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회가 현재 구독 중인 조선일보 12부의 구독을 취소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의결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 박정숙 의원(비례)의 반대로 치열한 찬반토론이 펼쳐졌다.
29일 열린 인천시의회 제6차 본회의서 박정숙 의원은 의사일정 제12항 ‘인천광역시의회 조선일보 12부 절독 결의안 의결’에 대한 찬반토론을 요청했다.
앞서 전날 시의회 행정안전위원회는 5차 본회의가 열리기 전인 오전 9시20분께 긴급히 상임위를 개최, 조선일보 12부 절독 결의안을 채택해 6차 본회의에 상정했던 바 있다.
조선일보가 지난 21일 ‘먼저 씻으세요’라는 성매매 기사를 다루며 조국 전 장관 가족의 모습을 일러스트화 한 이미지를 기사 메인사진으로 쓰는 등 비판을 넘어 사회적 증오를 부추기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대해 이날 절독 반대자로 나선 박 의원은 “보통 본회의가 예정된 날엔 시급을 요하는 사안이나, 시민의 복리 증진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사안이 아니라면 상임위가 개최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며 “전날 행안위 상임위는 조선일보 절독을 논의키 위해서만 열린 것인데, 지방의회가 상임위까지 긴급히 열어 절독을 결의할 사안인지 의문”이라고 문제 제기했다.
박 의원은 “보도 내용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언론중재위의 중재나 사법적 판단을 요청하고 그 결과에 따르면 된다”며 “인천과 관련되지도 않은 일을 인천시의회가 다룬다는 것이 납득되지 않고, 시민들이 봐도 옹색해 보이기만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인천시의회가 마치 조국 전 장관의 변호인인양 나서 절독까지 결의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신문 구독 여부가 시의회 본회의 의결사항이란 것은 그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다. 만약 다른 신문이 비슷한 사건을 벌이면 또 절독 처리할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비판이 필요하다면 동의하는 의원들끼리 성명서를 내거나 기자회견을 하면 됐다”며 “다수당의 의견과 다르다고 해서 공식 결의안으로까지 처리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이번 안건은 보도 내용과는 별개의 사안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뒤이어 찬성 토론자로 나선 남궁형 의원(민주·동구)은 “박 의원님께서 이 문제를 정당과 정치의 관점에서 보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남궁 의원은 “이 문제는 한 가정의 인권을 지키는 문제이며, 언론의 잘못됨을 바로잡는 문제”라며 “조선일보는 조국 전 장관과 그 가족의 이미지를 악의적으로 편집해서 사용했는데 이는 굉장히 심각한 인권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선일보가 이같은 악의적 편집과 가짜뉴스를 확대한 것은 한 번뿐이 아닌 만큼 단순한 실수가 아니다”라며 “한국을 대표하는 언론사가 이렇게 보도해서야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시의회가 절독안을 낸 것은 언론의 태도에 문제가 있음을 알리고,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말하기 위함”이라며 “그렇기에 소비자로서 분노하고, 절독해야 한다는 결론을 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큰 댐은 잘 무너지지 않지만 일단 한번 무너지면 멈출 수 없다는 것을 조선일보가 알아야 한다”며 “박 의원께선 이같은 일을 본 적이 없다고 하나, 지방자치 30년을 맞은 만큼 앞으로 많은 것들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결의안은 재석의원 35명 중 34명의 찬성으로 의결됐다. 박정숙 의원은 반대표를 냈고, 같은 당인 윤재상 의원은 투표를 아예 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