입 의혹 등 보도
15~16일에는 유씨 아들 통화 녹취록 공개... "의혹 뒷받침하는 구체적 대화"
윤상현 입장문 "유씨측 주장만 나열한 왜곡·악의적 보도... 법적 대응 할 것"

지난 5월부터 불거진 무소속 윤상현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을)의 선거공작 공모 의혹과 관련, 최근 언론을 통해 해당 논란의 중심에 선 함바왕 ‘유상봉’씨의 적극적인 폭로 내용과 증거 등이 공개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십여년 전부터 수차례 사기 행위로 입건과 수감 생활을 반복했던 유씨의 폭로를 ‘공익적 제보’로 인용하는 것이 맞는지, ‘악의성이 담긴 일방적 주장’으로 판단해 검·경의 조사를 기다리는 것이 맞는지를 두고 윤 의원과 의혹을 제기했던 언론사간의 공방이 치열하다.

유상봉씨가 KBS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KBS 뉴스 '윤상현 부부는 선거 앞두고 ‘함바왕’을 왜 만났을까?' 보도

KBS 뉴스(이하 KBS)는 지난 14일부터 16일 오전 현재까지 윤 의원의 선거공작 개입 의혹을 잇따라 보도하고 있다. 유씨와의 인터뷰 자리를 마련했고, 이 자리서 그가 지난달 경찰에 시인했던 구체적 내용을 털어놓았다.

14일 KBS의 보도에 따르면, 유씨는 지난해 7~8월 윤 의원과 보좌관 조모씨를 여러 차례 만났고, 이들의 요청으로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우섭 전 인천남구청장과 미래통합당 안상수 전 의원 등 경쟁 후보를 겨냥한 진정서와 고소장 등을 써줬다.

보도에 따르면 윤 의원측과 유씨간의 실무적 소통은 유씨의 아들과 보좌관 조모씨가 맡았으며, 유씨는 범죄수익의 대가로 힐튼호텔(경기 성남시) 함바 운영권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도 롯데백화점 일산점과 구리점의 음식 판매 입점권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는 것이 보도의 핵심 내용이었다.

KBS는 유씨가 받은 범죄수익이 모두 ‘롯데’와 관련돼 있고, 윤 의원의 부인인 신경아씨가 롯데가(家) 사람임에 주목해 관련 질의를 했다.

유씨는 이에 대해 “윤 의원 측이 신경아씨의 영향력을 활용해 롯데 관련 수익을 보장해 주겠다”고 답했으며, “지난해 8월 신씨와 커피숍에서 만나 사업을 논의했다”고도 말했다.

KBS는 이밖에도 지난해 윤 의원이 유씨와의 식사 자리에서 정성호·김두권 의원에게 직접 청탁 전화를 했던 사실 등을 유씨가 폭로했다고 보도했다. 취재 결과 두 의원도 윤 의원과의 전화 사실을 시인했다.

KBS는 15일 보도에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 말까지 유씨의 아들과 다른 사업가가 나눈 통화 음성 녹취 파일(총 44개, 2시간7분 분량)을 입수했다”며, “통화에는 유씨 부자와 윤 의원측이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선거 공작을 벌였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구체적 대화가 오갔다”고 설명했다.

일부 공개된 통화 녹취에서는 유씨의 아들로 추정되는 사람이 “윤상현 측이 고소를 해달라고 해서 고소장을 접수하고 온다”, “윤 의원이 (당선) 되면 아버지 공로도 있다”라고 말하는 대화들이 담겼다.

윤 의원은 이같은 보도에 대해 15일 입장문을 내고 “KBS의 보도는 피의자 유씨의 악의적 주장만 일방적으로 나열하고, 의원실 보좌관에 대한 인터뷰는 삭제한 왜곡·악의적 편집”이라고 반박하며, “공영방송의 기능과 역할을 저버린 KBS와 정도를 넘어선 유상봉에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유상봉을 만난 것은 유씨가 불우한 가정사를 말하는 등 인간적 호소를 해 의례적이고 통상적인 민원처리를 위한 것”이라며 “선거기간도 아니고, 경선 후보가 정해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상대 후보에 대한 고소장을 요구했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유씨를 만날 때에는 항상 자유한국당 소속 소통위원 또는 보좌관 등 삼자가 입회했으니 이들의 진술을 통해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며 “수 차례 사기행각을 벌인 유씨의 진술만을 기초한 보도는 극히 위험하다”고 밝혔다.

정리하면 KBS는 이른바 '사기꾼'으로 불리는 유씨의 주장(경찰조사 진술 및 인터뷰)을 바탕으로 각종 의혹들을 보도하고 있지만, 기사에는 직접 취재를 통해 수집한 정황 증거, 사실 등이 포함돼 있어 단순이 '오보'라고 단정짓긴 어렵다.

반면 ▴유씨가 수차례에 이르는 사기전과가 있다는 점 ▴윤 의원 보좌관의 인터뷰 내용과 증거 등이 전면 공개되지는 않았다는 점 ▴후보자가 정해지지도 않은 총선 1년여전부터 구체적 인물을 정하고 공작을 공모했다는 유씨 측의 주장은 다소 설득력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한편 인천지방경찰청은 현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유씨와 그의 아들, 보좌관 조모씨를 입건해 수사 중이어서 수사 진행상황과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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