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수동 골목길 민트색 작은 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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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수동 골목길 민트색 작은 서점
  • 문서희
  • 승인 2021.04.2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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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책방, 그 너머의 기록]
(52) 창업 3년을 넘어서서 - 문서희 / '책방 모도' 책방지기
<작은책방, 그 너머의 기록>이 지난 48회 부터 3기 필진으로 교대했습니다. 이번에 참여하는 책방지기들은 동구 화수동 '책방모도' 문서희 대표, 계양구 작전동 '그런대.책방' 김미성 대표, 강화 불은면 '책방 바람숲' 신안나 대표, 부평구 갈산동 '연꽃빌라' 김보름 대표, 강화군 강화읍 '꿈공작소 모모' 서상희 대표 등 5명입니다.

 

동인천 화수동 골목길 민트색 건물.구멍가게에서 주택, 다시 책방으로 재탄생했다.
동인천 화수동 골목길 민트색 건물.
구멍가게에서 주택, 다시 책방으로 재탄생했다.

 

동인천 화수동 골목길 민트색 건물

이곳에서 담배 말고 책을 팔아보기로 했습니다

 

동인천역에서 화평동 냉면거리를 지나 송현초등학교 방향으로 걷다 보면 간판이 멋진 세계목욕탕의 굴뚝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드디어 화수동의 초입에 도착하셨군요. 그렇다면 이제 시간 여행을 떠날 준비를 해야 합니다. 낮은 지붕의 주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화수동은 시간이 멈춘 듯 옛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한 동네입니다. 그중에서도 은혜미용실, 꼬마별어린이집과 환상의 트라이앵글을 이루는 민트색 건물이 하나 있습니다. 원래는 담배를 파는 구멍가게가 있던 자리인데 문을 닫은 지 오래고 최근까지 주거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이곳에서 담배 말고 책을 팔아보기로 했습니다.

 

세계목욕탕의 간판과 굴뚝이 보이면 화수동의 초입이다.
세계목욕탕의 간판과 굴뚝이 보이면 화수동의 초입이다.

 

서울까지 가지 않더라도

책을 좋아하고 서점에 가는 것을 좋아하지만 원래부터 책방 운영에 원대한 꿈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자주 했습니다. 왜 인천 사람들은 대부분의 문화적 체험을 위해서 서울로 이동해야 할까? 인구 300만이 넘는다는 도시에 책방이 적어도 너무 적지 않나? 그래서 우리의 마음에 쏙 드는 책방이 생기기를 하염없이 기다리다가 그런 책방은 안 생기길래 (당연하지요) 직접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우리가 읽고 좋았던 책들과 읽고 싶은 책들로 가득 채운 책방, 서울까지 가지 않더라도 수상하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책방을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작은 서점으로 먹고살 수 있을까?

모 아니면 도지!

2017년 당시 다니던 직장에서 계약 종료를 앞두고 있었습니다. 이직의 기로에서 고민 끝에 서점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시중에는 작은 서점의 어려운 현실을 토로하는 책들이 이미 많았습니다. 선배들의 생생한 증언을 읽고 또 읽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스스로 물었습니다. 작은 서점으로 먹고살 수 있을까? 음, 모 아니면 도지! 적당히 살다가는 서점 같은 건 엄두도 못 낼 것 같아서 ‘모’에 살짝 치우친 패기를 장착하고 2018년 1월 26일 책방 모도 문을 열었습니다. 이제 눈치채셨죠? ‘모도’는 모 아니면 도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인터넷 약정 기간이 3년이라서

우선 3년만 버텨보기로 했습니다

 

책방 공사가 거의 끝날 무렵 인터넷을 설치했습니다. 약정 기간은 3년. 만약 3년을 못 채우고 폐업할 경우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이 3년을 목표로 버텨보기로 했습니다. (물론 위약금이 아깝기도 했고요) 그리고 지난 2021년 1월 26일 책방 모도는 무사히 3주년을 맞이했습니다. 3년이 지난 지금 이대로 좋다, 조금 더 멀리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작은 책방을 온기로 채워주신 많은 분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책방 모도의 여정에 함께 해주시겠어요?

 

작은 책방을 온기로 채워준 손님들 덕분에 무사히 3주년을 맞이했다.
작은 책방을 온기로 채워준 손님들 덕분에 무사히 3주년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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