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몽수지』 - 소남이 필사하여 인천 어린이들을 가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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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몽수지』 - 소남이 필사하여 인천 어린이들을 가르치다
  • 허경진
  • 승인 2021.10.05 08:20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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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부르는 소남 윤동규]
(18) 어린 제자들의 인생공부를 시작하게 한 소남 서당

 

[인천in]은 잊혀진 인천의 실학자 소남 윤동규의 삶과 업적을 총체적으로 조명하는 특집기사를 기획해 격주로 연재합니다. 특집 기획기사는 허경진 연세대 명예교수와 송성섭 박사(동양철학)가 집필합니다. 

 

서당에서 처음 『천자문』을 외운 뒤에 배우는 책이 바로 『동몽수지(童蒙須知)』이다. “어린이들이 꼭 알아야 할 책”이라는 뜻이다. 유교서적 가운데 『논어』, 『맹자』, 『대학』, 『중용』이 널리 알려졌지만, 가장 많이 배웠던 책은 『천자문』이나 『동몽선습』, 『동몽수지』이고, 그 다음이 『소학』이다. 상급과정으로 올라갈수록 진학자가 당연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책이름만 놓고 본다면 『천자문』은 유치원, 『동몽수지』와 『소학』은 초등학교, 『논어』 『맹자』는 중고등학교, 『대학』은 대학 교과서인 셈이다.

『천자문』은 천 개의 한자를 배우는 책인데, 글자만 많이 안다고 사람답게 살 수는 없다. “어릴 적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는 것처럼, 초등학교를 다니면서 여러 가지 좋은 습관을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몽수지』는 어른에게 인사하기,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 남들이 물어보면 또박또박 대답하기, 깨끗하게 옷 입기, 이런 생활 습관들을 가르치는 책이다.

『동의보감』에서는 어린아이를 나이에 따라 세 가지로 구분하였다. 처음 태어나 얼마 되지 않은 아이는 영아[初生曰嬰兒], 3세는 소아[三歲曰小兒], 10세는 동자[十歲曰童子]라고 하였으니, 동자는 어린아이 가운데 비교적 어른인 셈이다.

향교에 공부하러 다니는 학생을 교생(校生)이라고 불렀는데, 8-10세 정도의 어린이들은 동몽(童蒙)이라고 불렀으며, 교생 정원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서울의 사부 학당에는 이들을 가르치는 동몽교관(종9품)이 있었다. 『동몽수지』는 초등학교 3-4학년 어린이들이 배우기에 적당한 책이다.

로버트 풀검이라는 미국 작가가 30년 전에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는 책을 써서 세계적으로 많이 팔렸다. 우리나라 선조들은 서당에서 『천자문』과 『동몽수지』를 배우고 나서,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서당에서 배웠다”고 말했을 것이다. 과거시험을 치지 않을 일반인들은 더 이상 공부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동몽수지보다 더 좋은 책이 없다”고 칭찬한 중종

조선시대에는 임금도 날마다 공부했다. 어느날 이약빙이라는 학자가 중종에게 강의하다가 이렇게 말했다. “경상도 관찰사 김안국이 『동몽수지』라는 책을 찍었는데, 어린이가 할 일을 뽑아서 만든 것입니다. 음식이라든가 옷같이 날마다 생활하는 일이 모두 써 있으니, 이 책으로 원자(왕세자)를 가르치면 좋겠습니다.” 그러자 중종이 이렇게 말했다. “이 책에는 사람이 평생 배우고 행할 이야기들이 들어 있다. 이 책보다 더 좋은 책은 없다. 『동몽수지』는 어린이들이 꼭 배워야 할 책이다.”

공자의 말을 기록한 『논어』나 맹자의 말을 기록한 『맹자』는 어린이들이 배우기에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송나라 때에 주희(朱熹)가 제자 임용중과 함께 어린이들이 배우기 쉽게 『동몽수지』라는 책을 썼다. 주희의 제자인 유자징은 중학생 수준의 학생들이 배워야 할 『소학(小學)』이라는 책을 썼다.

『소학』이라는 제목을 들으면 초등학생 어린이들이 배워야 할 것 같지만, 옛날 사람의 이름이나 역사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생각보다 어려웠다. 그러나 『동몽수지』는 어린이 눈높이에서 공부하는 방법을 설명한 책이기 때문에 쉽다. 『천자문』을 배울 때에는 날마다 “하늘 천, 따 지” 하면서 따분하게 글자만 몇 자씩 배웠는데, 『동몽수지』에는 자기들같은 어린이의 이야기가 나오니까 실감나게 배웠다.

