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 할머니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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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 할머니 힘내세요~"
  • 이병기
  • 승인 2010.02.12 0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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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사람 된 이웃] 안남고등학교 봉사동아리 '내일'


'내일', 길원옥 할머니와 함께 사진 한 컷!

취재:이병기 기자

"할머니가 겪으셨던 수난은 중학교 국사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됐습니다. 교과서의 간략한 설명을 보고 반신반의했는데…(중략)…작년 9월 동아리 친구들과 처음 쉼터(우리집)를 방문했을 때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많은 것을 깨달았습니다.…(중략)…길원옥 할머니가 지금 나이 때 하나라도 더 배워 아프고 비극적인 이러한 역사를 다시 쓰지 않도록 열심히 하라는 말씀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박인우 학생 편지글 中

인천 안남고등학교 봉사동아리 '내일' 청소년들이 영하의 매서운 날씨에도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길거리에 나서 따뜻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903차 수요집회가 지난 3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안남고 동아리 '내일' 주관으로 진행됐다.


사회를 맡은 문해랑 학생은 수요집회에 모인 시민들에게
"모두가 조금 더 노력하면 50만 국민 서명운동을 반드시 이룰 수 있다"고 전했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수요집회는 올해 18세가 된 안남고 학생들과 1992년생 동갑이다. 벌써 18년이란 긴 시간이 지났지만, 일본 정부의 공식적 사과는커녕 대한민국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이승에서의 한(恨)을 풀지 못하고 하나 둘씩 세상을 뜨고 있다. 국가에 등록된 243명의 위안부 피해 할머니 중 현재는 87명만이 남아 외로운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더욱이 많은 청소년들이 위안부 문제를 역사 교과서에나 나오는 과거사로 알고 있는 요즘, 안남고 '내일' 청소년들이 수요집회를 주관한 것은 지역의 청소년 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모범으로 삼을 만하다. 이들은 작년부터 위안부 피해 할머니 7명이 거주하는 '나눔의 집'을 찾아가 청소나 할머니들의 말벗으로 인연을 맺고 있다.


'바위처럼' 노래에 맞춰 율동을 선보인 '내일' 친구들

'내일' 친구들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값진 선물도 가져왔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현재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 및 피해자의 명예회복 요구와 우리 정부의 성실한 대응을 촉구하기 위해 전국 50만 국민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내일' 청소년들은 학교 친구들과 교사 215명의 서명을 받아 수요집회에 참여한 길원옥(82) 할머니에게 전했다.

사회를 맡은 문해랑(18) 학생은 "일본이 우리 청소년들에게 나쁘게 한 것은 없지만, 우리의 역사를 왜곡하려 하기 때문에 화를 불러오고 있다"며 "우리 주변에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사정을 자세히 알면 열심히 활동할 수 있는 친구들이 많지만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각 학교 청소년들이 전교생들에게만 서명을 받아도 금방 모을 수 있다"며 "모두가 조금씩 노력한다면 50만 국민 서명운동을 반드시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주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사무처장은 "요즘 들어 종종 청소년 동아리에서 수요집회를 주관하고 있다"며 "예전과 달리 청소년들이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갖고 활동하는 것을 보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내일' 친구들은 시작에 앞서 '바위처럼' 노래에 맞춰 발랄한 율동을 선보였으며, 직접 써 온 편지를 낭독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날 참석한 50여명의 시민들은 추운 날씨에도 밝은 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지난 3일 열린 903차 수요집회에는 영하 15도의 매서운 날씨에도
5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위안부 문제 해결 촉구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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