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새로운 위기 - 불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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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새로운 위기 - 불평등
  • 이범훈
  • 승인 2020.07.28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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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칼럼] 이범훈 / 인천대학교 도시과학연구원 연구중점교수

2020년 7월 현재, 우리나라와 밀접한 2가지의 글로벌 현상이 있었다. 하나는 봉준호 감독의 작품인 기생충이 2월에 열린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 등 4개 부문의 수상과 다른 하나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로 중국 전역과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 중인 새로운 유형의 바이러스이다.

전혀 상관없어 보이지만 이 둘의 공통점은 불평등에 대한 이슈 제기이다. 기생충은 빈부격차로 인한 계층 간 단절을, 코로나는 양극화를 빈곤 지역과 부자 동네의 사망률 격차로 보여주었다. 이러한 결과는 전 세계 시민들이 불평등 문제를 세계적 현상으로 인정한다는 근거이다.

그렇다면 불평등이란 무엇인가? 우선, 불평등의 기원에 대한 생각을 제기한 18세기 프랑스 사상가 루소는 자연 상태의 인간은 선악 개념 이전에 있기에 그 기준에 벗어나 있었고, 사유재산이 인간 사이의 불평등을 만들고 기존의 법과 정치제도가 이들을 보호하도록 만들어졌다고 주장하였다.

다음으로 불평등이 심해지는 이유에 대해 사회학자 김윤태는 세계화와 기술의 변화로 인한 노동시장의 불평등, 정부의 감세 정책과 노동조합의 약화로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차별, 정치와 복지체제 등 제도로 인한 소득 격차와 생활 조건 악화 등을 제시하였다. 결국, 불평등이란 ‘사유재산’, ‘법’, ‘정치’, ‘제도’, ‘경제’, ‘사회’, ‘세대’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이다.

최근 부동산과 관련하여 집값이 오르길 바라는 사람과 안 오르길 바라는 사람 간 갈등은 도시 불평등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러한 재개발과 젠트리피케이션, 승자와 패자, 임대인과 임차인 등 계층 분리로 이어지고 도시 빈곤, 세대 갈등, 인종 차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심화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도시 불평등의 요인은 부유한 사람과 가난한 사람의 경제적 분리,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차별, 남자와 여자의 소득 격차, 지나치게 높은 주택 가격으로 집을 가진 사람과 못 가진 사람으로 분류가 가능하다.

이러한 도시 내 경제적 분리는 공간적 불평등을 초래한다. 즉, 부자 동네는 오히려 혜택이 부여되고 빈곤 지역은 열악한 환경이 더 악화된다는 것이다.

오늘날 도시 내 불균형이 심화하여 ‘말은 나면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라’라는 속담이 더욱 체감된다. 또한 ‘서연고 서성한 중경외시 건동홍 국숭세단 ...’이라는 서울시를 기준으로 한 대학 순위도 이대로라면 후대에 전해질 고려가요와 같아질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서울시로 지식, 금융, 자본 등이 집중되고 있으며, 더 많은 자원을 끌어들이고, 일자리가 생겨 지역 인재들도 빨아들이며, 그들을 찾아 산업이 따라간다.

결국, 서울시의 집중을 막기 위해서 지역 균형 발전이 필요하며, 이는 지역 간 격차를 해소하고 일자리를 창출, 특히 지역 인재를 길러 지속가능한 지역 균형 성장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 격차를 해소하고 도시 간 견제하는 시스템이 건강한 균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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