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에 아산병원, 송도엔 세브란스... 인천 의료계 지각변동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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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라에 아산병원, 송도엔 세브란스... 인천 의료계 지각변동 예고
  • 윤성문 기자
  • 승인 2021.07.1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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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청라 진출, 2030년까지 800병상 규모 병원 건립
송도 세브란스병원은 2023년 착공, 2026년 개원 예정
시흥 배곧신도시에는 서울대병원까지... 2027년 개원 전망
길병원, 인하대병원이 양분했던 인천 의료계 판도 급변 전망
서울아산병원 전경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본원 전경

그동안 의료사각지대로 불려온 인천 청라 및 송도 경제자유구역에 국내에서 손꼽히는 대형 병원이 건립된다.

서울아산병원은 청라의료복합타운 조성을 통해 청라국제도시에 진출하고, 송도국제도시에는 연세의료원이 세브란스병원 건립을 진행 중이다.

14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하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의 청라의료복합타운은 2030년, 연세의료원의 송도 세브란스병원은 2026년을 개원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하나은행, 케이티에지 등으로 구성된 서울아산병원컨소시엄은 지난주 발표된 인천경제청의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자 공모 평가에서 최고점을 받아 사실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청라의료복합타운 조성 부지 위치도
청라의료복합타운 조성 부지 위치도

인천경제청은 서울아산병원컨소시엄의 법적 하자 여부 등을 확인한 뒤 문제가 없으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정식 통보할 예정이다.

청라의료복합타운은 서구 청라동 1의 601번지 일원 26만1,635㎡ 부지에 1단계 300병상 이상, 2단계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과 의료바이오 관련 산학연 시설 및 업무·판매시설 등을 조성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사업비는 약 2조~3조원으로 추산되며, 사업 기간은 2030년까지로 예정돼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사업비 3,500억원을 투입해 암 중입자치료기 등 첨단의료기기를 갖춘 8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을 건립하고, 임상·연구 인프라를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의료복합타운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인천권역 대형병원 및 건립 예정 3개 병원 위치도

청라국제도시와 약 20km 떨어진 송도국제도시에는 연세의료원이 세브란스병원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연세의료원은 올 2월 연수구 연세대 송도캠퍼스 내 송도세브란스병원 신축 부지에서 기공식을 열었다. 인천시와 연세대가 지난 2006년 병원 건립 협약을 맺은 지 15년 만이었다.

송도세브란스병원은 송도국제도시 연세대 국제캠퍼스 내 8만5,800㎡ 부지에 지하3층·지상 14층, 800병상 규모로 건립된다.

연세의료원은 송도세브란스병원에 국내 최고 수준의 의료 인프라를 구축해 전문적인 특화진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장기적으로는 바이오융합 연구 등의 기능을 갖춘 연구특성화 병원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연세의료원은 내년 말까지 병원 설계를 마치고 2023년 착공해 2026년 말 개원할 예정이다.

또 인천과 맞닿아 있는 시흥 배곧신도시에는 서울대병원 분원이 들어선다.

서울대병원이 추진하는 800병상 규모의 배곧신도시 분원 건립은 지난해 말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고, 이후 사업 추진이 본궤도에 올라 2023년 착공 및 2027년 개원이 가능할 전망이다.

 

송도 세브란스병원 조감도
송도 세브란스병원 조감도

이들 3개 병원은 '한국 빅5 병원‘(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가톨릭성모병원·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으로 불리는 대형병원들이다.

3개 병원이 개원하면 시흥을 포함한 인천권의 병상 수가 2,000병상 이상 늘어나는 것은 물론 의료서비스 질의 개선도 기대된다.

3개 병원 개원은 가천대길병원, 인하대병원, 가톨릭대인천성모병원으로 대표되던 인천 의료계 판도에도 지각변동을 불러올 전망이다. 

가천대길병원과 함께 인천 상급병원 수요를 양분했던 인하대병원은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자 공모에서 탈락하며 이미 작지않은 상처를 입었다.

인하대병원은 의과대학, 간호학과, 보건대학원을 모두 청라국제도시로 이전하겠다는 파격적인 계획을 제시하고, 모기업인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까지 나서 진에어 본사 송도국제도시 이전 등을 내세우며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자 선정에 도전했지만 서울아산병원에 밀려났다.

더구나 청라국제도시의 한 주민단체가 지난 11일 인천경제청을 방문해 ’대다수의 주민들은 청라의료복합타운에 서울아산병원 유치를 희망한다‘는 내용의 설문조사 결과를 전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체면을 구겼다.

 

인하대병원 전경.
인하대병원 전경.

의료계 일각에서는 인하대병원이 인천 원도심 한쪽 끝에 위치해 있어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인하대병원 위기론'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송도·청라국제도시 사이에 위치한 가천대길병원도 그동안 누려왔던 상급병원 수요 독과점 혜택을 잃으면서 환자유치가 예전같지 않을 것 이라는 게 의료계의 시각이다.

특히 개원 이후 지난 60년 간 인천 최대 병원으로 규모를 키우는 과정에서 불거졌던 의료사고 및 로비 비리 등으로 누적된 시민들의 인식이 긍정적이지 만은 않다는 점이 가천대길병원에게는 큰 부담이다.

가천대길병원은 청라의료복합단지 사업자 공모와 관련해 단지 내 의료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인하대-가천대-인천대 간 3자 양해각서(MOU) 체결을 통해 인하대병원을 간접 지원하기도 했다.

'빅5' 3개 병원의 개원으로 인천 의료계의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 국내 의료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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