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책방]이 추천하는 도서목록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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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책방]이 추천하는 도서목록 (34)
  • 작은책방 책방지기
  • 승인 2021.03.12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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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구름 한 점》
《아침에 창문을 열면》
《느릿느릿 복작복작》
《나 혼자 남아 먼 사랑을 하였네》
《책 읽어주러 가는 길입니다》

인천in 기획연재 [작은 책방, 그 너머의 기록]의 필진이 추천하는 도서목록을 매주 소개합니다. 이번에 추천해주시는 분들은 필진 1기의 '나비날다책방' '딸기책방' '우공책방' '책방산책' '책방시점 ' 책방지기 5분입니다.
 

◇ 책방시점 추천도서 : 《날마다 구름 한 점》, 개빈 프레터피니, 김영사

뭔가에 각자의 열정과 시간을 온전히 쏟는 '덕후'들의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그런데 그 덕후 중에 '구름' 덕후가 있네요. 구름은 자연 현상이고 매번 그 조건이 다르니 따지고 보면 지금 우리가 보는 구름과 똑같은 구름은 다시 볼 수 없겠죠. 일생 유일의 구름을 매일 보고 기록하고 의미를 새기는 덕후들의 이야기입니다. 잠시라도 하늘을 향해 고개를 올려 구름을 관찰할 수 있는 여유만 있다면 우리도 '예비 구름 덕후'가 되지 않을까요?

 

◇ 딸기책방 추천도서 : 《아침에 창문을 열면》, 아라이 료지 지음, 김난주 옮김

기다리던 봄이 왔잖아요. 햇살도 제법 따스해 창문을 열며 아침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창 밖으로 내다보는 바깥 풍경도 오랜만입니다. 산 앞에 사는 집에선 산이 보이고, 물앞에 사는 집에선 물이 보이겠지요. 대도시에 사는 집에선 많은 자동차와 사람들 풍경을 볼 수 있겠죠. 어떤 풍경이든 나쁠까요? 봄이 왔는데요. 꽁꽁 닫아 놓았던 창문을 활짝 열어 보세요.

 

◇ 나비날다책방 추천도서 : 《느릿느릿 복작복작》, 라정진, 효형출판

포르투갈 오래된 집에 삽니다. 이 책은 포르투갈의 오래된 마을 알비토에서 하루하루 느긋하게 살아가는 저자의 소담한 일상을 담고 있다. 집을 둘러싸고 가족들이 마을에서 이웃들과 사는 이야기가 평화롭지만 복작이면서도 꿈결 같다.

‘고조할아버님이 터를 잡고 가꿔 온 집의 벽난로 앞, 증조할머님이 손수 짠 카펫 위에 앉아 우리 아이들은 40년 가까이 된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 우리가 덮고 자는 이불과 베갯잇은 할머님이 직접 수놓으신, 여전히 그 온기가 느껴지는 정갈한 리넨 제품이다. 아침에는 닭장에서 갓 꺼내 온 달걀로 오믈렛을 만들고 저녁에는 텃밭에서 딴 야채로 수프를 마련한다. 사과와 오렌지, 레몬은 우리 집 과수원에서 그날그날 바로 따 식탁에 올린다.’ 삶이 모두 시 같다.

도미나가 마이 감독의 ‘달팽이 식당’에 나올 법한 영화 속 한 장면 같지만, 남편 알베르토와 가족이 오래된 마을 알비토에서 살아가는 포르투갈에서는 평범한 일상이다. 사람답게 사는 삶이 무엇인지, 진정한 일상의 가치는 어떤 것인지 되돌아보게 된다. 150년 된 집이 이 마을에서는 젊은 내력의 집이라는데 내가 사는 동네에서는 40년도 안 된 집들이 낡고 오래된 도시라는 이유로 허물어야 하는 가치 없는 집으로 취급받고 있다. 집과 마을은 단순한 물리적 공간을 넘어 삶이 켜켜이 쌓여 역사가 되는 것이다. 그러기에 알비토 집은 더 특별하고 사랑스럽다. 가볍게 들었다 묵직하게 내려놓게 되는 책이다.

 

◇ 우공책방 추천도서 : 《나 혼자 남아 먼 사랑을 하였네》, 김점용, 걷는사람

김점용 시인이 투병 생활을 하면서 시집을 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이 시집을 구입했습니다. 작품을 통해서만 알고 있는 이 시인이 병석에서 얼마나 고단하고 아플까, 시는 얼마나 가슴 아프고 절절할까, 부디 완쾌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를 읽었습니다. 몇 편을 읽으면서 마음이 아렸습니다. 아픈 몸에서 빠져나오는 시 구절, 시 한 편이 오래도록 남았습니다. 그러면서 이 시인이 병석에서 벌떡 일어나길, 시인에게 기적이 일어나길 바랐습니다. 병을 떨쳐낸 시인의 시를 꼭 보고 싶었습니다.

그랬는데, 나흘 전에 시인의 부고를 들었습니다. 결국 이 시집이 시인의 유고 시집이 되고 말았습니다. 시인의 명복을 빕니다.

 

◇ 책방산책 추천도서 : 《책 읽어주러 가는 길입니다》, 우윤희 외 지음, 학이사

15년간 어린이도서연구회 대구경북지부 회원들이 책읽어주기 활동을 하며 겪은 이야기들을 담았다. 책읽어주기 활동을 하며 겪은 시행착오, 책을 읽어주며 만난 사람들과 쌓은 추억 등 학교에서 복지기관이나 병원 등 공공시설에서 좋은 동화책을 골라 모두에게 읽어준 15년의 기록이다. 책이 없어서 못 읽는 시대는 아니다. 그렇다고 세상 모든 어린이가 골고루 책 읽는 즐거움을 가지고 있는 현실도 아니다. 내 아이, 우리 아이를 넘어서 수많은 아이들이 즐거움으로 책을 읽고, 자신의 마음을 살찌우면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읽어주기를 한다. 어린이뿐만이 아니다. 중학생이나 고등학생, 외국에서 이주해 온 엄마들도 있고, 연세 많은 어르신을 찾아 책을 읽어주기도 한다.

혼자 읽으면 재미없어 하던 아이가 책과 작가를 기억하고, 작가의 다른 책을 찾아보기도 하며 책의 즐거움을 서서히 알아가는 것을 보고는 멈출 수가 없다고 한다. 듣는다는 행위는 수동적으로 느껴지지만 막상 아이들은 들으며 적극적인 독자로 변해가기 때문이다.

중고등학생들도 처음에는 듣고, 읽어주는 것에 대해 어색해했지만 점점 익숙해지며 다른 사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법을 배운다. 더불어 읽어주는 회원들도 변한다. 책을 매개로 하여 더 풍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책을 읽어주고 서로 이야기를 나눈 경험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라’가 아니라 ‘함께 읽자’, ‘읽어줄게’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한다. 어린이 청소년과 어떻게 함께 책을 읽으면 좋을지 고민하는 분들께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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