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바이오도시 송도, 꿈에서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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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바이오도시 송도, 꿈에서 현실로
  • 윤종환 기자
  • 승인 2021.07.12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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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바이오 인력양성센터 · K바이오 랩허브 잇달아 송도 유치
스타트업 육성, 전문인력 양성 통한 바이오생태계 구축 기반 마련
원부자재 국산화 및 공급체인 구축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송​​도 4·5공구 바이오클러스터 일대 전경 ©인천경제청
바이오클러스터로 조성되고 있는 송​​도 4·5공구 일대 전경 ©인천경제청

세계 최대 바이오클러스터(집적지)를 향해 있는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꿈이 한걸음씩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바이오를 도시 브랜드로 삼아 송도국제도시에 세계 최고 수준의 바이오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밝힌 인천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부 공모 바이오 기반시설 구축사업을 잇달아 따내며 바이오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송도 4·5·7공구 산업시설 및 연구용지 92만㎡에 걸쳐 조성되고 있는 현재 바이오단지에는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동아ST, 머크 등 국내외 바이오 대기업들의 입주와 투자, 수도권 대학 등 연구기관의 산학연계, 인천공항에 인접한 지리적 입지 등으로 이미 강력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하지만 소수의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제조분야에 치우쳐 있어 차세대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 육성, 전문인력 양성, 국산 원부자재 확보 등에서 아직 생태계 조성이 미진하다는 지적도 함께 따랐다.

이에 시는 국책사업으로 추진되는 바이오산업 기반시설 유치에 적극 나서 충북, 대전 등과의 치열한 경쟁 끝에 지난해 ‘바이오 인력양성센터’를 유치한데 이어 최근 ‘K-바이오 랩허브’까지 송도에 유치함으로로써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 육성, 전문인력 양성이라는 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두 기반시설의 유치로 송도 바이오클러스터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스타업이 등이 상생할 수 있는 다변화된 생태계를 구축할 수있는 기회를 맞게 됐다. 현재 조성 중인 송도 11공구와 연계해 향후 200만㎡까지 확대될 초대형 바이오단지의 뼈대가 세워진 것이다.

 

인천 송도 K-바이오 랩허브 조감도

■ 바이오 인력양성센터, K-바이오 랩허브 유치로 송도 바이오단지 한계 넘는다

‘K-바이오 랩허브 구축사업’은 바이오 기업 모더나 배출로 유명한 미국 보스턴의 바이오 스타트업 지원기관 '랩센트럴'을 벤치마킹한 사업이다. 즉 감염병 진단과 신약개발 등 고기술을 요구하는 바이오 창업기업에 실험·연구부터 임상실험, 시제품 제작까지를 원스톱으로 지원할 수 있는 시설을 건립하는 것이다.

시설 지원 뿐만 아니라 기존 입주 기업들, 국·내외 제약사, 학계, 연구센터, 지역병원 등이 협력 네트워크를 이뤄 이 시설에 입주한 창업기업에게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종합적인 지원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국비 2,500억원이 투입되는 K-바이오 랩허브는 2024년까지 준공돼 2025년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시는 중소·창업기업을 위한 산·학·연·병원 협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지역 내 87개 기관과 협력관계를 맺었으며, 향후에도 협력기관 수를 늘려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신생기업이 유니콘기업(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수 있게끔 돕겠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송도 11-1공구 북단에 위치한 바이오융합 산업기술단지 13만5,349㎡ 부지에 바이오 중소·벤처·창업기업들이 입주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부지는 당초 연구시설용지였으나 지난해 10월 중기부가 산업기술단지로 지정했다.

바이오융합 산업기술단지로 지정되면 공장총량제 적용 배제, 건축물 용도규제 완화, 도시형공장 설립 특혜 등의 지원이 뒤따라 중소기업들의 입주 여건이 대폭 개선된다.

산업기술단지 사업시행자인 인천테크노파크는 오는 2024년까지 단지 조성을 마치고, 바이오· 의료기기·뷰티 관련 중소·벤처기업 227개 사의 본사와 연구소 등을 입주시킬 계획이다.

