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마켓 조병창 병원, 철거 시 복원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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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마켓 조병창 병원, 철거 시 복원 불가”
  • 윤종환 기자
  • 승인 2021.09.1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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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대 이상의 교수, ‘인천역사통신’ 가을호에 글 발표
"유류오염 맹독성 아니고 제거 매우 힘들지 않아... 중요한 것은 보존 의지”
부평 캠프마켓 내 인천 조병창 병원 건물과 중앙 현관의 흔적
부평 캠프마켓 내 인천 조병창 병원 건물과 중앙 현관의 흔적

“우리 근대사와 현대사의 상징적 공간(시설)을 철거키로 결정하고, 그 철거를 위한 기록화를 진행하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일제의 인천육군조병창을 거쳐 애스컴시티(미군수지원사령부)로 이어진 ‘부평 캠프마켓(미군기지)’을 두고 이상의 인천대 교수가 내린 진단이다. 한국 근대사, 그 중에서도 일제강점기 조병창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온 그는 캠프마켓 활용 방향을 논하는 시민참여위원회의 위원이기도 하다.

그는 인천문화재단이 최근 발행한 ‘인천역사통신’ 가을호(통권 30호)에 실린 '역사칼럼'을 통해 “캠프마켓 내 시설들을 보존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인천조병창은 조선인 강제동원과 아동노동, 물자동원으로 대표되는 수많은 인권유린의 아픈 역사, 그리고 그 과정서 조선인들이 벌였던 저항의 역사를 함께 보여주는 대표적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의 흔적들이 아로새겨져 있는 옛 조병창 시설들을 잘 보존해 이곳이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역사·문화적 의미가 큰 공간이 되게끔 해야 한다는 것이 그가 말한 주장의 요지다.

이 교수는 최근 철거 여부를 두고 사회적 논란이 일고 있는 조병창 병원건물(1780호 건물)에 대한 소견도 같은 맥락에서 풀어놨다.

그는 “1780호 건물은 조병창에서 강제노동과 아동노동이 행해졌고, 수많은 산업재해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생생한 현장이자 네거티브 헤리티지(Negative Heritage, 부정적 역사를 보여주는 유물)”이라며 “우리가 더 이상 그러한 유산을 만들어 내면 안된다는 전 세계인의 공감대를 만들고, 일본의 반성을 촉구하기 위해서라도 이 시설은 보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건물 지하에도 유류오염이 존재해 정화과정이 필요하고 그 중요성은 대단히 크단 걸 안다”며 “다만 유류오염은 맹독성 오염 물질도, 제거가 매우 힘든 것도 아니기 때문에 문화유적 존치에 최우선 가치를 둔다면 철거가 아닌 새로운 대안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이 공간이 담고 있는 역사적·상징적 의미를 파악하고 기릴 의지가 있는가 하는 것”이라며 "벽돌건물은 일단 철거하면 복원이 불가능하고 다시 짓는다 해도 비슷한 형태로 재현하는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조병창 건물에 대해 "아직은 그 내부에 대한 조사가 제대로 진행된 적이 없으며, 지하에있던 많은 시설 역시 전혀 조사되지 않았다"며 제대로 된 조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강제동원과 저항의 대표적 현장인 조병창 구역을 잘 보존한다면, 국내의 독보적인 역사적, 문화적 의미를 가진 공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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