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운동 유산, 인천도시산업선교회·화도교회 보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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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운동 유산, 인천도시산업선교회·화도교회 보존해야"
  • 윤성문 기자
  • 승인 2021.05.2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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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도시산업선교회 보존대책협의회 등 11개 단체 기자회견

1960,70년대 인천의 대표적인 노동운동의 상징물로 꼽히는 인천기독교도시산업선교회(인천산선, 현 미문의 일꾼교회)와 화도교회가 재개발 사업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시민사회단체가 보존운동에 나섰다.

‘인천도시산업선교회 보존대책협의회’와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등 11개 단체는 24일 인천시청 앞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화 관련 유산이자 인천의 산업유산으로 가치가 높은 인천산선과 화도교회가 재개발 사업으로 소실 위기에 처했다”며 “이들 교회의 존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2009년 해당 지역에 재개발조합이 결성된 이후 12년간 계속 건물 보존을 요청해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영국 더웬트 방직공장과 노동자 숙소 등 근대산업유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관리하는 것처럼 이들 교회도 반드시 보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1961년 설립된 인천산선은 인천지역 노동운동, 주민운동의 모태가 된 곳이다. 1978년 쟁의 중인 노조 조합원들에게 똥물을 뿌린 이른바 동일방직 사건 당시 여성 노동자들이 피신한 곳으로, 우리나라 민주화, 산업화 과정에 빼놓을 수 없는 역사를 간직한 건물이다.

해당 부지에서 초가집을 구입해 인천산선을 설립한 미국 선교사 조지 오글(1929~2020) 목사는 1974년 인혁당 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은 이들을 위해 공개 기도회를 열었다가 박정희 정권에 의해 강제 추방되는 등 민주화운동에도 기여해 지난해 6월 정부로부터 국민포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1961년 인천도시산업선교회
1961년 인천도시산업선교회가 설립된 당시 초가집 모습. 사진=인천도시산업선교회 보존협의회 제공 

1980년대 인천산선은 김근태 등 민주화 운동가들을 배출했고, 해고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한 노동운동의 중심 역할을 수행했다.

114년 역사의 화도교회는 일제강점기 당시 정규 교육을 접할 기회가 없던 부녀자와 어린이들을 위해 교육을 지원하는 등 청년 운동의 요람 역할을 수행한 곳이다.

현재 이들 교회가 포함된 화수·화평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은 화평동 1-1번지 일대 18만㎡에서 추진되고 있다.

이 사업은 2009년부터 추진됐으나 이후 10년간 사업이 표류하다가 2019년 현대건설을 시행사로 확정한 뒤 재추진됐다.

해당 구역에는 지하 3층~ 지상 38층, 31개동 3,200여 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인천시는 오는 26일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해당 재개발 사업을 심의할 예정이다.

 

초가집을 허물고 지은 화수동 현재의 인천산선, 일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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