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산보전운동본부', 제2차 시민행동 나서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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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산보전운동본부', 제2차 시민행동 나서기로
  • 김영빈 기자
  • 승인 2021.10.03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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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대표단과 집행위원단 전체회의 결의, 11월 중 구체적 계획 수립
인천시에 조속한 시민공원 조성, 롯데 일가에 부지 기부 등 동참 촉구
"골프장 저지했지만 대부분 사유지인 계양산 개발 시도는 현재 진행형"
계양산보전운동본부의 제1차 시민행동 활동 모습(사진제공=운동본부)
계양산보전운동본부의 제1차 시민행동 활동 모습(사진제공=운동본부)

‘계양산 보전을 위한 한평사기 운동본부’(이하 계양산보전운동본부)가 제2차 시민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계양산보전운동본부는 지난 1일 공동대표단, 집행위원단 전체회의를 열어 계양산 보전을 위한 제2차 시민운동 돌입을 결의했다고 3일 밝혔다.

계양산보전운동본부는 인천시에는 조속한 시민공원 조성을, 롯데에는 토지 기부 등 계양산 보호 동참을 각각 촉구키로 했으며 시민사회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11월 중 구체적인 제2차 시민행동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전체회의에는 20명의 공동대표 중 노인자 인천YWCA 회장, 박종위 전 계양경찰서장, 박창화 인천대 명예교수, 박희룡 전 계양구청장, 이세영 전 계양의제21실천협의회 상임회장 등이, 16명의 집행위원 중 김자영 인천YWCA 사무총장, 이준모 해인교회 목사, 정연수 효성중앙교회 목사, 최문영 인천YMCA 사무처장 등이 참석했다.

지난 2011년 출범한 계양산보전운동본부는 골프장 등 각종 개발사업으로부터 계양산을 지키기 위해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의 일환으로 시민기금을 조성하고 계양산의 일부라도 매입하자는 취지로 결성됐으며 그동안 계양산 진산제, 산행, 콘서트, 저금통 배포 등을 통해 6,200만원을 모았다.

내셔널트러스트는 시민들의 자발적 모금·기부·증여 등을 통해 보전가치가 높은 자연이나 문화유산을 사들여 영구 보전하자는 시민운동이다.

롯데그룹 일가의 계양산 소유 현황
롯데그룹 일가의 계양산 소유 현황

계양산은 전체 면적이 495만㎡로 롯데 일가가 166만여㎡를 소유하고 있는 가운데 故 신격호 회장의 땅 62만여㎡를 포함한 71만7,000㎡가 지난 2007년 ‘제2차 수도권 광역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관리계획(2007~2011년)’에 반영되고 2009년 10월 인천시 도시관리계획에 의해 체육시설(골프장)로 결정됐다.

이에 반발한 인천지역 45개 시민단체는 ‘계양산골프장 저지 인천시민위원회’를 구성하고 ‘100일 릴레이 단식농성’, ‘계양산 나무 위 고공농성’ 등 강력한 반대투쟁에 나섰고 신 회장 땅의 불법형질변경(독극물 주입 등에 의한 고의적인 나무 고사)과 입목조사서 허위 작성 등을 폭로해 사회적 문제로 확산됐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계양산골프장 철회를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된 송영길 인천시장은 2011년 6월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계양산골프장 폐지를 의결하고 2012년 4월 법적 효력이 발생하는 결정고시를 냈다.

시는 계양산골프장 폐지 결정고시 직전인 2012년 1월에는 계양산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겠다며 친환경 종합정비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계양산 북사면 290만9,371㎡는 ▲휴양림 204만1,784㎡ ▲수목원 52만5,662㎡ ▲산림휴양공원 20만7,150㎡▲역사공원 6만9,273㎡ ▲유스호스텔 6만5,502㎡의 토지이용계획이 ‘2025년 인천시도시기본계획’에 반영됐다.

하지만 법적 효력을 갖는 실행계획인 도시관리계획(도시계획시설인 공원 결정 등) 수립을 위해 2013년 발주한 용역에는 산림휴양공원(20만7,150㎡에서 31만5,000㎡로 확대)과 역사공원(6만9,273㎡) 2곳만 포함됐고 그나마 산림휴양공원은 롯데건설 등이 제기한 행정소송으로 인해 용역이 중단됐다가 2014년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못하고 흐지부지 끝났다.

현재 계양산 산림휴양공원(31만5,000㎡)은 기본방향을 제시하는 ‘2030 인천도시기본계획’과 ‘2030 인천공원녹지기본계획’에 들어 있을 뿐 실행계획인 ‘도시관리계획’은 수립되지 않은 상태다.

한편 롯데 측이 2013년 2월 제기한 ‘도시관리계획(체육시설:계양산골프장) 폐지 결정 취소청구 소송’은 1심(인천지법)과 2심(서울고등법원) 모두 기각했음에도 3심(대법원)까지 간 끝에 2018년 10월 12일 최종 기각 결정에 따라 인천시의 승소로 마무리됐다.

이후 지난해 8월에는 시가 6월에 열린 현안점검회의에서 계양산 롯데수목원 유치를 논의했다는 사실을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가 공개해 논란이 일었다.

계양산 롯데 수목원 기본계획(자료제공=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계양산 롯데 수목원 기본계획(자료제공=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작성자는 확실치 않지만 ‘계양산 수목원 기본계획(안)’은 2013년 개원한 곤지암 화담숲(총 135만㎡ 중 수목원 16만㎡, 기타 관광시설 119만㎡)을 모델로 롯데 일가 소유의 계양산 토지 전체 166만7,000㎡에 수목원, 주차장, 휴게음식점, 임산물판매시설 등을 도입하는 내용이 담겼다.

계양산골프장 건설 저지에 나섰던 인천시민단체들은 시민들이 지켜냈고 시가 시민 품으로 돌려주겠다고 약속했던 계양산을 재벌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들어 강력하게 반발했다.

계양산 수목원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으나 공원 조성을 서두르지 않으면 사유지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다시 부상할 수 있다는 것이 환경단체들의 지적이다.

시는 인천녹색연합 등의 요구에 따라 지난 6월 ‘계양산 보호 실태조사 용역’에 착수했으며 내년 6월 끝나는데 계양산 산림휴양공원 등을 조성하기 위한 도시관리계획 수립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골프장 건설은 저지했지만 수목원 유치 검토에서 보듯 대부분이 사유지인 계양산 개발 시도는 현재 진행형”이라며 “계양산 보전을 위한 2차 시민행동은 인천시에 공원 조성을 서두를 것을, 롯데 일가에는 토지 기부 등 계양산 보전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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