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에 쓰러진 500년 거목 강화반닫이로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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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에 쓰러진 500년 거목 강화반닫이로 재탄생
  • 윤종환 기자
  • 승인 2021.05.10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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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군, '링링'에 쓰러진 연미정 느티나무 재단해 전통가구 제작
강화 연미정 느티나무를 활용해 만든 강화반닫이와 국가 무형문화재 양석중 소목장의 모습

태풍 링링에 의해 쓰러진 인천 강화군 연미정 느티나무가 한국의 전통가구인 ‘강화반닫이’로 다시 태어났다.

10일 강화군은 강화십경 중 하나인 연미정(燕尾亭, 강화읍 월곳리)과 함께 인천시 유형문화재 24호로 지정된 연미정 느티나무를 재단해 전통가구 강화반닫이로 탈바꿈 시켰다고 밝혔다.

연미정 느티나무는 수령만 500년 이상으로 추정되는 높이 22m, 둘레 4.5m의 거목으로, 연미정을 사이에 두고 북쪽과 남쪽에 2그루가 위치해 웅장함을 자랑했다. 이에 인천시가 지난 2000년 11월 시 유형문화재 24호로 지정키도 했다.

하지만 지난 2019년 태풍 링링에 의해 북쪽 느티나무가 부러져 고사했다.

이에 강화군은 ‘연미정 500년 느티나무 새 생명 불어넣기 사업’을 추진, 국가 무형문화재 제55호 이수자인 양석중 소목장과 함께 쓰러진 나무를 전통가구 등의 작품으로 재단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강화반닫이는 의류와 기물을 보관·저장하는 우리나라 전통가구다. 특히 강화에서 제작한 강화반닫이는 섬세하고 치밀한 세공이 돋보여 조선조 궁궐용으로 많이 제작됐다.

연미정 느티나무 목재를 활용해 제작된 강화반닫이는 무소외 놋쇠를 주재로 한 금구장식, 약과형의 긴 경첨 속에 투각된 亞자·卍자 등이 돋보이며, 중앙에는 호리병형의 경첩이 달렸다.

총 2점이 제작돼 1점은 강화역사박물관에, 다른 1점은 이달 중 강화소창체험관에 전시할 예정이다.

유천호 군수는 “지금은 느티나무 2그루 중 1그루밖에 볼 수 없지만, 강화반닫이로 재탄생한 고목의 이야기는 강화군의 소중한 관광 자원이 될 것”이라며 “베어진 느티나무 그루터기에는 그림자를 재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태풍 링링 피해를 입기 전 촬영한 강화 연미정의 모습
태풍 링링 피해를 입기 전 촬영한 강화 연미정의 모습 ©사진작가 허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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