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찾아 책방 여행을 다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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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찾아 책방 여행을 다닐까?
  • 신안나
  • 승인 2021.08.27 0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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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책방, 그 너머의 기록]
(70) 신안나 / '바람숲' 책방지기

 

 

책방 여행자를 만나며..

여름휴가와 방학을 보내며 바람숲은 다른 때보다 분주하고 뜨거운 여름을 보냈다. 방문자들을 맞이하고, 불편사항은 없는지 살피고, 좋은 책을 찾아 주문하고, 북스테이 손님을 위한 식사를 준비하고, 그들이 떠난 흔적을 정리하며 매일같이 땀을 흠뻑 흘려야 했다. 더위 속에 지치는 날도 많았지만 많은 여행자들이 강화도의 이 구석까지 찾아오는 것에 신바람이 났고, 감사한 마음과 함께 다행스럽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책방을 지키느라 정작 책방 여행이 쉽지 않은 신세인데, 올 여름엔 책방 여행자들을 통해 다른 책방 소식을 알게 되고, 새로 생겨난 북스테이 공간에 대한 이야기도 전해 들으며 그들처럼 책방 여행을 떠나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그들을 통해 독특한 테마로 개성 넘치는 책방들이 많아지면서 책방 여행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무엇을 찾아 책방 여행을 다닐까?

굽이굽이 좁은 외길을 따라 바람숲까지 먼 길을 찾아온 사람들, 심지어 한여름 땡볕에 버스에서 내린 후 1.5km를 걸어 찾아온 여행자들을 보면 그들은 무엇을 찾아 책방 여행을 다니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우리 공간에서 사람들의 시선이 한참 머물고 밝은 표정을 짓게 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환경을 생각해 플라스틱 빨대 대신 사용하는 대나무 빨대라든지, 마당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는 작은 청개구리, 책장 위에 얹어져 있는 작은 손가락 인형들, 창문으로 들어온 햇살 한줌 같이 사소하고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따뜻함이 느껴지는 것들이다. 그런걸 보면 그들이 찾고 있는 것이 반짝이는 화려함이나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세련되고 멋지고 특이한 무엇인가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작은 책방에서 얻는 위로와 쉼

내가 바람숲에서 만난 여행자들이 찾고 있는 것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 삶의 온기, 느슨한 여백 같은 것이었다. 처음 보는 책방 지기에게 용기를 내 말을 걸어오는 여행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어떻게 이곳에서 도서관과 책방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어떤 인연으로 운영자들이 함께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요즘 현대인들은 타인에게 관심이 없고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하다고들 하지만 그들이 찾는 건 사람들 속에 있었다. 주인장의 삶의 온기가 구석구석에서 전해지는 작은 책방에서 자기 삶의 온도와 속도를 느끼며 본인이 가야할 방향을 찾고, 그 속에서 위로와 쉼을 얻는 게 아닐까?

 

 

여행자를 맞이하는 책방지기는...

책방 여행자들을 맞이하는 책방지기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내가 책방 여행자라면 처음 책방에 들어설 때 어떤 느낌이면 좋을까? 호들갑스럽게 방문자를 맞이하지 않고 약간은 무심한 듯 보이지만 웃어주면 좋겠다. 베스트셀러가 아닌, 주인장의 취향에 따라 선별된 책이 한 눈에 들어오면 좋을 것 같다. 그 이상 또 뭐가 필요할까?.... 작은 책방을 찾아주고 아껴주는 사람들이 있어 이 공간이 살아 숨 쉬고 있음을 기억하며 좀 더 겸손하고 따뜻한 책방지기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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