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은 악평 쏟아져도 소신발언 이어가는 인천시의회 '미스터 쓴소리'
상태바
갖은 악평 쏟아져도 소신발언 이어가는 인천시의회 '미스터 쓴소리'
  • 윤종환 기자
  • 승인 2021.08.20 12: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천in이 만난 사람] 강원모 인천시의회 제1부의장
인천 현안 전반에 독설 수준 소신발언... 시민들 평가 호평, 악평으로 엇갈려
서울 회사원, 인천 아파트 동대표 거쳐 시의회 입성한 초선 부의장
“정치는 가장 경제적이고 현실적인 공공선 찾는 것... 내년 재선 도선”
강원모 인천시의회 제1부의장

초등학교 사회교과는 정치를 '사람들 사이의 의견 차이나 이해관계를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이라 정의하고 있다. 그러니 정치인이란 곧 갈등의 조율과 해결을 맡는 사람이 된다.

이같은 관점에서 지역 정치권을 바라볼 때 인천시의회 강원모 제1부의장은 꽤 특이하다. 그는 특유의 소신발언으로 시민들로부터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호평을 받기도, 갈등을 부추긴다는 악평을 받기도 하는 등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다. 

본디 서울 사람이던 그가 인천에 뿌리내리게 된 시점은 2007년이다. 앞서 중국 회사에 취직해 인천을 오갔던 것이 인연이 됐다.

이후 그는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동대표)을 거쳐 2010년 지방선거에 출마함으로써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2번 낙선한 뒤 2018년 민주당 후보로 선거에 나와 당선됐다. 초선 의원임에도 현재 제8대 인천시의회 후반기 제1부의장이란 중임을 맡고 있다.

 

제272회 인천광역시의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인천시의회 임시회 본회의 현장(자료사진)

강 부의장의 선거구는 남동구 제4선거구(구월2동, 간석2동, 간석3동)다. 그런데 그는 비단 지역구 현안뿐 아니라 인천지역 의제라면 어느 것이든 쓴소리를 쏟아낸다.

발언 수위도 상당하다. 최근 논란이 된 서울7호선 청라연장 사업비 부담 동의안에 대해선 “서울시가 청라 주민들을 볼모로 잡아 굴욕적인 동의를 요구하고 있다”고 했고, 송도국제도시 및 청라국제도시 소각장과 관련해서는 “왜 기존 소각장을 증설치 않고 소각장을 신설하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도 했다. 지역 주민들의 이해가 얽혀 쉽게 말할 수 없는 사안에도 이른바 소신발언을 하는 것이 그의 스타일이다.

강 부의장은 “지역 의제는 어느 한 동네만의 것이 아닌 인천 전체가 고민해야 할 사안”이라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은 보다 시각을 넓혀 인천 의제 전반을 다루고, 내 지역구 외 다른 지역 시민들의 의견까지 수렴해 가장 경제적이고 현실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사회와 집단에선 갈등과 다툼이 생겨요. 그런데 보통 문제의 본질, 즉 쟁점이 혼재된 채 다투는 경우가 많죠. 시의원의 역할은 이 쟁점을 바로세워서 토론과 논의의 장으로 이끌어내는 것. 그리고 집단지성을 통해 합리적 대안을 찾는 것이 아닌가 해요. 이 과정을 거쳐 공공선을 찾는 것이 정치라고 할 수 있겠죠”

 

강원모 시의원이 지난 3월 인천시 공무원들이 뽑은 베스트 시의원에 선정돼 상패를 받았다.

이러한 정치관 탓인지 강 부의장에 대한 인천시민들의 평가는 극명히 엇갈린다. 그는 인천YMCA가 선정한 우수 시의원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고, 최근엔 인천시청 공무원들이 뽑은 베스트 시의원에 선정되기도 했으나 한편에서는 ‘악평’ 세례를 받고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 그는 “몇 년 전 송도국제도시 화물차주차장 건과 관련해선 주민 수천여명의 출당 요구 서명까지 받아 봤어요”라며 씁쓸히 웃는다.

악평은 주로 송도·청라 등 신도시 주민들에게서 나온다. 강 부의장이 지역 주민들의 바람과 반대되는 목소리를 자주 낸 데다가 지역 커뮤니티를 ‘카페권력’이라 칭하며 직접 비판키도 한 탓이다.

강 부의장은 “공공선을 추구하는 것이 정치인데, 지역 압력단체는 내 지역 외의 목소리를 듣지 않아요. 찬반 의견이 함께 나와야 하는데 어느 한편에 서서 떠드는 사람들만 있고, 지역 의원들까지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 고민이 많죠”라고 아쉬움을 나타낸다.

일각에선 강 부의장이 공공선·합리성 등에 치우쳐 지역 주민들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그래도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말로 정당한 비판과 요청이라면 토론과 논의를 이어가야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일일이 반응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라는 것이 그의 담담한 대답이다.

 

강 부의장은 정치권에 입문한 것은 어떤 사명감 때문은 아니라고 했다. 자신이 존경하던 故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이후 ‘뭐라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이 계기가 됐다.

“저는 이웃들과도 담 쌓고 지내던 사람이었어요.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이후 문득 공동체 활동을 해봐야겠단 생각이 들어 동대표 선거에 나서게 됐고, 돌발적인 도전 차원에서 지방선거에도 출마하게 된 거죠”

강 부의장은 동대표로 활동할 동안 갈등의 조율과 해결 등 제 역할을 꽤 잘 수행했다고 술회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뒤돌아보면 토론보단 다툼이 잦았고, 이에 ‘우리 사회에 기초적인 정치 역량이 제고되지 못했구나’라고 느꼈다고 했다.

그가 지방선거에 출마하게 된 계기엔 이러한 측면도 있었다. 적어도 그는 갈등 과정에서 쟁점을 바로세우는 것엔 자신이 있었고, 의원으로서 무슨 일을 해야 할 지 알고 있었다고 한다.

“거리를 걷다 보면 저를 알아보고 응원해주시는 시민분들이 계신데 그 응원 한 마디에 보상을 받는 느낌이 듭니다. 그렇기에 내년 지방선거 출마(재선)를 위해 노력할 계획입니다.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웃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