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아쉽다고요? - 봉재산 억새밭에 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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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아쉽다고요? - 봉재산 억새밭에 가보세요
  • 전갑남 시민기자
  • 승인 2021.10.28 0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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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아파트 숲속에 은빛 물결의 억새밭

하루하루 가을이 깊어간다. 달음박질치듯 달아나는 가을. 산에도 울긋불긋 단풍이 물들기 시작했다.

맑은 가을날, 집에 머물기에 좀이 쑤신다. 가을 만끽할 수 있는 곳, 어디 없을까? 가벼운 옷차림에 물병 하나 챙겨서 연수둘레길을 나섰다.

수인분당선 송도역에서 내려 청량산과 봉재산으로 이어지는 둘레길은 울창한 숲길로 걷기에 참 평안하다. 나지막한 산길을 오르락내리락 걷는다. 적당한 운동과 쉼을 주기에 안성맞춤이다.

연수구 봉재산 억새 군락지. 도심 가까이서 가을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게 참 즐거웠다.

청량산과 봉재산을 이어주는 청봉교. 이곳을 지나자 멀지 않은 곳에 드넓은 억새밭이 펼쳐진다. 우뚝 솟아있는 아파트 숲속에 은빛 물결의 억새밭이 있다니! 눈을 의심케 한다.

그냥 허접한 억새밭이겠거니 했는데, 규모가 대단하고 잘 가꿔졌다. 내로라하는 유명 억새 군락지 못지않다.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너울너울 춤추는 억새 물결, 그야말로 장관이다.

산보다 더 높은 아파트가 솟아있는 도심 억새밭에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든다. 여유로운 사람들 표정에는 이미 가을로 물들었다.

쏟아질 듯 눈부신 가을 햇살, 마지막 가을을 장식하려는 들꽃, 막 물들기 시작하는 단풍이 군락을 이뤄 출렁이는 억새와 한데 어울려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억새의 솜털 같은 부드러움이 마음속 깊이 파고든다.

'해넘이공원'이라는 비석이 보인다. 이곳은 인천 앞바다 저녁 노을을 조망하기에 최적의 명소란다. 삐죽삐죽 아파트 사이로 인천대교의 웅장한 모습이 아스라이 보인다. 바다로 넘어가는 붉은 노을은 한 폭의 그림이 되어 기가 막힐 것 같다.

동춘동과 동막마을 뒤에 있는 해발 103m의 봉재산. 동네 뒷동산 같은 야산이다. 그 옛날 여기서 주민들이 기우제를 자주 올렸다고 한다. 제사를 받드는 산이라는 의미에서 봉제산(奉祭山)이었는데, 지금은 봉재산으로 부르고 있다.

카메라 셔터를 연신 터트리는 한 중년 아주머니의 감탄사가 들린다.

"! 가을을 그냥 보내는가 했는데, 도심 속에서 만끽하다니! 가을이 참 좋네!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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