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책방]이 추천하는 도서목록 (48)
상태바
[작은책방]이 추천하는 도서목록 (48)
  • 작은책방 책방지기
  • 승인 2021.06.25 06: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허튼 생각(살아간다는 건 뭘까)》
《그 공 차요!》
《고려와 원제국의 교역의 역사》
《아주 사적인 영화들》
《적당히 불편하게》
인천in 기획연재 [작은 책방, 그 너머의 기록]의 필진이 추천하는 도서목록을 매주 소개합니다. 이번주에 추천해주시는 분들은 '동네책방시방' '마쉬책방' '딴뚬꽌뚬' '출판스튜디오 <쓰는하루>' 책방지기 5분입니다.

 

‘동네 책방 시방’ 추천 : 《허튼 생각(살아간다는 건 뭘까)》, 브리타 테켄트럽 저, 길벗어린이

인간은 종일 습관처럼 생각을 합니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며 꾸준히 질문하고 답을 얻기 위해 에너지를 극도로 소비하죠. 하지만 지구상의 수많은 개발이 누군가의 공상으로 시작되었듯이 가끔은 허튼 생각이라 치부했던 것들이 삶의 방향지시등이 되어 길을 안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그림책 《허튼 생각(살아간다는 건 뭘까)》은 볼로냐 라가치 상 수상 작가인 브리타 테켄트럽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작품으로 2017년 나미콩쿠르 퍼플 아일랜드 수상작이며 어른과 어린이가 함께 읽을만한 작품으로 추천합니다.

‘너도 가끔 머릿속에 허튼 생각이 가득하다는 걸 느끼니?’ ‘살아간다는 일의 의미는 뭘까’

본문에서 발췌한 이 두 가지 질문만으로도 머릿속의 생각들은 꼬리를 물며 해답도, 끝도 없는 미로를 헤매게 됩니다. 그렇다고 굳이 명쾌한 해답을 내놓을 필요는 없어요. 질문하고 사색하는 행위만으로도 생각은 성장하고 확장되었을 테니까요.

이 책을 읽다 보면 생각의 무게가 종이에 담겨 한 장, 한 장 넘기는 속도가 더뎌집니다. 또한, 간결한 문장과 콜라주와 판화를 이용한 독특한 몽환적인 그림에 매료되어 장마다 시선이 한참 머무릅니다.

“당신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습니까?”

작가가 던지는 질문과 생각들을 통해 의식하지 못했던 자신의 감정과 관념을 꺼내 마음을 마주해보세요. 가정에서 또는 어른과 아이들을 대상으로 그림책 테라피에 활용해도 좋을만한 작품입니다.

 

'마쉬 책방' 추천; 《그 공 차요!》, 박규빈 지음, 길벗어린이

축구 선수들의 현란하고 치열한 경기와 열정이 넘치는 응원으로 가득한 수백 명 때론 수천 명이 가득한 축구장 속 작은 축구공, 그 작은 공 하나가 만들어지기 위해 1,620회의 바느질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그 실과 바늘을 쥐고 있는 손이, 너무 작은 아이들의 손이라는 사실을, 그 고된 노동에도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하지만 학교 대신 일터로 향하는 아이들의 손이라는 것을 알겠습니다. 그 아이들도 공을 만드는 대신 공을 뻥! 차고 놀고 싶다는 것도요,

그런데 축구공을 보면서 굳이 왜 그런 사실을 떠올려야 할까요?

전 세계 18세 미만 아동 중 약 1억 7천만 명의 아이들의 현실이니까요, 현실을 알은체하는 것, 알리는 것, <그 공 차요!>라는 단 한 문장으로 임팩트와 희망을 담은 아동 노동 그림책이 있다고 소개하는 것, 그것이 지금 제가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봐요, 그리고 누군가에게 알려주세요. 이 그림책 판매 수익금의 일부가 아이들을 위해 사용된다고 하니 구매해 주신다면 더 좋겠습니다.

 

'딴뚬꽌뚬' 추천; 《고려와 원제국의 교역의 역사》, 이강한 창비

책 제목 때문에 선입견을 갖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교역의 역사’라는 키워드가 지루한 책이라는 인상을 주기는 할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책에 가득한 한자들과 전형적인 ‘학술서 문체’가 눈을 어지럽게 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이 약간 높은 문턱만 넘어서면 우리가 그동안 잘 몰랐던, 관심을 두지 않았던 시대의 교역 풍경들에 지적 호기심과 상상력이 자극되는 독서경험을 가지실 수 있습니다.

『고려와 원제국의 교역의 역사』는 중고등학교 역사교과서에 일제강점기만큼이나 수치스럽고 어두운 시대로 그려지는 원 간섭기 고려의 대외무역을 다루고 있습니다. 물론 고려인들에게 힘겨웠던 시대였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지요. 하지만 그 어려운 시기에도 고려인들이 능동적으로 몽골제국이 구축한 세계교역체계를 활용하려고 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아시아인들이 유라시아대륙을 경영했던 몽골제국 시대, 고려인들이 이 세계사적 격변기에 어떻게 맞섰고 적응했는지 이 책과 함께 차근차근 알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서점안착' 추천; 《아주 사적인 영화들》 하성주

영화를 만들고 싶었던 프리랜서 방송 PD 하성주의 첫 번째 독립출판『아주 사적인 영화들』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1968년 작 [악마의 씨]부터 비교적 최근 작인 [야구 소녀]까지 장르도 다양한 총 서른여섯 편의 영화에 대한 작가의 아주 사적인 경험담과 감상이 담겨 있습니다. 그렇다고 현직 방송 PD 입장에서의 거창한 영화 평론이나 후기는 아닙니다. 보통의 사람처럼 편안하게 영화를 보고 그 안에서 각 영화 최대치의 매력을 꼽아봅니다. 더불어 영화를 설명하는 작가의 개성 강한 그림이 포스터를 대신해 들어가 있어 그림을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영화의 줄거리도 간단하게 소개하고 있어 영화를 안 봤으면 안 본 대로, 봤다면 또 본 대로 읽어볼 수 있습니다.

“… 인생을 더욱 가치 있게 살고, 행복하게 살기 위한 수단으로서 예술은 너무나 의미 있는 것 아니겠는가”라는 에필로그(상영 후) 작가의 말처럼 예술로서의 글쓰기도 그 자체로 가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다양한 독립 서적들을 찾아 읽으며 책의 의미도 찾아보면 어떨까요?

 

출판스튜디오 <쓰는하루> 추천; 《적당히 불편하게》 김한솔이/히조/고양이다방/요니킴/메르시온 5인, 키효북스

  온라인을 통해 뜨겁게 퍼지고 있는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시작된 #용기내챌린지! 밀폐용기부터 도시락 통, 뚜껑 달린 냄비 속에 디저트와 음식을 담아가는 인증사진들이 늘어가며 일상 속에서 환경을 지키려는 마음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기분좋은 변화의 바람이 출판계에도 불고 있다. 지구를 지키는 일상 속 습관을 담은 『적당히 불편하게』가 그렇다. SNS와 출판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6명의 일러스트 작가들이 모여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환경 문제, 비건, 제로웨이스트, 동물보호 이야기를 그려냈다. 이 책을 통해 '내가 고작 이렇게 한다고 뭐가 달라져?'라는 마음이 '오늘도 조금씩 실천하고 있습니다.'로 변하길 바래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