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값 낮춘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자 경쟁 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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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값 낮춘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자 경쟁 불꽃
  • 윤성문 기자
  • 승인 2021.06.22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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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0일 5개 컨소시엄별 프레젠테이션 진행
서울아산병원, 인하대병원, 차병원 3파전 양상
다음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연내 사업협약 체결
일부 주민들 특정 컨소시엄 지지 표명, 과열 양상도
청라의료복합타운 위치
청라의료복합타운 위치

총 사업비가 2조원이 넘는 인천 청라의료복합타운 조성사업에 국내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5개 컨소시엄이 뛰어든 가운데 사업자 선정을 위한 경쟁이 이번 주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22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청라의료복합타운 공모사업에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서울아산병원(서울아산병원케이티앤지하나은행컨소시엄), 인하대병원(인하대국제병원컨소시엄), 차병원(메리츠화재컨소시엄), 순천향부천병원(한국투자증권컨소시엄), 세명기독병원(한성재단컨소시엄)  등 5개 컨소시엄  별로 오는 24~30일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인천경제청은 7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올해 안에 사업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인천경제청 및 의료계 안팎에서는 컨소시엄별 인지도 등을 고려할 때 서울아산병원컨소시엄, 인하대병원컨소시엄, 차병원컨소시엄의 3파전 구도를 예상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전경
서울아산병원 전경

서울아산병원은 2,715병상을 갖춘 국내 최대병원으로 현재 청라지역 주민들의 선호도가 가장 높은 사업자로 꼽힌다.

서울아산병원 컨소시엄은 글로벌 최고 수준의 병원 운영 및 첨단 스마트교육 시스템, KAIST와의 의료 및 바이오 연구 협업 계획 등을 담은 사업제안서를 제출했다.

중증질환 환자 치료를 위한 '서울아산병원청라', 의료복합타운 내 연구개발(R&D) 허브 역할을 하는 ‘라이프 사이언스 파크’, 세계에 대한민국 의료 및 바이오산업의 우수성을 전파할 ‘최첨단 스마트 교육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또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서울아산병원의 의료 노하우를 국내·외 의료진에게 전수하는 시뮬레이션센터, 버츄얼센터, 해외환자교육센터, 로봇수술교육센터 등 글로벌 교육허브도 설치할 계획이다.

컨소시엄에는 서울아산병원, 하나은행, 카이스트(KAIST), 케이티앤지(KT&G), HDC현대산업개발, 우미건설 등이 참여했다.
 

인하대병원 전경
인하대병원 전경

인하대병원은 길병원과 함께 지역 의료기관을 대표하는 곳으로 산·학·연 협업부문에서 다른 후보들보다 유리한 입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인하대병원은 타 컨소시엄 병원이 인천에 분원을 설립하는 것과 달리 2개 본원 체제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신흥동 본원은 지역의료 거점 병원으로서 역할을 계속하며, 복합단지에 들어서는 병원은 연구, 교육, 국제, 첨단을 키워드로 하는 제2의 본원으로 육성한다는 것이다.

인하대병원은 청라의료복합단지에 1,000병상 이상의 대형병원을 건립해 중구에 있는 기존 병원과 함께 2,000병상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컨소시엄에는 NH투자증권, KB국민은행, 미래에셋증권, GS건설, 포스코건설 등이 참여했다.

 

차병원이 지난 2017년 제시했던 청라의료복합타운 조감도

차병원은 2017년 인천시와 청라의료복합타운 투자이행협정을 맺었던 최초 사업자 후보였다.

이번에 다시 컨소시엄을 구성해 재도전에 나선 차병원은 글로벌 수준의 헬스케어 서비스, 바이오 클러스터 운영 경험과 역량을 내세운 제안서를 제출했다.

차별화된 전생애주기적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복합단지형 모델로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계획이다.

컨소시엄에는 메리츠화재, 차병원그룹, 현대건설·롯데건설 등 9개 기업이 재무출자자·건설출자자·전략출자자로 참여했다.

 

청라국제도시 전경
청라국제도시 전경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은 청라국제도시 투자유치용지 26만1,635㎡에 5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과 의료바이오 관련 산·학·연 시설, 의과전문대학, 업무·판매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인천경제청은 지난 2017년 차병원그룹의 청라헬스케어와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이행협약(MOA)을 체결했으나 2019년 4월 산업통상자원부 경제자유구역위원회가 사업자 공모를 결정함으로써 사업 추진이 중도에 무산됐다.

이후 지난해 3월 민간사업자 공모에 나섰으나 응모 병원이나 대학이 없어 또다시 무산되자 인천경제청은 참여 사업자의 사업성 확보 차원에서 사업조건을 대폭 변경해 올해 1월 재공모 공고를 냈다.

이번 재공모에서는 땅값을 2,797억원(3.3㎡당 353만원)에서 1,965억원(248만원)으로 크게 낮추고 의료복합타운 종사자들을 위한 오피스텔(업무시설) 3,000실과 메디텔(호텔+병원, 생활숙박시설) 700실 건립을 허용했다.

대신 종합병원 규모를 300병상에서 최종 500병상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다.

인천경제청이 땅값을 낮추고 오피스텔 건설을 허용하는 등 파격적인 혜택을 제시하면서 5개대형병원이 건설사, 개발업체, 금융사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자 공모에 뛰어든 것이다.

 

청라의료복합타운 위치도
청라의료복합타운 위치도

최근에는 일부 주민들이 특정 컨소시엄을 선호하는 모습이 나타나며 과열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청라국제도시총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0일 성명서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한 주민 선호도 조사에서 1,769명의 주민 중 98.1%에 해당하는 1,735명이 서울아산병원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번 공모에 인천 연고 의료기관을 주축으로 하는 곳이 포함돼 지역 우선주의로 인한 불공정한 결과가 나올까 우려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또 "(일부 시의원들이) 특정 컨소시엄을 옹호하거나 지지하는 듯한 발언으로 외압을 행사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며 특정 시의원의 이름을 언급하며 공개 사과와 함께 진상조사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에서는 인천경제청이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을 정상화하기 위해 지나치게 사업성을 높여준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병원보다는 부대 사업 기대이익 때문에 사업에 참여할 경우 개발차익은 시행사가 독식하고 의료관련 시설 조성은 지체되거나 축소되는 등 본래의 사업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청라의료복합타운 조성 취지에 적합한 최적의 사업자가 선정 될 수 있도록 엄격하고 철저하게 심사를 진행하겠다"며 ”사업협약 체결 과정에서 의료시설 조성과 관련한 안전장치가 마련될 수 있게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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