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책방]이 추천하는 도서목록 -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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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책방]이 추천하는 도서목록 - (14)
  • 인천in
  • 승인 2020.10.16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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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마실장이어라》 《글리프 1호》 《야, 우리 기차에서 내려!》
《우화-세상을 읽는 이야기》 《작별일기 –삶의 끝에 선 엄마를 기록하다》

인천in 기획연재 [작은 책방, 그 너머의 기록]의 필진이 추천하는 도서목록을 이번주부터 매주 소개합니다. 이번에 추천해주시는 분들은 '나비날다책방' '딸기책방' '우공책방' '책방산책' '책방시점 ' 책방지기 5분입니다.

 

◇ 나비날다책방 추천 도서 : 《여기는 마실장이어라》, 김유리, 정청라 글, 김하나 그림, 토토북

전라남도 장흥군 용산면에서 열리는 아주 작은 ‘마실장’에 관한 이야기예요. 마실장은 시장이 필요한 몇몇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장터랍니다. 시골장터의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뿐만 아니라 구경하는 재미, 흥정하는 재미, 덤으로 얻는 재미가 가득하며, 사람과 사람이 주고받는 정이 넘쳐나는 곳이에요. 물물교환이 가능한 장터에 나타난 고양이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그림값으로 먹을거나, 차비, 잠잘 곳을 제공해주면 됩니다. 마실장의 단골 장꾼 ‘율’이모와 어린이 장꾼 ‘다울’이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정말 따뜻해요.

“사람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태어난 것도 돈을 쓰기 위해 태어난 것도 아닌 것 같아. 우리가 세상에 온 건 더불어 살아가는 의미를 배우고 함께 어울리며 잘 놀기 위해서가 아닐까?” 글쓴이는 케케묵은 장터 이야기가 아닌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꾸는 어우러져 놀 수 있는 놀이터 같은 마실장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답니다.

 

◇ 책방시점 추천도서 : [글리프 1호 정세랑-월드, 김다희 외, 엠디랩 프레스]

추석 연휴를 뜨겁게 달군 나훈아 콘서트를 보며 세대를 불문하고 우리는 모두 자기만의 '덕질' 대상이 있음을 깨닫습니다. 이야기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만의 '최애 작가'가 있겠죠? 이번에 소개할 책은 '덕질 생활'을 더 알차게 해줄 겁니다. 글리프 프로젝트는 애정하는 작가의 덕질 아카이빙을 표방합니다. 딱딱한 비평을 넘어서 독자의 관점에서 작가와 작품을 이야기하고 사소한 이야기 하나 하나를 모두 수집합니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읽다보면 남은 페이지가 아까울 지경입니다. 정세랑 작가를 시작으로 구병모, 김금희 작가까지 시리즈 라인업도 탄탄합니다. 다 읽고 난 뒤엔 나의 '덕력'을 시험해볼 수 있는 시험 평가도 해볼 수 있는 깨알 같은 재미가 담겨 있습니다. 참 이 시리즈는 동네책방에서만 살 수 있어요.

 

◇ 딸기책방 추천도서 : 《야, 우리 기차에서 내려!》, 존 버닝햄 지음, 박상희 옮김

기차가 칙칙폭폭 출발합니다. 하고 싶은 것도, 가고 싶은 것도 많은 기차인데 자꾸만 새로운 손님이 올라탑니다. 기차의 주인인 아이와 강아지는 그럴 때마다 “야, 우리 기차에서 내려!”라고 소리치지만 기차에 오른 동물 친구들의 사연은 저마다 절박합니다. 모두 다 사람이 망쳐놓은 자연에서 더 이상 살 수 없어 어디론가 피난가려는 친구들이에요. 칙칙폭폭 칙칙폭폭 기차는 친구들과 함께 달려갑니다. 지구라는 기차에서 내려야 할 것은 저 혼자 살겠다고 자연을 망가뜨리는 못된 인간들입니다. “야, 우리 지구에서 내려!” 

 

우공책방 추천도서 : 우화-세상을 읽는 이야기, 서정오 글, 보리

혹시 할 이야기를 대놓고 못하거나 꼬집어 말해주고 싶은데 망설인 적은 없나요? 괜히 사람들과의 관계가 어색해질까 봐 머뭇거린 적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럴 때는 우화로 이야기하면 어떨까요? ‘우화는 할 이야기를 대놓고 하지 못할 때, 어떤 일을 꼬집거나 일깨우려고 만들어낸 이야기입니다. 이 책은 현실을 빗댄 이야기 50가지를 다섯 묶음으로 만들었고, 이야기마다 무척 재미나고 유쾌합니다.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이야기를 곰곰 생각해볼 수도 있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과 어쩜 이리 똑같을까 무릎을 탁 치면서 읽어가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 책방산책 추천도서 : 《작별일기 –삶의 끝에 선 엄마를 기록하다》, 최현숙 지음, 후마니타스>

쪽방촌 독거노인들을 돌보던 요양보호사이자 사회복지사인 저자가 삶의 끝자락에 다다른 여든여섯 치매 노모 곁에서 매일매일 써내려 간 천 일간의 일기. 한국 사회에서 한 여성이 늙고 병들어 죽음으로 들어가는 기나긴 과정을 낱낱이 기록하면서 그녀를 둘러싼 가족과 실버산업, 그리고 인간의 존엄까지도 냉정하게 되묻는다. 자신과는 상반된 삶을 살았던 엄마를 이해하고, 오랜 시간 불화했던 아버지와 서서히 거리를 좁혀 가며 상처를 치유해 가는 모습은 결국 ‘어떻게 죽을 것인가’가 ‘어떻게 살 것인가’와 맞닿아 있음을 깨닫게 한다.

이 책은 혼자만의 일기는 아니다. ‘이상하리만치 정확한 것을 좋아하는’ 다섯 남매는 주 1회 방문을 정례화하면서 각자가 그날 한 돌봄 활동과 부모의 몸과 마음 상태를 기록해 대화방에 공유하는데, 이 책은 이런 방문보고서와 대화방의 대화 기록들을 중요한 한 축으로 한다.

가족애도 돈도 없는 수많은 딸아들들을 위해 ‘가족(특히 여성)에게만 노인 돌봄이 떠맡겨지지 않는 사회’, ‘늙음과 죽음이 돈으로만 거래되지 않는 사회’, ‘돌봄 노동이 가장 싼 노동으로 취급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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