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와 전환 - 환경의 날을 맞이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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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와 전환 - 환경의 날을 맞이하며
  • 조강희
  • 승인 2021.06.0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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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칼럼] 조강희 / 조강희 환경브릿지연구소 대표

올해 6월 5일 환경의 날을 맞이하는 마음은 편치않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는 기후위기에서 재난으로 마침내 코로나19라는 기후재앙으로 까지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화석연료를 태워 에너지를 생산하는 산업화가 급속도로 확대되면서 나타나고 있는 이러한 현실은 이제 전세계가 해결해야 할 초미의 관심사가 된 지 오래다.

온실가스 감축은 더 적극적으로 추진되어야 하고 이를 해결할 시간 또한 얼마 남지 않았음을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는 경고하고 있다. 산업화 대비 지구평균기온을 1.5 이하로 상승을 억제하는 대기 중 온실가스양을 표시하는 탄소예산이 채 10년이 남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만약 이 시간을 그냥 흘러보내고 임계점, 즉 티핑포인트를 넘어선다면 이후 손쓸 방법이 없다.

이후에는 자연적으로 지구 스스로 온도를 높일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예측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어찌보면 지금 세대는 아직 해결할 시간이 남았다는 것이 다행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유일한 해결책은 화석연료의 종료를 선언하고 재생에너지 확대라는 근본적인 에너지 전환이고, 인간이익중심의 패러다임의 시대적 전환이다. 그런 측면에서 올해 맞이하는 환경의 날은 우리의 구체적인 삶의 전환을 촉구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세계 각국은 환경과 관련해서 크게 2개의 날을 기념하고 있다. 하나는 4월 22일 지구의 날이고, 또 하나는 6월 5일 환경의 날이다. 지구의 날은 1970년 미국의 알라스카 해역에서 유조선이 좌초하여 해양기름유출사건이 일어난 것을 계기로 출발하였다. 이후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매년 4월 세째주 주말에 행사를 개최한다.

그리고 환경의 날은 1972년 6월 5일 스웨덴의 스톡홀롬에서 전세계 113국가가 모여 세계환경의 날을 제정하면서 시작되었다. 당시 회의 슬로건은 Only one Earth, 즉 하나뿐인 지구 였는데, 전문 7장과 26개 원칙을 담은 유엔인간환경선언을 채택한 바 있다. 우리나라도 1996년부터 이 날을 법정기념일로 제정하였다. 이처럼 각각의 날은 탄생 배경의 차이가 있어 지구의 날은 민간단체가, 환경의 날은 정부차원에서 개최되었다가 2000년 후반부터 현재는 2개의 행사를 민관이 공동으로 함께 개최하고 있다.

언급한 대로 2개의 기념일의 출발배경은 일정 차별성이 존재한다. 지구의 날이 인간을 위해 사용되는 석유수송과정에서 해양유출로 무분별하게 지구생태계가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한, 인간보다는 생태계적 관점이 중심이라면, 환경의 날은 인간의 관점에서 환경을 보전하고 더불어 환경의 지속가능한 이용 개발할 권리도 언급하고 있다는 측면이 상호 대별된다. 이는 당시 유엔인간환경선언문을 보더라도 인간을 지구 생태계를 구성하는 여러 생물종의 하나로 인식하기보다는 인류 생존을 위한 환경개선이라는 관점에서도 확인된다.

생태계 속의 일부분인 인간과 인간중심의 생태계는 환경정책을 수립과정에서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환경의 날이 의미가 격하되는 것은 아니다. 당시 경제성장을 위해서 무분별하게 지구자원과 생태계를 파괴했던 1970년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상징적인 발걸음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관점을 정확히 하지않으면 안될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누가 뭐래도 21세기 전 세계적인 가장 큰 과제는 기후변화다. 석유 석탄 등 땅속에 묻혀있던 화석연료를 인간이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온실가스를 대량 발생시키고 그로 인해 지구가 더워져 지구생태계 모두를 위협하는 기후위기로 나타나고 있다. 산업화이후 오로지 인간중심의 더 편하고 부유한 삶을 위해 경제성장이라는 패러다임은 결국 지구온도를 높이고 지구생태계의 모두의 생존을 위협하고 말았다.

이러한 관점의 연장선에서 세계의 국가들을 오로지 GDP라는 경제적 숫자를 근거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으로 나누는 경제우선주의 분류는 재고되어야 한다. 한 국가를 평가할 때 그 국민이 갖고 있는 오랜 역사와 다양한 문화 및 풍습 등을 외면한 채 경제적 부가 많고 적음에 따라 선진국과 후진국으로 구분하는 경제성장 논리는 이미 낡은 유물이다. 결과적으로 이런 패러다임으로 인해 결국 지구를 기후위기라는 절대절명의 위험으로 몰아넣고 있지 않은가?

기후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2021년에 맞는 환경의 날은 새로운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인간중심의 사회경제적 패러다임을 극복하고 인간은 지구생태계의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겸손한 인식을 되찾는 것! 그래서 인간으로 인해 더워지고 있는 지구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노력을 당장 전면적으로 실천하는 인식전환이다. 현세대가 못하면 미래세대는 노력해볼 기회조차 없을 만큼 지구는 급속히 더워지고 있다. 지금 우리는 다시금 “신은 항상 용서하고 인간은 때때로 용서하지만 자연은 결코 용서하지 않는다”는 스페인 속담에 귀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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