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책방]이 추천하는 도서목록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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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책방]이 추천하는 도서목록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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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6.04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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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덕산 딱새 죽이기』
『치즈와 구더기』
『퇴사전보다 불안하지 않습니다』
『심호흡의 필요』
인천in 기획연재 [작은 책방, 그 너머의 기록]의 필진이 추천하는 도서목록을 매주 소개합니다. 이번주에 추천해주시는 분들은 '동네책방시방' '마쉬책방' '딴뚬꽌뚬' '출판스튜디오 <쓰는하루>' 책방지기 5분입니다.

 

‘동네 책방 시방’ 추천 : 『광덕산 딱새 죽이기』, 김주영 저, 문학동네

한국 문단의 대작가이자 '길 위의 작가'라 불리는 김주영 소설가가 《뜻밖의 생》 이후 4년 만에 장편소설 《광덕산 딱새 죽이기》를 선보였습니다.

전통, 시골, 자연을 지키려는 관대규와 도시와 문명, 변화를 받아들이려는 관복길의 대립은 배금주의에 무너져가는 인간성을 핍진하게 그려내며 독자들에게 '인간다운 삶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남깁니다.

탁란을 하는 대표적인 새가 뻐꾸기, 뻐꾸기 알인지 모르고 키우는 딱새의 모습은 관복길과 관대규를 상징합니다.

올해로 등단 51년을 맞이한 김주영 작가는 그동안 《객주》 《홍어》 《아라리 난장》 《멸치》 《잘 가요 엄마》 《아무도 모르는 기적》 등 다수의 굵직한 작품을 남겼으며 특히 전국을 누비며 민초들의 이야기와 언어를 날것 그대로 채집해 글로 옮기는 작업을 해왔습니다. 토속 언어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자료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우리 시대의 이야기꾼이라 불리는 김주영 작가의 글은 오랜 시간이 흘러도 가치를 인정받으며 두고두고 읽히고 있죠.

《객주》에서 보여진 한국 민초들의 삶과 시대의 흐름이 작가의 글을 따라 《광덕산 딱새 죽이기》로 이어져 온 것 같습니다.

 

 

딴뚬꽌뚬 추천; 『치즈와 구더기』,  카를로 진즈부르그 저, 김정하 유제분 옮김,, 문학과 지성

카를로 진즈부르크의 『치즈와 구더기』는 참 독특한 역사책입니다. 16세기에 종교재판을 받고 화형당한 사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그 주인공은 군주도 아니고 귀족도 아니고 저명한 학자도 아닙니다. 방앗간 주인인 메노키오가 이 책의 주인공입니다. 전혀 ‘역사적 인물’로는 보이지 않는 사람을 대상으로 어떤 역사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요? 신선한 지적 충격으로부터 출발하여, 메노키오의 삶을 중심으로 생생하게 되살아나는 16세기 중세유럽인의 세상으로 떠나봅시다.

『치즈와 구더기』는 미시사 연구의 멋진 성과를 보여주는 책입니다. 그러나 저는 저자가 성취한 학문적 업적보다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 한 개인의 삶에 주목했던 그의 따뜻한 시선에 더 큰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위대한 영웅들, 아름다운 도시, 의기양양한 백만 대군조차도 무자비하게 집어삼켜버리는 역사의 냉정함 때문에, 저는 종종 역사책을 읽다가 두려움을 느낄 때가 많았습니다. 저도 그렇게 사라져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치즈와 구더기』를 읽으며 저는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질 뻔 했던 한 평범한 사람의 목소리도 들릴 수 있다는 사실 그 자체로부터 적잖은 용기와 위로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인정사정없는 역사의 흐름 속에 권력자도 가난뱅이도 힘없이 스러져가겠지만, 앞으로도 성실한 역사학자들의 따뜻한 시선 속에 그 스러진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이 후세의 독자들 앞에서 되살아나 기억될 수 있게 된다면 좋겠습니다.

 

 

출판스튜디오 <쓰는하루> 추천; 『퇴사전보다 불안하지 않습니다』, 푸른향기, 곽새미

서점 여행 코너에 가보면 도전과 열정 가득한 여행을 누린 작가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아프리카, 이집트, 뉴욕, 몽골, 발리, 세계여행까지! 그런데 여행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온 사람들은 무엇을 하고 살고 있을까? 부러운 여행기가 아닌 여행이 끝난 후의 일상을 담은 「퇴사 전보다 불안하지 않습니다」 도서가 그 답을 살포시 담았다. 한참 열심히 살아야 하는 삼십 대 부부의 현실적인 고민과 회사로 돌아가는 대신 자유로운 가능성에 조금 더 맡겨보는 용기 그리고 돈은 적게 벌더라도 스스로에게 당당한 삶을 누리는 행복까지! 세계 여행이 끝나고 각자의 속도로 유쾌하게 살아가고 있는 네 쌍의 부부 인터뷰도 만날 수 있다. 지금 혹시 불안함을 느끼고 있다면 여러 가지 일을 시도해보며 자신의 인생을 찾아가는 부부의 이야기를 통해 위안을 얻으면 어떨까.

 

 

마쉬책방 추천; 『심호흡의 필요』, 오사다 히로시, 박성민 옮김, 시와서

시는 어렵고 나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시와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거예요.

'말을 심호흡한다. 또는, 말로 심호흡한다. 그런 심호흡의 필요를 느꼈을 때, 멈춰서 가만히, 필요한 만큼의 말을 글로 썼다.'라는 작가의 후기처럼 쉼, 심호흡이 필요할 때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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