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에 자신의 삶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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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자에 자신의 삶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
  • 윤종환 기자
  • 승인 2020.10.12 1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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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호 여성 프로파일러 인천경찰청 이진숙 경위, '오늘도 살인범을 만나러 갑니다' 출간

인천지방경찰청 소속 이진숙(49) 경위는 오늘도 범죄자와 마주해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때로는 기다림으로, 때로는 신뢰를 형성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들을 통해 범죄자들에게 다가가 그들을 정확히 이해하려 한다.

이 경위는 프로파일러, 우리 말로 경찰 범죄심리분석관이다.

지난 2005년 경찰에 입직한 이 경위. 경찰 프로파일러 특채 1기이자 국내 여성 프로파일러 1호의 베테랑인 그가 프로파일러로써의 삶을 적은 책 ‘오늘도 살인범을 만나러 갑니다’를 펴냈다.

책에는 저자가 지난 15년 간 면담해 온 300여명의 피의자 중 3명의 범죄 사례에서부터 프로파일러는 무엇인지, 무슨 일을 하는지, 어려움과 보람은 무엇이며 프로파일러가 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등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프로파일러의 모든 것이 상세히 담겼다.

저자는 범죄자도 한 사람의 인간이며, 사건도 결국 사람의 일이라고 말한다.

때로는 사이코패스 범죄자를 만나기도,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무덤덤한 피의자를 만나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지를 때도 있다.

하지만 그들 중 절대다수는 사이코패스가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가진 평범한 사람이며, 그렇기에 범죄의 이면에는 그들을 변하게 할 수 밖에 없던 부정적인 사회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책에서 저자는 “범죄자가 프로파일러(자신)와 만나 자신의 삶을 면밀히 살펴볼 수 있는,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고 말하며 “대다수의 범죄는 어린 시절에 제대로 사랑받지 못했거나, 오랜 기간 충족되지 못한 욕구를 범죄라는 잘못된 방식으로 표출한 경우다”고 이해하는 입장을 취한다.

그는 4장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것’을 통해 “범죄는 한 개인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니 인프라 구축 등 사회적 차원의 적극 지원이 이뤄지길 바란다”라고 말하며 범죄자를 포함한 뭇 인간에 대한 애정을 담뿍 드러냈다.

행성B. 208쪽. 2020년 10월10일 발간. 1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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