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이 편한 마을을 꿈꾸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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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이 편한 마을을 꿈꾸는 사람들
  • 정혜진
  • 승인 2020.08.04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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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주안5동 인천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를 찾다- 정혜진 / 마을교육공동체 ‘파랑새’ 대표
지난 2019년 염전골 마을축제 운영위원으로 마을의 행사를 함께 기획/준비하고 ACC체험 부스를 운영한 인천 뇌병변 장애인 인권 협회
지난 2019년 염전골 마을축제 운영위원으로 마을의 행사를 함께 기획,준비하고 AAC(보완대체의사소통) 체험 부스를 운영한 인천 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마을에서 장애를 느끼는 가장 큰 요인은 무엇일까우리 사회는 알게 모르게 비장애인의시각에서 다수의 정책이 맞춰져있다. 그런데 여기에 '사회적 불편함을 당연히 장애인들이 받아들이고 있었구나!’ 라고 생각하게 해준 이들이 있다. 장애에 대한 우리의 인식 자체가 잘못되었구나 생각이 들게 해준 단체가 있었다. 그런 잘못된 상식을 바꾸어 가며 마을에서 지역 주민과 함께 마을축제를 기획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인천뇌병변장애인협회를 소개한다.

사단법인 인천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이하 인뇌협)는 2004년 장애인 5명이 자발적으로 활동을 계획하여 설립된 단체다. 미추홀구 주안5동 주안역 북광장쪽에 위치해있다. 서울뇌병변협회에 지부 개설 요청을 시작으로 16년째 활동하고 있다. 인뇌협은 장애인의 차별과 배제를 방지하고 장애인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활동보조 파견과 전국 장애인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단체다.

인뇌협은 다양한 분야에서 장애인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가고 있다. 동료상담사를 배출할 수 있도록 돕고, ACC(발달 장애인을 위한 의사소통 프로그램홍보와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금전관리 교실/난타/미술등 장애인 프로그램 운영, 장애인 자조모임 개발 및 확대, 장애인 스포츠 보치아’(뇌성마비 중증 장애인과 운동성 장애인만이 참가할 수 있는 장애인 올림픽 종목)를 알리는데 노력하고 있다. 또 장애인 스스로 세상의 편견을 깨고 자립할 수 있도록 발달장애 체험홈, 여성 체험홈 등을 운영하며 장애인과 비장애인과 더불어 살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거주시설 인권 강의중
학교 인권교육

인뇌협의 신영노 협회장은 보편적인 권리를 싸워서 얻어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게 싸워서 얻었다 하더라도 시간이 조금 지나면 사라집니다. 그래서 지속적으로 같은 목소리를 내야하는데 그런 것이 굉장히 힘들어요.”라고 이야기한다. 그는 장애인 정책에 할 이야기가 많다.

"장애 등급 폐지와 부양 의무자 기준 폐지가 되어야 해요. 개인별 복지가 이루어지고 있는 유럽과 다르게 우리나라에선 장애등급을 부여하고 그 등급에 따라 여러 복지제도가 진행되고 있으나 주변상황을 고려하지 않거나 가족 구성원 전체를 따져 장애 등급을 선정하기도 하며, 장애인 개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부양 의무자와 합의하여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요."

"정책의 부작용으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이 많고 가족 내에서도 문제 인식이 없으면 장애인의 인권은 방치되거나 침해를 당하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더 힘든 상황 되지요. 우리나라는 장애를 숨기려 하는 문화 때문에 집에 고립되는 상황이 많이 발생합니다. 이런 상황을 국가에서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해결해 주셨으면 해요.”라고 전한다.

인뇌협의 부설기관인 장애인 자립생활센터 김솔 팀장은 이곳서 2013년부터 자립을 할 수 있게 돕고 있다. 

"자립을 해도 주변 활동 영역이 제한적이예요. 동료 상담사로 활동하고 있지만 한 센터당 1명이 전부라 동료 상담사가 담당해야 하는 분들이 너무 많아요. 아무래도 같은 아픔을 겪고 있기에 더 자세하게 이야기 하는 분들이 많지만 한 상담사가 들을 수 있는 한계가 있어요. 그렇기에 많은 분들을 만나고 싶어도 그렇게 할 수 가 없어요."라고 말한다.

동료 상담사의 필요성과 중요성도 강조하였다. 동료 상담사 제도는 장애인들의 다양한 영역부분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현재 2군데서 밖에 양성과정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그 또한 사설 기관의 단기 과정이라 상담사로 활동하는 영역을 교육받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또 청소년기 까지 많은 복지프로그램의 쏠림현상이 발생하고 있어 성인이 된 후 집에 고립되는 현상이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노년기로 갈수록 심화 되는 현상을 동료 상담사제도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왼)장애인 미술교실 전시회     우)장애인 볼링 자조모임
(좌)장애인 미술교실 전시회 (우)청년 장애인 자조모임

많은 장애인들은 지역사회에서 같이 살아가길 원한다. 장애를 장애라 인식되지 않길 원하지만 거리에 나서면서 만나는 턱을 보자마자 장애를 느낀다고 한다. 이번 코로나 사태 때도 마찬가지 이었다.

신 협회장은 코로나가 너무 혼란스러웠어요. 중증 장애인들은 코로나에 걸렸을 때 대응 방법도 모르고 절차도 너무 복잡했어요. 비장애인들은 자가 격리를 해도 되지만 장애인들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예요. 이런 상황에 중증이면 중증일수록 생명의 위협이 큽니다. 많은 수칙을 모두 숙지 할 수 없는 게 현실 이예요. 그런 상황에서 저희에게 연락을 주신 분들이 많았어요. 우리 같은 단체가 필요한 이유인 것 같아요라고 이야기한다.

김솔 팀장은 친구를 만들고 싶어도 굉장히 어려운게 장애인이예요. 나이가 들면 들수록 더 친구를 사귀고 싶어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더 어려워요. 그래서 동료 상담사들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 되요. 장애인들의 일자리 창출로 더 확대 되었으면 좋겠어요.” 라고 말한다.

신 협회장과 김 팀장과의 인터뷰 속에서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고 직접 문제 해결을 위해 매순간 도전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이들이 바라는 마을은 단순했다. 장애를 느끼는 시설이 적어지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것, 장애인 예산이 바르게 쓰이고 장애인 스스로 자신의 삶을 결정할 수 있도록 제도화 하는 것, 장애인들이 요구하는 것이 비단 장애인들만의 편의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기본적인 것을 요구하는 것임을 알아주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장애인이 탈 수 있는 버스를 요구하는 것은 어르신들도 타기 편한 교통수단을 요청하는 것이에요. 누구나 편리하게 교통수단을 이용하고자 하는 것이지 비단 장애인들의 이득만 요구하는 것이 아님을 알아 주셨으면 해요. 함께 더불어 살기 편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김 팀장이 비장애인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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