송나라 때에는 여기 저기에 서당들이 많이 생겼는데, 공부하는 방법이나 규칙을 설명한 학규(學規)를 날마다 외웠다. 소리를 내서 크게 읽다가 보면 저절로 외워지고, 외우기만 한 것이 아니라 책에 쓰인 대로 습관이 들었다. 『동몽선습』에는 목차에 오륜(五倫)이 차례로 나와서 다 가르쳤지만, 『동몽수지』에는 군신유의(君臣有義), 부부유별(夫婦有別) 설명이 없다. 어린이들의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남들이 하지 않는 방법으로 공부에 도전했던 소남 윤동규

소남 윤동규는 어린 시절에 치열하게 공부하였다. 남들은 『천자문』을 “날 일(日), 달 월(月), 찰 영(盈), 기울 측(昃)”, “찰 한(寒), 올 래(來), 더울 서(暑), 갈 왕(往)” 순서로 외웠는데, 그와 가장 친했던 후배 순암 안정복이 그의 행장을 지으면서 이렇게 썼다. “(윤동규는) 겨우 말을 배울 무렵에 주흥사가 지은 『천자문(千字文)』을 배웠다. 세로로 외울 때에도, 가로로 외울 때에도, 한 글자도 틀리지 않았다.”

요즘은 책을 가로로 쓰지만. 옛날에는 세로로 썼다. 그러니까 『천자문』은 세로로 읽어야 뜻이 통한다. “해와 달은 찼다가 기운다”, “추위가 오면 더위가 간다.” 줄거리가 있으니까 외우기도 쉽다. 그런데 『천자문』을 요즘 책처럼 가로로 읽어보면 문장이 안 된다. “날 일(日), 별 진(辰), 추울 한(寒), 가을 추(秋)”라는 네 개의 글자를 읽을 수는 있지만, 줄거리가 없으니까 외워지지가 않는다. 그런데 윤동규는 남들이 하지 않는 방법으로 공부에 도전했다.

 

동몽수지를 직접 써서 인천 어린이들을 가르쳤던 윤동규

조선시대에는 16세가 된 남자에게 호패를 만들어 주었다. 삼백년 전에 만들어진 윤동규의 호패에는 “윤동규, 서부, 을해생, 서학생”이라는 네 가지 정보가 적혀 있다. “서부 동네에 살고, 1695년에 태어났으며, 서학이라는 학교에 다니는 학생 윤동규”라는 뜻이다. 윤동규는 공부가 너무 좋아서 과거시험도 보지 않고 평생 책만 읽다보니 환갑이 넘은 뒤에도 학생으로 살았다.

소남 윤동규의 도림동 서재에는 인천 어린이 뿐만 아니라 광주에 살던 순암 안정복의 아들까지도 도림동에 장가들어 글을 배웠다. 성호 선생의 아들 이맹휴가 윤동규를 처음 보고는 안정복에게 이렇게 말했다.

“소남 선생의 첫 인상이 비가 그친 뒤에 맑게 개인 하늘 같고, 밝은 달빛 같다.” 얼굴이 그렇게 생겼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마음이 맑은 사람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소남의 서당은 날마다 봄바람이 부는 것처럼 따뜻해서, 어린이들이 모두 아버지처럼 소남을 따랐다. 친구들끼리 서로 도와주고, 모르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소남이 『동몽수지』를 직접 써서 어린 제자들의 인생공부를 시작하게 해주었다.

 

소남 윤동규가 직접 필사하여 가르친 동몽수지
소남 윤동규가 직접 필사하여 가르친 동몽수지

 

소남 종가에 있는 책들은 목판본이나 활자본으로 출판된 것도 많지만 소남이 직접 베껴 쓴 책도 많다. 천주교 책들은 살 수가 없으니 성호 선생에게 빌려다가 베껴서 읽었고, 자기가 공부하려는 책은 다른 책의 뒷장에다 작은 글씨로 깨알같이 베껴서 읽었다. 그러나 어린 학생들을 가르치려는 책은 깨끗한 종이에 해서체의 큰 글씨로 또박또박 썼다. 어린 학생들이 읽어보고, 그 글씨를 본따서 베껴 쓰게 한 것이다.

남동문화원에서는 소남 윤동규가 인천 어린이들을 가르쳤던 『동몽수지』를 쉬운 문장으로 번역하고, 인천 어린이들이 『동몽수지』의 가르침을 실연하는 모습도 사진으로 찍어 함께 편집하였다. 친필 영인본과 학부모들이 힘께 읽을 『동몽수지』 설명문도 실었다. 초등학교 교장들의 모임인 인천인성교육추진단에서 인천 여러 지역을 순회하며 소남 선생의 『동몽수지』를 가르칠 날이 기다려진다.

