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통공사 자회사 설립 득보다 실이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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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통공사 자회사 설립 득보다 실이 커"
  • 윤종환 기자
  • 승인 2021.05.18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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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세움·강원모 의원, 자회사 설립 추진 인천교통공사 비판
유세움 "공적 부문서 예산 절감 어불성설... 사고 책임 떠넘기려는 의도"
강원모 "자회사 통한 경비절감은 결국 임금 덜 주는 구조 만들겠다는 것"
인천1호선 전동차
인천도시철도 1호선 전동차

인천교통공사가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자회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인천시의회에서 제기됐다.

18일 열린 인천시의회 제270회 임시회 본회의서 5분 발언자로 나선 유세움 의원(민주·비례)은 “인천교통공사(이하 공사)의 자회사 설립 계획에 반대한다”며 “공공 기능을 하고 있는 인천지하철에 어떻게 자회사를 설립할 수 있는지, 시민 안전을 책임지는 공적 부문에서 왜 예산 절감을 말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과연 자회사가 본사 및 행정청 등과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을지, 시민 민원을 잘 처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자회사 설립으로 당장 약간의 예산은 절감할 수 있을지라도 많은 부작용이 돌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전국 도시철도 운영기관 중 인천지하철의 업무 인력이 가장 열악하다”며 “사고가 발생할 경우 그 책임을 자회사나 시민에게 떠넘기려는 목적이 명확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18일 열린 시의회 본회의서 유세움 의원이 5분 발언하고 있다.

뒤이어 5분 발언자로 나선 강원모 제1부의장은 “자회사를 설립하면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는 공사 측의 계산은 자회사 직원들에게 임금을 덜 주겠다는 것으로, 곧 신분의 차이를 만들겠다는 말”이라며 “개인의 능력이 아닌 신분에 따라 임금이 결정되는 이 구조야말로 혁파되야 하는 시대적 과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회사가 곧 예산 절감을 뜻한다면 차라리 본사를 없애고 자회사로만 운영하라”고 비꼬기도 했다.

강 부의장은 “당장은 도급역 직원들도 신분안전 측면에서 환영하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교통공사 직원들과의 차별적 체계에 불만을 가질 것"이라고 지적하고 “시 행정부 내 노동, 일자리정책 관련 부서가 이 문제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5분 발언하는 강원모 의원(자료사진)
5분 발언하는 강원모 의원(자료사진)

현재 인천교통공사는 인천1호선 도급역과 월미바다열차, 서울7호선 연장구간(까치울역~석남역)에 대한 자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달 29일 이사회에서 자회사 설립 계획(안)이 승인된 상태다.

계획안에 포함된 자회사 고용 대상은 ▲인천도시철도 1호선 역무 13개역, 청소 4개역 ▲서울도시철도 7호선 역무 7개역, 청소·시설 11개역 ▲월미바다열차 역무·청소·시설 4개역 등이다.

당초 공사가 밝힌 자회사 설립 배경은 퇴직자 특혜시비와 불안정한 노동조건 등으로 논란이 많았던 인천1호선 13개 도급역 직원들의 고용안전 및 처우개선 때문이었다.

그러나 최근 공사는 경영효율화를 명목으로 기존 직접고용(서울교통공사) 형태로 운영되던 서울7호선 인력들까지 자회사 고용 범위로 확대했고, 이에따라 공사의 자회사 설립이 인건비 절감 목적으로 변질됐다는 목소리가 지역사회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공사가 공개한 ‘자회사 설립 출자타당성 검토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자회사 설립으로 절감되는 운영비는 72억1,800만원(전체 절감 항목에서 부가세를 뺀 수치)으로 현재 운영비의 약 21% 수준이다.

절감액 중 2억여원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인건비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산정돼 결국 자회사 직원에게 본사 정규직 급여의 60%만 지급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따라 인천교통공사 노조 및 민주·한국노총 인천지역본부 등은 관련 기자회견과 비판 성명 등을 진행하며 지속적인 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공사와 노조는 최근 수차례 간담회를 가졌으나 노사 협상에서 좀처럼 의견이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7호선 연장 구간 업무는 당장 내년부터 인천교통공사가 맡아야 한다. 본격적인 채용 전 자회사가 설립돼야 하는 상황에서 공사의 계획이 내달 예정된 시의회 의결과 7월 시장 승인을 거쳐 확정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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