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여성들의 놀이터, 구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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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여성들의 놀이터, 구월동
  • 박상희
  • 승인 2020.07.20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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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구월동 로데오거리에 서서
구월 공원에서_ 종이 위에 수채, 먹 _ 2020
구월 공원에서_ 종이 위에 수채, 먹 _ 2020

 

인천시청이 중구에서 남동구 구월동으로 옮겨져 온 이후 구월동 터미널 사거리는 백화점과 각종 브랜드 매장들로 지역 쇼핑의 중심지가 되었다. 롯데 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뉴코아 아울렛, 교보문고와 인천 터미널을 비롯하여 지금은 남촌동으로 이전한 농수산물 시장 등이 한데 모여있어 항상 사람들로 북적거려 번잡하고 교통 체증이 예상되는 곳이다.

구월동은 신포동이나 부평과는 달리 구획된 공간에 세워진 빽빽한 빌딩 안에 맛집과 병원, 은행, 쇼핑몰 등이 층층이 자리를 잡고 있어 한결 깔끔한 동선으로 원스탑 쇼핑을 할 수 있다. 예전 신세계백화점과 최근 그 자리에 새 둥지를 튼 롯데백화점은 지하 1층과 6층의 단일 건물로 겉에서 보기에는 그 규모를 가늠하기 어렵지만 내부는 상상 이상으로 넓고 쾌적해서 오랫동안 시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아왔다.

 
신세계 앞_27x22cm_Acrylic on canvas sheet cutting_2009
신세계 앞_27x22cm_Acrylic on canvas sheet cutting_2009

그 건너편 뉴코아 아울렛도 백화점에 비해 작은 규모이지만 구색 맞추어 들어선 고급 식당들과 트렌디한 브랜드 매장들로 가득해 구월동의 터줏대감이 된 것은 인천사람들이라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구월동은 이 두 쇼핑몰을 중심으로 발 빠르게 옷 갈아입는 수 많은 매장들이 로데오거리를 형성하면서 인천시민들을 눈으로 입으로 즐겁게 하는 지역의 상업 중심지가 되었다. 한 곳에서 구매를 위한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점과 쇼핑이 일이 아니라 즐거운 놀이로 즐길 수 있게 꾸며 놓은 편리함 등으로 아이를 키우는 젊은 여성이나 특히 패션과 외모에 관심이 많은 여성에게는 구월동은 기꺼이 애정하는 인천의 명소일 것이다.

요즈음 쇼핑은 단순히 구매로서의 일이 아니라 삶의 멋과 맛을 더하는 여가 활동으로 받아들이는 데 무리가 없지만 20세기 초 미국 백화점이 여권운동의 회합 장소로 사용되는 등 백화점의 다양한 서비스들이 여성 운동과 함께 성장했다는 사실을 되새겨보면, 쇼핑이 단순히 물건을 사기 위한 행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삶 자체를 변화시키는 데 일조했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터미널 사거리_116.7x91cm_ Acrylic on canvas sheet cutting_ 2005
터미널 사거리_116.7x91cm_ Acrylic on canvas sheet cutting_ 2005

 

이와 비슷하게 구월동 로데오거리 주변은 여성들에 의한, 여성들을 위한 장소가 틀림없다. 꿉꿉한 여름 장마도 ㅇㅇ전자제품으로 뽀송뽀송해질 수 있다는 쇼핑몰 외벽에 늘어선 행복한 미소를 보면서 여성들에게는 자칫 지루한 노동으로 지내게 될 우리의 일상을 이벤트나 기념일로 바꾸는 마법이 구월동 번화가에서는 흔히 이루어지는 일인 것 같기 때문이다.

 

                                                       2020719일 글, 그림 박상희

 
구월동 아울렛_ 116.7x91cm_ Acrylic on canvas sheet cutting_ 2005
구월동 아울렛_ 116.7x91cm_ Acrylic on canvas sheet cutting_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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