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랜드마크 설명회 파행... 주민단체와 시민단체 마찰 빚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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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 랜드마크 설명회 파행... 주민단체와 시민단체 마찰 빚어
  • 윤성문 기자
  • 승인 2021.11.30 1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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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식 교수 "초고층이 아이콘인 시대 아냐... 합리적인 건축물 필요"
김성훈 올댓송도 대표 "발제 편파적... 이번주부터 단식농성 돌입"
이광호 인천평복연대 사무처장 "랜드마크 상징성보다 실용성 고민해야"
30일 G타워에서 열린 '송도국제도시와 랜드마크' 시민토론회. (사진=인천in)

인천 송도국제도시 6·8공구 개발사업 재개를 앞두고 랜드마크 타워 건립을 위한 설명회가 열렸으나 주민 단체의 반발로 사실상 파행을 빚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30일 송도G타워 민원동 대강당에서 '송도국제도시와 랜드마크' 시민토론회를 개최했다.

발제를 맡은 이명식 동국대 교수(초고층도시건축학회 회장)는 “초고층이 도시의 아이콘이 되는 시대는 지나갔다”며 “전 세계적 추세에서도 높이를 통해 상징성을 갖고 도시가 발전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초고층 랜드마크 타워 건설시 빛 반사, 지반침하, 재난 대응, 건설비에 따른 최적 층수, 시대변화 등 8가지 필수 검토사항을 발표하며 ”효율성 측면으로 최적 층수는 75~90층에서 수익성, 사용성 등에 대한 분기점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그는 151층 빌딩으로 송도 랜드마크 타워를 건설할 시 필요한 사업비를 5조2,907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를 90층으로 조정하면 2조8,462억원으로 절반 가량이 감소하고, 60층으로 줄일 시 비슷한 규모 건물을 3동이나 건설할 수 있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었다.

이 교수는 ”최근 트랜드는 수직으로 올라가는 초고층이 아닌 지역성과 시민을 대표하는 아이템을 부과하는 시그니처타운 형태"라며 ”앞으로 최적의 층수로 상징성을 지닐 것인지, 보이지 않는 효율성을 지닐 것인지는 지속적인 의견 수렴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송도 주민단체는 주제 발제가 중립적이지 않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성훈 올댓송도 대표는 "발제가 중립적이지 못하고 초고층을 짓지 말자고 하는 것과 같다. 표적토론회를 개최해서 편파적인 발제를 하는 게 공공기관의 모습이냐“며 이번 주부터 천막농성과 단식농성 등을 예고했다.

그는 이어 ”인천경제청은 그동안 151층에서 102층, 사업무산까지 가는 수순에 전문가 의견 자문을 들곤 했다“며 ”일각에서는 사업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를 내세워 주민들과 1:1 구도를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송도 6·8공구를 151층 인천타워와 대관람차, 워터프런트를 잇는 골든 삼각축으로 개발해야 한다"며 "인천타워 건설이 남동공단, 원도심 미개발지 등에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성훈 올댓송도 대표가 단상에 올라가 토론회  발제가 중립적이지 못하다고 항의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인천in)

이광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은 ”시민단체를 내세워 주민들과 1대 1구도를  만들고 있다는 발언은 유감“이라며 ”환경·시민단체는 수많은 토론과 논의를 통해 초고층 타워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한 것“이라고 김 대표의 주장을 일축했다.

이 사무처장은 ”최근 국내외적으로 초고층 빌딩은 안정성과 지역상권 갈등, 과도한 재정투입 등 문제로 방향을 선회하는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는 상징성보다 실용적 가치를 추구하고, 남는 비용을 다른 부분과 어우러져서 랜드마크를 만드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밖에 도시계획, 개발사업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은 100층 이상 빌딩 추진에 대한 우려와 방향성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서종국 인천대 교수는 ”송도 6·8공구는 도시계획 측면에서 보면 너무 안타깝다“며 "해당 사업 부지는 현재 저밀도 상업지역에서 고밀도 주거지역으로 변경돼 원칙적으로 랜드마크를 추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서 교수는 ”이미 랜드마크는 약속을 했으니 주민 의견이든 사업자 의견이든 선택을 해야 한다“며 ”앞으로 거버넌스를 구축해서 다양하고 많은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말했다.

잠실 제2롯데타워 등 국내 상당수 초고층 건물의 PM(건설사업관리)를 맡아 온 권오찬 한미글로벌 전무는 ”초고층 건물은 초기 사업계획이 가장 중요하다“며 ”롯데타워의 경우 설계만 15년이 걸리고, 10번 이상이 변경되면서 당초 공사비가 40%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초고층 건물의 경우 언론에 노출된 거 외에도 수많은 시행착오와 성공·실패 사례가 많다“며 ”만약 초고층으로 갈 경우 초기 사업계획 단계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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