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분야에서 사회적기업의 출현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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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분야에서 사회적기업의 출현을 기대하며
  • 강원모
  • 승인 2021.09.08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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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 칼럼] 강원모 / 인천시의회 부의장, 사회적경제활성화 인천네트워크 운영위원
'사회적경제활성화인천네트워크'와 인천in이 이달부터 '사회적경제 컬럼'을 연재합니다. 사회적경제활성화 인천네트워크는 사회적경제 조직과 행정·기업·시민사회 등 유관단체들이 파트너쉽에 기반하여 구성됐습니다. 사회·경제적 문제의 해결과 사회적경제 조직의 자립과 발전을 위한 생태계를 조성해 더불어 잘 사는 사회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필진은 사회적경제활성화 인천네트워크 구성원들이 참여합니다.

 

저에게 사회적 기업이란 ‘사회적 문제를 기업의 운영 원리를 통하여 해결하는 조직’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간혹 사회적 기업을 일자리 사업을 위한 회사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입니다. 그런 인식이 사회적 기업의 양적 질적 확대를 가로막고 있습니다. 사회적 기업의 필요조건은 사회적 문제이며 사회적 문제가 없다면 사회적 기업도 필요치 않을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기업의 출현이 꼭 필요한 상황입니다. 왜냐하면 환경 문제에 대한 행정의 낭비가 너무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인천시의원 활동을 경험하면서 가장 낭비가 심한 행정을 하나 꼽으라면 저는 주택가에서 나오는 재활용 수거 사업이라고 대답합니다. 각 지역에서 나오는 재활용품을 한 곳에 모아 재분류하는 사업인데, 사업장을 처음 가보았을 때 이곳에 모이는 재활용품의 상태가 거의 쓰레기라는 사실에 무척 놀랬습니다. 재활용품이 종류별로 들어오고 있지도 않을 뿐더러 오염 또한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이 쓰레기(?)를 다시 컨베이어를 통해 수작업으로 분류하는 장면을 목격하면서 이런 무의미한 일에 시민의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니 너무 어이가 없었습니다. 차라리 모두 소각장으로 보내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업장 측에서 추정하는 재활용율 60%를 전부 인정한다 해도 나머지 40%는 다시 소각장으로 가야합니다. 결국 한 번에 소각장으로 가야 할 쓰레기를 멀리 모셔야 작업자의 노동까지 더한 다음에 소각장으로 보내진다니 얼마나 많은 예산이 낭비되고 있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분류를 마친 재활용품도 상태가 너무 안 좋아 제 값을 받고 팔기조차 어렵습니다.

 

재활용 선별장
재활용 선별장

 

이처럼 정부에서 하는 사업은 대체로 편익 분석에 소홀합니다. 행정에서 제일 중요시하는 것은 예산을 세우는 것이지 그 예산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집행되고 어떻게 성과가 나오는지에 대해 관심이 없습니다. 위 사례에서처럼 재활용품 처리 예산을 세우고 그 예산대로 집행만 하면 문서상으로는 아무런 하자 없는 사업이 되는 것입니다. 현장을 방문하지 않았다면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 수조차 없습니다. 그런데 만일 일반 기업에서 저런 일이 벌어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당장 어떤 조치라도 나왔을 것이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했을 겁니다. 왜냐하면 기업은 편익을 최우선 가치로 삼기 때문입니다.

우리 행정에 이런 기업가적인 자극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행정 조직의 특성상 절대로 스스로 개선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재활용품 처리사업만 해도 문제 제기한지 벌써 3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사업의 기본 형태는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게 스스로 바뀌지 않는다면 이제 외부로부터의 변화를 도모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사회적 기업의 출현이 필요한 까닭입니다. 비효율과 낭비에 대한 문제의식,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업가 정신이 결합해야 합니다.

환경 분야의 사회적 기업이 나타나기 위한 첫 번째 발걸음은 행정의 자기 고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출발점입니다. 어떤 비능률이 존재하는지 알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모색을 사회에 선언해야 합니다. 사실 환경 분야는 그 프로세스가 방대하고 작업 환경이 외부에 제대로 공개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업의 내용을 파악하는 것부터 어떤 낭비 요인이 있는지 알기조차 어렵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비능률을 해결하기 위한 비능률이 더해져서 차마 공개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 인천은 환경특별시를 선언했습니다. 실상을 외부에 제대로 알리고 사회적 기업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하는 모습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환경특별시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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