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자체매립지 영흥도로 결정 - 옹진군, 주민들 강력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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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자체매립지 영흥도로 결정 - 옹진군, 주민들 강력 반발
  • 윤성문 기자
  • 승인 2020.11.12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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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인천에코랜드 조성 계획 발표···2024년 준공 목표
신설 소각장 후보지 3곳도 공개, 송도·청라는 현대화
장정민 옹진군수 단식농성 예고, 주민들은 시청 앞 광장서 반대 시위
인천시 자체매립지 후보지 위치도

인천시가 2025년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위해 추진하는 자체매립지인 ‘인천에코랜드’ 후보지가 옹진군 영흥면으로 결정됐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12일 시청 공감회의실에서 ‘친환경 에코랜드 및 자원순환센터(소각장) 기본 추진 구상’ 기자회견을 열고 에코랜드와 소각장 후보지를 발표했다.

자체매립지 후보지는 옹진군 영흥면 외리 248-1로, 총 부지면적 89만4천925㎡에서 매립시설 대상은 14만8천500㎡다.

이곳에는 하루 평균 161t의 소각재가 매립된다. 이는 지난해 기준 수도권매립지의 하루 반입량 9천230t의 1.7% 수준이다.

해당 부지는 원광인바이로텍 소유의 사유지로, 시가 지난달 5일까지 추진한 자체매립지 입지 후보 공모에 단독으로 응모했다.

시는 1천400억원을 들여 2024년 준공을 목표로 에코랜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인천에코랜드 예시 조감도. 

시는 기존 매립시설과 달리 지하 30~40m 깊이에 매립 공간을 조성하고 지상은 돔 시설로 밀폐해 외부와 차단할 계획이다.

에코랜드가 들어서는 영흥지역에는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먼저 매년 58억원 상당의 지역 발전기금을 지원하고 체육시설과 근린공원 등 100억원 규모의 주민편익시설을 조성할 예정이다.

아울러 에코랜드 운영 때 지역 주민을 우선 채용하고 주민협의체가 요구하는 주민 숙원사업도 우선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이 12일 시청에서 친환경 에코랜드 및 자원순환센터 기본 추진구상을 발표하고 있다.

박 시장은 이날 자원순환센터(소각장) 설치 후보지도 함께 발표했다.

자원순환센터는 기존 3곳(청라·송도·송도SRF)에서 7곳으로 확대 운영한다.

신규 후보지는 권역별로 중구·미추홀구는 중구 신흥동3가 69(남항 환경사업소), 동구·남동구는 남동구 고잔동 714-3(음식물류폐기물 사료화시설), 강화군은 강화읍 용정리 878-1(생활폐기물 적환장) 등이다.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중구, 남동구, 강화군 자원순환센터 위치도

부평구와 계양구가 사용할 자원순환센터 후보지는 추후 발표할 예정이다.

기존 센터인 청라·송도 2개 센터는 용량을 줄이고 현대화 사업을 거쳐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다만 청라의 경우 현재 공론화 과정을 진행 중인 만큼 올해 안으로 자체 센터 건설계획이 수립되면 이를 최대한 수용할 예정이다.

이밖에 북부권 자원순환센터인 하수슬러지 처리시설은 서구 가좌동 가좌환경사업소에, 서부권 하수슬러지 처리시설은 남항 환경사업소에 광역소각장과 함께 추진한다.

박 시장은 "인천에코랜드는 소각과 재활용을 거치고 남은 소량의 소각재와 불연성 폐기물만 매립하는 친환경 시설"이라며 "에코랜드라는 이름도 시민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친환경, 친시민적 시설로 조성하겠다는 시의 의지를 담은 약속"이라고 했다.

이어 "군구 및 주민들의 공론화 합의나 입지선정위원회 논의 등 지속적인 소통과 협의 과정을 거쳐 자원순환시설 조성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자체매립지 후보지로 결정된 옹진군과 영흥도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하며 집단 투쟁을 예고하고 나섰다.

영흥도 주민 100여명은 이날 인천애뜰 광장에서 ‘영흥도 쓰레기매립장 조성 계획을 즉시 철회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주민들은 "영흥도에 거주는 주민들과 상의 없는 일방적으로 후보지 발표는 무효”라며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쓰레기 매립장을 영흥도에 조성한다면 죽을 각오로 저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영흥도 주민들이 12일 인천애뜰 광장에서 자체매립지 조성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영흥도 주민들이 12일 인천애뜰 광장에서 자체매립지 조성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임승진 영흥면 주민대표가 시위 현장에서 삭발을 하고 있다.

장정민 옹진군수도 이날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옹진군과 협의 없이 추진된 시의 자체 매립지 후보지 발표를 결사적으로 반대하며 즉각 철회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인천의 전체 쓰레기 배출량 가운데 1% 미만의 비율을 차지하는 옹진군이 모든 쓰레기를 감당하는 게 정당한 정책이냐"며 "시의 자체 매립지 선정 용역과 공모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장 군수는 ”건강과 환경을 모두 잃은 상황에서 파격적인 인센티브 지원은 아무 소용도 없다”며 “이달 말까지 계획을 철회하지 않으면 무기한 단식농성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장정민 옹진군수가 12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체매립지 후보지 선정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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