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렬한 사랑도 30개월, 진정한 행복의 조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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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렬한 사랑도 30개월, 진정한 행복의 조건은...
  • 안태엽
  • 승인 2021.09.07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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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안태엽 / 자기고가

 

미국의 최대 부자 (richest) 1.000 명을 대상으로 갖고 싶은 것과 사고 싶은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USA Today가 여론조사를 벌인 적이 있었다. 이상하게도 미국의 최고 부자들은 가격표가 붙어있지 않은 다음과 같은 것들에 최고의 돈을 지불하고도 사겠다고 했다.

첫 번째 ‘A Place in Heaven’, 천국의 한자리였다. 천국행 티켓을 살 수만 있다면 어떠한 대가를 지불해서라도 사겠다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것과 살 수 없는 것이 있듯이 천국을 돈으로 살 수 있다면 부자들은 다 샀을 것이다.

두 번째 ‘True Love’, 진정한 사랑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이들은 친구 간의 우정과 부모에 대한 사랑, 이성적인 사랑을 비롯해, 하고 싶은 것은 다 해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마음에 채워지지 않는 갈증을 해소할 진정한 사랑을 경험해보고 싶어 했다.

혹시 비가 오는 날 이유 없이 웃으며 뛰어다니는 사람을 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이런 사람의 뇌를 검사하였더니 마음을 즐겁게 해주는 세로토닌이라는 성분이 다른 사람보다 많이 분비되는 것을 뇌 과학자들이 발견했다. 감성적으로 어떤 자극이 오면 감동이 되어 이 성분이 분비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도 30개월 정도이지 더 이상은 분비되지 않는다고 한다.

첫사랑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많은 양의 세로토닌 성분이 나와 열렬히 사랑을 하게 된다. 이러한 사랑도 30개월 정도만 유지되고 이후에는 또 다시 외로움을 느끼며 만족 없이 살아가게 된다. 갖고자 하는 것을 얻는다 할지라도 얼마 후면 그 좋았던 감정이 사라지고 또 다른 것을 흠모하며 만족 없이 산다. 승진의 기쁨도, 명품의 장식도, 소울 메이트(영혼의 친구)라고 확신했던 그와의 결혼도 처음 만났을 때의 설렘은 소멸한다. 성취하는 순간 기쁨은 있어도 그 즐거움을 지속적으로 느낄 수 없다는 것이 치명적인 인간의 한계인 것 같다.

세 번째 ‘Great Intellect’, 지성, 위대한 지식을 갖고 싶어 한다. 이들은 초부유층이니 학문이나 권력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많은 학문을 통해 갈증을 해소하지 못하고 오히려 지식에 대한 목마름을 더 느끼며 살아간다.

스티브 잡스는 스마트폰을 개발하여 세계적인 부자가 되었다. 그런 그가 57세로 세상을 떠나기 전 중환자실에서 “나는 비즈니스 세상에서 성공의 끝을 보았다. 타인에 눈에는 내 인생이 성공의 상징이다. 하지만 일터를 떠나면 내 삶에 즐거움은 많지 않다. 사회적 인정과 부는 닥쳐올 죽음 앞에서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삶을 유지할 만큼 돈을 가졌다면 그 이후에는 ‘부와 상관없는’ 것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큰 부자들이 신의 선택을 입었다면, 톨스토이와 같이 타인을 위한 뜻깊은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큰 재력가가 된 것도 혼자만의 능력으로 되었다기보다는 시대를 잘 만나 경제 성장기에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세상에는 돈이나 명예 보다 더 소중한 것들이 많이 있으며, 가진 것이 적어도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이 많다. 행복은 아주 사소한 것으로부터 오며 아주 작은 일에 울고 웃을 수 있는 사람이 인생을 더 풍요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배운다.

어쩌면 행복과 만족은 단순한 현상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그 단순성을 외면하고 성공만을 위해 열심히 돈을 벌고 출세하는 데 인생을 바친다. 돈과 명예가 더 이상 행복을 줄 수 없다. 물질은 일상의 불편함과 고통을 줄이는데 효력은 있지만 영혼의 결핍을 벗어나는 데는 오히려 방해가 된다. 그래서 행복에 관해서는 흐릿하며 막연하게 생각한다.

많은 심리학자들은 진정한 행복의 원천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사람이고 인생의 자원이라 말한다. 물론 고통도 사람에게서 오지만 기쁨과 치유도, 갈구하는 모든 것이 사람을 통해 오며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원하는 것도 ‘신’은 사람을 통해서 오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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