 

송도국제도시에 들어설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 계획도

지난해 인천시와 연세대가 컨소시엄을 이뤄 유치한 ‘바이오 인력양성센터(한국형 NIBRT)’도 K-바이오 랩허브와 연계해 더욱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형 NIBRT는 우리 정부가 아일랜드의 바이오 전문인력 양성프로그램인 NIBRT를 본떠 만든 바이오 인력 양성 국책교육기관으로, 시가 오는 2023년까지 연세대 송도캠퍼스 부지(송도 11공구)에 센터 건물을 신축하면 연세대가 2024년부터 교육과정을 운영하게 된다.

센터가 가동되면 매년 2천여명 이상의 전문 인력이 배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 전체 바이오산업 종사자 5,299명의 약 40%에 해당하는 신규 인력들이 매년 배출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바이오공정(생산시설 및 품질관리) 분야 및 R&D 연구개발 인력이 대거 충원돼 국내외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소·창업기업들이 겪고 있는 인력난이 상당 부분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시는 전망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제4공장 조감도

■ 삼바, 셀트리온 4공장 가동되면 세계 최대 연 100만ℓ 생산능력 

시는 정부 부처와의 협력을 통해 송도 바이오클러스터의 강점인 △대기업 중심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능력 △연세대·인하대·인천대, 세브란스병원(예정)·길병원·인하대병원 등 지역 대학·병원과의 협력 △외투 유치 등도 더욱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업 투자와 관련해선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및 외투 기업들의 입주, 생산시설 증설 등에 필요한 행정절차를 최대한 지원할 게획이다.

현재 국내 최대 바이오 의약품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 25만6천ℓ의 생산능력을 갖춘 송도 4공장을 건설 중이며, 셀트리온은 6만ℓ규모의 3공장 착공에 나선 상태다. 셀트리온은 R&D 기관인 글로벌생명공학연구센터도 구축 중이며, 20만ℓ의 생산능력을 갖춘 제4공장 건립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의 4공장까지 본격 가동되면 송도에서 생산되는 바이오의약품만 연간 100만ℓ(삼바 1~4공장 61만6천ℓ, 셀트리온 1~4공장 45만ℓ)에 이르게 된다. 세계 2위 바이오의약품 생산 도시 샌프란시스코(44만ℓ)보다 2.5배 가량 높은 생산능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외투 유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가장 최근엔 미국 생명과학기업 써모피셔 사이언티픽이 송도에 ‘바이오 프로세스 디자인센터(BDC)’를 개소했다. BDC는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정에 대한 최신 트렌드 교육과 고객 맞춤형 세미나 등을 제공하는 교육·서비스 기관으로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 내 중소·창업기업들의 경쟁력 강화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최근 K-바이오 랩허브 유치를 위해 마련한 ‘산·학·연·병원 라운드 테이블’을 통해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에 대한 지역 대학·병원의 협력체계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이에따라 연세대는 사이언스파크 조성에 역량을 결집하겠다는 계획이고, 인천대는 관련 학위과정 운영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인하대는 필요한 경우 부지 일부를 활용토록 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셀트리온이 건립하는 글로벌생명공학연구센터 조감도
셀트리온이 건립하는 글로벌생명공학연구센터 조감도

■ 원·부자재 공급체인 구축 등 남은 과제도 많아

하지만 장밋빛 미래를 꿈꾸기엔 아직 풀어나가야 할 과제도 많다.

우선 K-바이오 랩허브의 경우 예비타당성 조사를 넘어야 사업이 추진되는데, 랩허브 사업의 편익 창출 주체는 기본적으로 중소·창업기업이라 비용대비편익분석값(B/C)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창업 기업들이 창출할 수 있는 편익과 부가가치를 산출하는 것 자체가 어려울 뿐더러 편익의 시점과 규모, 방식 등를 측정하는 기준에 따라 예타 결과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 바이오 의약품 제조 등에 필요한 안정적인 원부자재 공급 루트 확보도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시는 남동산업단지의 제조·생산기업과의 연계를 담당하는 바이오 원부자재 지원센터를 가동해 국내 대기업이 국산 기자재를 구입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방침이고, 남동산단 내 입주기업들도 이같은 제안에 긍정적이지만 아직은 시작 단계에 머물러 있다.

시는 인천상공회의소와 거버넌스를 구축, 바이오 분야 원부자재 기업 발굴을 위한 공모를 진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바이오 벨류 체인이 길고 비용도 많이 드는 만큼 원부자재 제조·공급에 얼마나 많은 기업들이 참여할 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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