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과 삶이 하나로 이어지는 곳, 인천가족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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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삶이 하나로 이어지는 곳, 인천가족공원
  • 석의준 시민기자
  • 승인 2021.11.08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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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기획]
입구에는 버나드 쇼 묘비명 ‘나 우물쭈물하다 이렇게 될 줄 알았다.'- 석의준 시민기자

인천 지하철 1호선 부평삼거리역에 내려 남쪽으로 200여 미터 가면 메타세콰이어 숲길이 나온다. 인천가족공원 입구다.

인천가족공원은 인천시 부평구 평온로 61번지에 소재한 장사시설로 화장장, 봉안장(납골당), 자연장 및 묘지 시설로 이루어져 있다.

이 묘원은 일제 강점기인 1936년 시립화장장으로 사용되던 것을 2002년 인천시에서 공공 장례시설로 개발, 현재 인천시설공단에서 운영하고 있다.

묘원마다 넓은 주차장이 각각 자리 잡고 있다.

장례차가 제일 먼저 가는 곳은 서남쪽에 위치한 승화원(화장장)이다.

일찍이 부터 관내에 가족공원이 있는 인천시민들은 가족을 여윈 슬픔 속에서도 큰 불편 없이 장례를 치를 수 있었다. 그러나 시설이 부족한 서울, 부천, 광명 등에서는 장례를 치르기 위하여 유족들이 이중으로 애를 태워야 했다. 다행히 몇 달 전 경기 화성의 함백산 추모공원이 개원되면서 다소 여유가 생겼다.

승화원은 보내는 이의 슬픔이 끊어지지 않는 가장 가슴 아픈 곳이다.

화장이 끝나면 각종 매장 시설의 선택에 따라 봉안이 되는데 납골 시설인 추모의 집, 금마총, 만월당, 평온당, 별빛당이 있고, 자연장은 수목장림, 정원식 수목장, 잔디장이 있다.

 

80여년 역사를 지닌 인천가족공원 묘지 시설은 시간의 흐름 따라 과거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난 일반 묘와 계획적으로 조성한 조성 묘가 있다.

일반 묘
조성 묘

그 외에도 외국인 묘지, 세월호 추모관도 있다.

외국인 묘지

 

가족공원은 부지가 넓어 하루에 수십 구의 시신을 화장해도 늘 한적한 모습이다.

옛날 공동묘지나 화장장은 얼마나 으스스하고 두려운 곳이었던가?

비오는 날이나 어두운 밤이면 공동묘지나 화장장 근처에 가고 싶어 하지 않던 심리가 지금도 남아 있는 것은 아닌지, 장례나 추모행사가 아니면 일반사람은 잘 찾지를 않는다.

그래서 사계절 내내 명절 때가 아닌 한 사람의 흔적이 별로 없다.

필자는 그러한 고요함과 함께 사계절 꽃이 피고 새 소리 끊이지 않는 이 '공원'이 좋다.

차를 가지고 오면 어느 곳이나 주차시설이 편리하고 주차료도 없다.

전철에서도 가깝고 만월산, 만수산, 부개산으로 둘러싸여 풍광이 수려하다.

 

 

특히 공원을 빙 돌아올 수 있는 순환산책로가 잘 닦여 있어 누구라도 쉽게 오르내릴 수 있다. 한 바퀴 돌고나면 7,000보 이상은 쉽게 걸을 수 있다.

정상에는 팔각정 전망대와 체육시설도 갖춰져 걷기 좋아하고 운동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안성맞춤이다. 싸이클로 이곳을 오르는 분들도 꽤 많이 보인다.

시설공단에서 사시사철 꽃을 바꿔 심고 조경에도 신경을 써 어느 계절에 와도 즐길 수 있고, 가로 공원이나 데크가 있는 산책로를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요즈음은 웰 빙과 더불어 웰 다잉에 관심이 많다.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을 것인가?

가족공원 입구에 걸려있는 버나드 쇼의 묘비명을 읽어본다.

 

「나 우물쭈물하다 이렇게 될 줄 알았다」

이 말에 공감하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곳을 걷다보면 인간의 삶이 무상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죽음과 삶이 하나로 이어지는 곳,

인간의 삶을 관조할 수 있는 곳,

죽음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 주는 곳,

인천가족공원은 많은 이들에게 휴식과 재충전의 장소로 최적의 장소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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