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책방]이 추천하는 도서목록 -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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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책방]이 추천하는 도서목록 -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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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1.06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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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진실의 시대, 역사부정을 묻는다' '사랑을 나는 너에게서 배웠는데'
'55년생 우리엄마 현자씨' '우리 아빠가 엄청 멋졌었다고?' '나는 엄마가 먹여 살렸는데'

인천in 기획연재 [작은 책방, 그 너머의 기록]의 필진이 추천하는 도서목록을 매주 소개합니다. 이번에 추천해주시는 분들은 '딴뚬꽌뚬' '마쉬책방' '동네책방 시방' '서점 안착 ' '출판스튜디오 <쓰는하루>' 책방지기 5분입니다.

 

- 딴뚬꽌뚬 추천 '<탈진실의 시대, 역사부정을 묻는다: ‘반일종족주의’ 현상 비판>, 강성현, 푸른역사

“‘반일종족주의’ 현상 비판”이라는 부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탈진실의 시대, 역사부정을 묻는다》는 이영훈 등이 쓴 《반일 종족주의》에서 주장된 ‘위안부 문제 부정’을 반박하는 책입니다. 때문에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이영훈의 주장을 소개하고, 그 주장의 문제들을 지적하면서 근거자료를 통해 반박하는 학술적인 작업들이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논박이 이 책의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이 책에서 ‘반일종족주의’만큼 중요한 키워드는 ‘탈진실의 시대’와 ‘묻는다’이기 때문입니다.

“진실 자체가 해체되고 상대화되는 탈진실의 시대에 역사해석의 옳고 그름을 어떻게 판단하고 이야기해야 할까?”라는 질문과 “‘위안부’문제를 부정하고 그 의미를 왜곡하는 주장을 비판해야 한다”라는 학자다운 양심 사이에서 저자가 가졌을 고민이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 잘 담겨 있습니다. 그렇기에 《탈진실의 시대, 역사부정을 묻는다》는 역사연구자가 자신의 시대를 바라보는 태도와 방법에 대한 보고서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책방시방’ 추천, <사랑을 나는 너에게서 배웠는데>, 허수경(시인), 난다

2년 전 가을, 생을 마감한 허수경 시인. 그녀의 새로운 글을 볼 수 없을 거라는 아쉬움을 위로하듯 세 권의 유고집이 출판사 난다를 통해 출간되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사랑을 나는 너에게서 배웠는데》는 그녀를 추모하듯 2020년 가을에 출간된 허수경 시인의 세 번째 유고집입니다. 2009년 한국일보에 ‘시로 여는 아침’에 연재했던 짧은 산문과 시 50편을 추려서 엮은 유고집으로 수록된 시들에 대한 그녀의 감상에는 온기가 스며있습니다. 시인은 시를 쓰고, 읽는 행위를 통해 큰 용기와 위안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녀가 사랑한 국내외 시인들이 쓴 50편의 시를 천천히 따라 읽다 보니 저 역시 시인의 말처럼 어수선했던 마음이 반듯하게 정돈되어 안정감을 되찾는 것 같았습니다. 때론 꽃잎처럼 아름답고, 낙엽처럼 쓸쓸한 시. 가을, 시 읽기 좋은 계절입니다. 허수경 시인이 50인의 시인에게 건네는 사랑 고백과 찬가를 함께 감상해 보세요. 필사하며 읽기 좋은 책입니다.

 

- 출판스튜디오 <쓰는하루> 추천, <55년생 우리엄마 현자씨>, 키만소리, 책들의정원

어른이 되고부터 나의 이름으로 불리는 순간들이 적어진다. 주어진 환경에 맞춰서, 나이에 따라서, 사회에서 불리는 역할에 맞춰서 살아가게 된다. 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내, 누구의 며느리처럼 말이다. 여기 유쾌하게 자신의 이름을 찾고 싶다면 당당하게 나선 이가 있다. 할 말 다 하고 사는 90년생도 아니고, 푸릇푸릇 자라나는 00년생도 아니다. 바로 「55년생 우리엄마 현자씨」가 그 주인공이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뽀글머리 현자씨의 두 번째 인생 이야기가 일러스트 툰과 에세이로 엮여있다. 시원한 공감과 따뜻한 위로를 주는 이 책은 인천시 북구도서관 2020년 한 도서관 한 책 캠페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답답한 마음을 뻥 뚫어주는 책을 찾고 있다면,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는 현자씨를 만나보길 바란다.

 

- 마쉬책방 추천, <우리 아빠가 엄청 멋졌었다고?> 키스 네글리 지금 / 김세실 옮김 / 후즈갓마이테일

평범한 모습으로 지루한 일상을 보내는 아빠를 아이가 바라봅니다. 집안 곳곳에 보이는 악기들과 사진을 보며 아빠의 과거를 궁금해합니다. 아빠는 독특한 헤어스타일을 하고 전자기타를 연주하고 멋진 오토바이를 탔습니다. 도무지 지금 아빠의 모습으론 상상이 안됩니다. 아빠에게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펼침 면속에 숨어있는 아빠의 비밀을 보면 이내 그 이유를 깨달으며 뭉클해집니다. 아빠 되기 이전의 모습은 잠시 멈춤 하고 아빠이기에 무슨일이든 해내는 모든 아빠들에게 위로와 힘이 되어줄 그림책입니다. 청소기를 돌리며 육아와 살림을 하는 아빠 모습이 이제는 자연스러운 시대가 되었지요? 표지의 아빠 팔에 있는 문신도 마찬가지고요. 자! 여전히 멋진 아빠들, 이 그림책을 앞에 두고 아빠 이전의 멋졌던 아빠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가족 각자의 스토리를 함께 나누면 가족을 더욱 돈독하게 해주고 행복지수도 높아진다고 합니다.

 

- 서점안착 추천, <나는 엄마가 먹여 살렸는데> 김은화, 딸세포

“공장노동자부터 요양보호사까지 딸이 듣고 기록한 엄마의 육십 인생 고군분투기”

40년간 가장으로 여성 생계부양자로서의 삶을 살아온 엄마의 이야기를 구술사로 엮었습니다.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평생을 새벽부터 밤까지 바깥일, 집안일 가리지 않고 살아왔는데 정작 엄마 자신은 육십이 넘도록 이룬 것이 없다고 말합니다. 긴 세월 자신의 손으로 밥벌이를 하며 근면한 노동자로서 지켜 온 자부심은 그뿐입니다. 그렇다면 쉼 없던 엄마의 노동은 대체 무엇이었을까요? 영화처럼 지나는 한 여자의 삶, 여성 가장을 둔 가족의 삶을 들여다보고 나니 주변인의 삶이 다시 보였습니다. 독립출판으로의 가치를 뛰어넘어 여운을 많이 남기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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