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의료시대와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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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의료시대와 암
  • 이강현
  • 승인 2020.10.12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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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이강현 / 뉴성민병원 첨단의학연구소장, 전 국립암센터원장
ⓒpixabay

최근 의학은 실로 놀라운 발전을 거듭해 왔으며, 특히 분자생물학과 같은 의학 분야의 눈부신 발전은 암과 같은 난치병의 치료 가능성을 높이며, 새로운 첨단의학 시대를 열어놓았다. 이런 변화 속에서 환자마다 다른 유전정보, 환경적 요인, 생활습관 등 개인 건강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최적화된 진단 및 치료를 적용하는 정밀의료(Precision Medicine)란 개념이 등장해 새로운 헬스케어 패러다임 시대를 열었다.

특히 미국의 오바바 전 대통령이 2015년 신년국정연설에서 정밀의료계획을 발표하며 변화를 선도했고, 현재 미국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이자 아들을 뇌종양으로 잃은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도 재임 중 정밀의료 협력을 위한 국제회의를 주도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여러 질환 중 암은 다양한 유전자 이상의 축적에 의해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정밀의료의 적용 필요성이 가장 높은 분야이며, 한국인 사망원인 1위 질환으로 시급히 치료성적의 향상이 필요한 질환이기도 하며, 정밀의료의 실용화가 가장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질환이다.

특히, 소아청소년기는 급성장이 이루어지는 중요한 시기로, 이 시기에 받는 항암치료는 환자의 성장과 발달에 크고 다양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소아청소년암의 경우, 완치 이후 안고 살아야 하는 장기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부작용은 줄이면서 치료 효과는 높이는 정밀의료에 거는 기대가 크다.

장기적으로 정밀의료는 치료 중심에서 예방·관리 중심으로 의료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다. 정밀의료 시대의 암 예방은, 금연 등 개인의 생활습관 변화에 의한 암 예방이나 대장 용종과 같은 전암 병변의 제거 혹은 전립선암 종양표지자와 같은 바이오 마커를 검사하는 검진뿐만 아니라 이를 넘어서게 될 것이다.

즉 유전자 검사를 통하여, 높은 유방암의 발병 가능성을 고려하여 선제적으로 예방적 수술을 받은, 미국의 영화배우 안젤리나 졸리의 경우처럼, 개인의 특성을 유전자 및 분자 수준에서 검진하여 암 위험도를 평가하고, 사전적이며 적극적인 중재를 통한 암 예방이 가능할 것이며, 더 나아가 암 치료 후에도 개인의 다양한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이차 암 예방 전략을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정밀의료 상황은 미국과 같은 의료선진국과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우리나라의 높은 임상 의료 수준 및 정보통신기술 기반을 활용하고, 국가적 차원의 집중적인 투자와 정밀의료 치료시스템의 구축과 신약 개발이 활성화된다면 의료선진국과의 차이는 가까운 시일 내에 극복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정밀의료는 역행할 수 없는 의료 패러다임의 변화이자 큰 흐름이며, 정밀의료시대가 실현되면 암은 만성병의 하나로 관리하면서 살아가는 환자가 더욱 많아질 것이며, 암 발생 위험이 높은 분들은 사전에 예방적 치료를 받아 건강한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질 것이다. 우리도 정밀의료와 같은 첨단의학 시대를 잘 준비하여 현실화 하고, 꽃 피워야 하며, 이러한 노력들이 결실을 맺어 인류의 염원인, 암 정복과 생명 연장을 현실화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이강현 뉴성민병원 첨단의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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