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차이를 드러내고 인정하는 공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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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차이를 드러내고 인정하는 공간이죠"
  • 이혜정
  • 승인 2011.07.06 23:3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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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in이 만난 사람] 유해숙 마중물연구소 이사장

취재 : 이혜정 기자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행복을 누리는 사회, 그런 사회는 시민들이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한 사회 속에서 개인들이 당당한 권리의 주체로서 차이를 드러낼 수 있는 토론의 장, 소통의 장을 통해 풍요로운 공동체에서 살아갈 수 있길 바랍니다." - 유해숙 (사)마중물연구소 이사장 -

지역 사회복지계 전문가로 통하는 유해숙 교수의 오랜 꿈이 현실로 됐다. 그는 사회복지계에서 여성, 남성, 아동, 노인, 장애인, 노동자 등 다양한 사람들을 현장에서 만나면서 차이를 존중하는 삶 속에서 인간이 최소한 누려야 하는 기본권(minimum standard)을 보장하는 사회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많은 고민을 했다. 또 다각적인 사회적 모순을 개인이 떠안고 지쳐가는 현장 활동가들 모습을 보면서 걱정하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공동의 사회적 모순과 고민들을 함께 공유하면서 풀어갈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서로 차이를 드러내고 이해할 수 있을까? 그의 답은 마중물연구소였다. 지난 2009년 몇몇 뜻을 같이하던 사람들과 모여 정기 학술세미나를 열기 시작해 오늘의 (사)마중물연구소가 탄생(6월 14일 남동구 구월3동 1347에서 개소)했다.

"이곳은 어느 누구 소유도 아닌 사회적 공간입니다. 소통의 공간이죠. 연구소라고 하면 거창해 보이지만 박사와 교수들만의 공간이 아닌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마중물 카페'입니다. 옛날 카페는 지식인들이 서로 생각을 나누었던 공간으로, 사람들이 그 안에서 고민을 나누고 토론하고 학습했지요. 여기서도 자신의 성찰을 통해 삶을 풍성하게 하는 단초로 삼을 수 있습니다."

사회 속에서 차이를 인정하고 사람들과 소통을 해야만 개인이 풍성해지고 사회가 풍요로워진다는 얘기다. 그는 자각한 시민들이 삶에 미치는 모든 걸 의식하고 관여하고 참여해 시민들이 원하는 지역공동체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마중물연구소는 지역사회 주민들과 함께 차이가 편안히 드러나는 토론공동체, 사회적 권리를 위한 정책공동체, 자각한 시민을 위한 교육공동체를 지향한다.

유 이시장은 "손은 마주 잡고 발은 다르게 맞추자"라고 한다. "각자 차이가 드러나는 사람들이 토론을 통해 성찰하고 학습하면서 각자 공간에서 마중물이 돼 지역공동체를 설계하는 걸 의미한다"라고 그는 재차 강조한다.


마중물연구소는 지역공동체 형성을 위해 마중물 세미나, 이슈잡기, 영화와 정책이 어우러지는 마중물광장, 마중물 책읽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달 사단법인으로 새롭게 단장한 마중물연구소는 자각하는 시민들을 양성하기 위한 '시민교육전문가 아카데미', 대안적 사회정책을 생산하는 정책연구소와 시민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시민대학 등 지역공동체 만들기에 '마중물'이 될 시민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유 이시장은 "각자 자신들의 조직과 현장에 변화와 희망을 바라는 이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 의견을 나누고 현장에 돌아갔을 때, 그 조직과 현장이 더욱 풍성해지면 사회 또한 풍요로워진다"면서 "다각적인 사회적 모순과 고민을 혼자서 떠안고 있었던 이들이 각자 차이를 드러내며 하나씩 짐을 풀어놓는 걸 보았을 때 '마중물'의 희망을 보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곳은 시민들이 만들어가는 토론장으로 자유로운 시민공동의 놀이터 공간"이라며 "모든 시민들이 자유롭게 차이를 드러내고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개인들이 지역의 마중물로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라고 다짐했다.

한 가지 욕심이 있다면, 장애인들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가는 것이다. 새롭게 단장한 마중물연구소에는 엘리베이터 설치되어 있지 않아 중증장애인이나 휠체어 장애인 등이 이용하기에 어렵기 때문이다.

유 이사장은 "차이가 드러나는 공동체를 우선으로 여기는 마중물연구소에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없다는 것 때문에 마음 한 구석이 찜찜하고 미안하다"면서 "단기적 소원이 있다면 그들도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마중물' 공간으로 가는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차별 없이 차이를 인정하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유해숙 이사장의 고민은 끝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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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상진 2011-09-28 14:02:45
마중물 인천의 자랑입니다. 마중물과 함께 시민의식도 성숙하길 바랍니다.

김지웅 2011-06-29 09:29:55
인천에 마중물이 있어서 행복합니다.

ㄷㄷㄷ 2011-06-29 08:13:28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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