 

소남의 후배인 순암 안정복이 『동몽수지』 목판본 뒤에 “윤동규 어른은 『동몽수지』를 주자가 직접 쓰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듯하다”는 견해를 붓으로 써 놓았다.
소남의 후배인 순암 안정복이 『동몽수지』 목판본 뒤에 “윤동규 어른은 『동몽수지』를 주자가 직접 쓰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듯하다”는 견해를 붓으로 써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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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한 2021-10-06 01:51:30
동아시아 세계종교인 유교나, 서유럽의 세계종교인 가톨릭의 하느님은 인간을 창조하신 절대적 초월자이십니다.

@ 공자님의 시호. 하늘이 보내신 성자이신 성인 임금 공자님은 황제 칭호인 문선제(文宣帝).대성지성문선왕(大成至圣文宣王)의 오랜 전통으로 호칭되어 오고 있습니다.聖人에 이르신 스승(至聖先師). 은나라 왕족의 후손이신 공자님. 참고로 하면, 공자님 아버지 시호는 계성왕(啓聖王)이시고 공자님 어머니 시호는 계성왕 부인(啓聖王夫人)이십니다.

http://blog.daum.net/macmaca/3127

@한국 유교 최고 제사장은 고종황제 후손인 황사손(이 원)임. 불교 Monkey 일본 항복후, 현재는 5,000만 유교도의 여러 단체가 있는데 최고 교육기구는 성균관대이며,문중별 종친회가 있고, 성균관도

윤진한 2021-10-06 01:52:19
석전대제로 유교의 부분집합중 하나임.@일제강점기 강제포교된 일본 신도(불교), 불교, 기독교는 주권없음. 강점기에 피어난 신흥종교인 원불교등도 주권없음.

주권없는 패전국잔재 奴隸.賤民이자, 하느님.창조신을 부정하는 Chimpanzee계열 불교일본서울대Monkey와 추종세력들이 학교교육 세계사의 동아시아 세계종교 유교,윤리의 종교교육 유교, 국사등과 달리, 일본강점기때 일본이 유교를 종교아닌 사회규범으로 했으니까, 유교가 종교아니라고 최근 다시 왜곡하는데,이는 일제잔재 대중언론에 포진하여 루머수준으로 유교에 도전하는것임.한국은 미군정때,조선성명복구령으로 전국민이 조선국교 유교의 한문성명.본관을 의무등록하는 행정법.관습법상 유교국임은 변치않으며 5,000만이 유교도임.@인도에서 불교도는,불가촉賤民.조계종승려

윤진한 2021-10-06 01:52:58
승려賤民한국과비슷.강점기 하느님에 덤비며(창조신내리까는 부처처럼)유교부정,불교Monkey일본.하느님보다높다는 성씨없는 일본점쇠賤民.후발천황(점쇠가 돌쇠賤民.불교Monkey서울대 전신 경성제대설립)옹립.한국은 세계종교유교국.수천년 유교,하느님,조상신,공자 숭배.해방후 조선성명복구령 전국민이 행정법.관습법상 유교국복귀. 동아시아(중국,한국,베트남,몽고) 세계종교국중 하나인 한국이 불교Monkey 일본의 강점기를 겪으며 대중언론등에서 유교가 많이 왜곡되고 있음.

http://blog.daum.net/macmaca/3131

@동아시아는 수천년 유교사회입니다. 공자님 이전의 始原유교는 기독교에서 말하는 예수님 이전의 구약성서 시대에 해당됩니다. 하느님(天).神明,조상신 숭배가 유교의 큰 뿌리입니다. 유교는 국교로

윤진한 2021-10-06 01:53:45
주변부 사상으로는 도가나, 음양가, 묵가사상등이 형성되었고, 법가사상은 이와는 다른 현실적인 사상이며, 국가의 통치에 필요한 방법이었습니다(진나라때 강성하고, 유교나 도교와 달리, 한나라때 율령이 반포되어 이후 동아시아에 유교와 별도의 성격으로 국가통치에 활용됨).



@ Royal성균관대(조선.대한제국 유일무이 최고교육기관 성균관승계,한국 最古.最高대).Royal서강대(세계사반영,교황윤허,성대다음예우)는 일류,명문.주권,자격,학벌없이 대중언론항거해온 패전국奴隸.賤民불교Monkey서울대.주권,자격,학벌없는 서울대.추종세력 지속청산!

http://blog.daum.net/macmaca/733

http://blog.daum.net/macmaca/2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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