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리움 없는데 관람객 올까?... 인천해양박물관, 착공 전부터 콘텐츠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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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리움 없는데 관람객 올까?... 인천해양박물관, 착공 전부터 콘텐츠 걱정
  • 윤종환 기자
  • 승인 2021.08.1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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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12일 주민설명회 열고 전시 콘텐츠 등 공개
주민들, 역사 부문에 편중된 전시 콘텐츠에 우려 제기
“아쿠아리움 등 체험공간 거의 없어 관람객 유인 어려울 것”
해수부 "박물관은 관광시설 아냐... 관광객 유치는 지역서 고민해야"
국립인천해양박물관 조감도
바다에서 바라본 국립인천해양박물관 조감도

9월 착공을 앞둔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의 전시 콘텐츠가 국립부산해양박물관에 비해 적은데다가 역사 부문에 편중돼 있어 관람객 유인이 부진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12일 오후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주민설명회를 열고 오는 9월 중순 착공에 들어가는 국립인천해양박물관 건설 추진사항 전반을 보고했다.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은 부산국립해양박물관에 이어 국책사업으로 건립되는 국내 두 번째 대규모 해양박물관이다. 중구 월미도 갑문 매립지 2만7,601㎡ 부지에 지상 4층, 연면적 1만7,318㎡ 규모로 건립된다. 준공 시점은 2023년 말이며, 전시 준비를 거쳐 2024년 상반기 중 개관하는 것이 목표다.

이날 해수부는 인천해양박물관의 전시 콘텐츠를 발표했는데, 주민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주민들은 전시 주제와 콘텐츠가 다양하지 못해 관람객 유인이 쉽지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았다.

해수부가 밝힌 전시 개요를 보면 △해양교류사 △해운항만 △해양문화 등 세 가지 주제의 상설전시가 박물관 2~3층 내 각 공간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그런데 대다수 전시 내용은 ‘역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해양교류사실에선 황해를 배경으로 한 해양 교류의 역사(선사시대~현대), 주요 사건 등을 시간 순으로 보여주고, 해운항만실에선 해운물류의 운송경로와 운송량, 항만과 해운의 변화상, 인천항의 미래 등을 소개한다. 또, 해양문화실 전시선 해양의 문화와 신앙, 어업인 및 부두노동자들의 삶, 과거 어촌의 모습과 변화상 등을 선보이겠단 것이 해수부 계획이다.

 

육지에서 바라본 국립인천해양박물관 조감도
육지에서 바라본 국립인천해양박물관조감도

해수부는 인천 해양의 역사와 문화를 종합적으로 전시해 하루 3천명, 매년 100만~120만명이 찾는 수도권 해양문화의 거점으로 조성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시민 다수는 “흥미가 없어 보인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 시민은 “전시 콘텐츠가 너무 역사 자료 위주로 편성돼 다소 지루한 느낌이 들고 관람객 방문도 부진할 것 같다”며 “국립해양박물관이라기 보다는 해양역사박물관이라고 불러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또 다른 시민도 “관광객이나 가족 단위 관람객, 어린이 고객 등을 유치하기 위해선 보다 흥미로운 체험 공간이나 생물 전시, 아쿠아리움 등이 필요치 않을까 한다”며 “지금으로선 이렇다 할 특색이 없어 보여 초중고 학생들의 학습 현장으로만 이용될 것 같다”는 의견을 남겼다.

이렇다 보니 지난 2012년 개관 이후 꾸준히 연평균 관광객 100만명선을 유지하고 있는 부산국립해양박물관과는 차이가 클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부산해양박물관의 경우 아쿠아리움뿐은 물론 각종 체험공간이 마련돼 있고, 바다와 관련된 설화서부터 렌더링 기술을 활용한 3차원 해저 탐험까지 보다 다양한 주제의 전시가 새로운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같은 시민 의견에 대해 해수부 이형기 학예연구관은 “부산국립해양박물관은 해양 관련 주제들이 총망라된 종합박물관 성격이고, 인천국립해양박물관은 주제를 보다 세밀화 한 박물관”이라고 답해 두 박물관 사이엔 어느정도의 차이가 존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많은 시민들이 박물관을 관광시설로 보는데, 박물관은 관광시설이라기 보단 해양문화를 보여주고, 교육을 통해 알려주고, 유물을 수집해 연구하는 기관”이라며 “박물관 관람객들이 인근 관광지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 관람객에게 어떤 관광상품을 보여줘야 할 것인지는 지역에서 고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월미도 국립인천해양박물관 9월 착공... 12일 주민설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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