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한계를 넘어- 전시장 밖 현장에서 진정한 소통에 도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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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한계를 넘어- 전시장 밖 현장에서 진정한 소통에 도전하다
  • 윤종환 기자
  • 승인 2020.09.14 1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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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그룹 '모임 16시', 현장 프레젠테이션 '이 말까지는 안하려 했는데'
전시장 밖 곳곳에서 미완성 작품 전시, 설명, 소통
경지연·박진영 등 인천 작가 6인 참여... 오는 17일부터 내달 22일까지 진행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예술은 그것이 가진 장르나 속성, 방식 등에 명확한 구분점이나 특정한 제한을 두지 않는 방향으로 점차 변모해 왔다.

하지만 이같은 예술사적 변모가 예술이 지닌 한계를 모두 제거하는 방향으로 이뤄졌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작품을 매개로 한 소통’이라는 예술의 기본적 정의와 성격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술가들은 다양한 창작의 양상을 뽐냈으나, 정작 작품은 자신의 의사와 상관 없는 임의의 장소에 내걸리곤 했다. 소통의 장을 만들고 작품을 함께 나누기 위해서는 관객의 발걸음이 닫는 곳을 택해야 했기 때문이다.

소통의 매개체가 작품이기에, 관객의 시선은 완성된 작품에만 지나치게 집중되는 경우도 있다. 그것이 어디에서 만들어졌는지, 당초 어디에·어떻게 내걸려 했는지, 작가가 창작 과정에서 새롭게 느낀 것은 무엇인지, 그것이 어떻게 변모할 것인지 등은 잊혀진다.

소통을 원하지만, 소통의 방식 때문에 진정한 소통은 어렵다. 예술가라면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이 딜레마 해소에 인천 작가 6인이 도전한다.

오는 17일부터 내달 22일까지 프로젝트 그룹 ‘모임 16시’의 현장 프레젠테이션 ‘이 말까진 안 하려 했는데’가 인천 곳곳에서 열린다.

경지연, 박진영, 송주영, 이선호, 이섬, 배요한 등 인천 출신이거나 인천에서 활동 경험이 있는 작가들이 주축이다.

프로젝트는 일반적인 전시와는 다소 다른 방식으로 진행된다. 6인의 작가들은 고정된 전시실을 떠나 연안부두 광장, 계양산성, 북성포구 등등... 인천 곳곳의 장소에서 이른바 ‘미완’의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작가들은 작업은 물론 작품 전시, 소개, 프레젠테이션 등 전 과정을 자신이 선택하고 조성한 공간에서 진행한다. 임의로 제공된 장소가 아닌 작가 자신의 의도와 작품의 의미, 공간과의 연결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곳을 택해 작품이 가진 진정한 의미를 표현해 내겠다는 것이다.

각 장소에서 6인의 작가가 소개하는 작품은 완성된 것이 아니다. 물론 일정한 형태로 작업물이 존재하지만, 이들에게 작품 자체 즉 작품이 만들어져 보이는 순간은 그리 중요치 않다.

작가들은 작품 자체를 설명하기 보다는 그것이 만들어진 과정, 공간과의 연결성, 준비 과정과 선정 이유 등 작품에 얽힌 맥락과 과거를 상세히 설명하며 관객과 소통할 예정이다.

이들은 프레젠테이션과 소통을 통해 관객은 단순한 향유자가 아닌 주체가 되고, 동참한 모두가 작업에 참여한 주체라는 자각을 하게 되면 제2, 제3의 창작으로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래에 대한 가능성이 열려 있기 때문에 이들의 작품은 아직까지 완성된 형태라고 말할 수 없다. 

작품을 매개로 한 소통을 하되, 동시에 예술가라면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소통이 가진 시·공간적 한계를 깨 보려 하는 일련의 도전인 셈이다.

 

<현장 프레젠테이션 일시 및 장소>

9.17 목요일 10시-13시 – 배요한 "제물포의 영웅들" 상트페테르부르크 광장-관람자는 연안부두 전망대 (인천 중구 연안부두로 36)

9.24 목요일 10시-13시 – 이선호 "느리게 보는 즐거움" 계양산 일부구간-야외공연장~계양산성~하느재쉼터 (인천 계양구 계산동 산 6-1)

9.27 일요일 13시-16시 – 경지연 "제자리에서 떠나는 상상의 유목 이후" 경인아라뱃길 계양 아트스트리트 (인천 계양구 아라로 548)

10.8 목요일 10시-13시 – 이 섬 "Spot the Difference" 문화양조장 스페이스 빔 (인천 동구 서해대로513번길 15)

10.15 목요일 10시-13시 – 송주영 "예술가로 바닥에서" 굴포천역 6번 출구 앞 대갈놀이공원 (인천 부평구 장제로249번길 9-6)

10.22 목요일 10시-13시 – 박진영 "파시 이야기" 북성포구 (인천 중구 북성포길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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