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글로벌캠퍼스 2단계사업 장기 표류하거나 무산될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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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 글로벌캠퍼스 2단계사업 장기 표류하거나 무산될 가능성
  • 김영빈 기자
  • 승인 2021.05.25 1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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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회계연도 결산검사에서 사실상 반대 뜻하는 '신중 검토' 권고
1단계 유치 5개 외국대학 정원도 못 채운 가운데 국내 학생이 92.9%
인천연구원 정책연구 통해 사업시기 조정 및 부지활용 방안 마련키로
인천글로벌캠퍼스 조감도
송도국제도시 글로벌캠퍼스 조감도

인천 송도국제도시 글로벌캠퍼스 2단계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25일 인천시 결산검사위원들이 시의회에 제출한 ‘2020회계연도 인천시 예산 및 재무회계 결산검사 의견서’에 따르면 시정 및 개선요구사항에 ‘글로벌캠퍼스 2단계 조성사업 신중 검토’가 포함됐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지난해 실시한 ‘글로벌캠퍼스 2단계 조성사업 예비타당성 사전조사 용역’ 결과 수행기관인 (재)한국종합경제연구원이 1단계 목표(5개 대학 유치)를 달성한 것으로 평가하고 2단계 사업에 따른 시설관리 등 운영비도 연간 31억5,000만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해 타당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으나 이는 심각한 오류라는 것이다.

시의원과 회계사 등으로 구성된 결산검사위원들은 글로벌캠퍼스 1단계 입주 5개 대학의 지난해 말 기준 재학생이 3,073명으로 정원(4,432명) 대비 69.3%, 목표(5,000명) 대비 61.5%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4월 기준 재학생 3,153명 중 내국인 학생이 2,928명으로 92.9%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2단계 사업을 강행하면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로 국내 학생 유치가 점차 더 어려워지면서 시정부에 심각한 재정적 부담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결산검사위원들은 지난 2012년 3월 개교한 한국뉴욕주립대의 경우 운영협약에 따른 사용료 감면 및 관리비 무상제공 기간 8년(5+3)이 지났으나 대학 측의 요구에 따라 사용료는 추가 감면하고 관리비는 연차별로 10%, 15%, 20%만 내도록 하는 등 학생 수와 운영 상태를 살펴볼 때 글로벌캠퍼스 1단계 사업은 목표를 달성했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2단계 조성사업에 따른 시설관리 등 향후 운영비를 연간 31억5,000만원으로 추산한 것은 글로벌캠퍼스 운영재단의 2017~2019년 고유 사업비만을 토대로 과소 산출한 것으로 캠퍼스 시설 운영 관리비를 포함한 연간 160억원의 대행사업비를 누락한 심각한 오류라는 것이 결산검사위원들의 판단이다.

 

송도국제도시 글로벌캠퍼스 전경
송도국제도시 글로벌캠퍼스 전경

결산검사위원들은 신규 외국대학 유치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총사업비가 3,425억원에 이르는 글로벌캠퍼스 2단계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지원 확대 등 무리한 조건으로 대학을 유치하면 시정부의 재정적 압박은 더욱 심해질 것이기 때문에 1단계 사업을 통해 유치한 5개 대학의 정원 확보 등 재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글로벌캠퍼스 1단계 조성사업이 목표에 크게 미달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사실상 2단계 조성사업 추진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다.

시는 시의회에 제출한 ‘2020회계연도 결산검사 시정 및 개선요구사항 조치계획’에서 글로벌캠퍼스 2단계 조성사업을 인천연구원에 정책연구과제로 맡겨 시기 조정 및 부지활용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또 1단계 5개 대학의 입학설명회 및 상담회 개최 강화 등 정원확보를 지속 추진하고 산학연 협력사업 활성화를 통한 연구 수주 확대 등 수익구조 다양화 방안을 강구키로 했다.

글로벌캠퍼스 2단계 사업은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야 추진이 가능하지만 외국대학 유치가 지지부진한데다 이미 유치한 5개 대학의 정원도 채우지 못하는 상황에서 예타 대상사업 선정부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송도 글로벌캠퍼스에는 2012~2017년 ▲한국뉴욕주립대(뉴욕주립대학 스토니브룩 캠퍼스) ▲한국조지메이슨대 ▲겐트대 글로벌캠퍼스 ▲유타대 아시아캠퍼스 ▲뉴욕주립대 패션기술대 등 5개 대학이 입주했다.

그러나 미국 네바다주립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음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음대 등의 유치에 줄줄이 실패하면서 2017년 이후 입주대학은 1곳도 없다.

글로벌캠퍼스 2단계 조성사업은 현실적으로 예타 대상사업 선정의 벽을 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 속에 시의원과 회계사 등으로 구성한 시 결산검사위원들도 사실상 반대를 뜻하는 신중 검토를 공식 주문함으로써 장기간 표류하거나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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