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감염병전문병원 인천 유치 '빨간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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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감염병전문병원 인천 유치 '빨간 불'
  • 김영빈 기자
  • 승인 2021.12.05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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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 서울·인천·경기·강원 대상 1곳 공모 나서
인천은 상급종합병원 3곳 불참 의사, 탈락 우려 커
지역사회는 유치 필요성 강조하지만 부정적 전망 우세
인천의료원 코로나19 병동
인천의료원 코로나19 병동

질병관리청이 수도권을 대상으로 다섯 번째 감염병전문병원 공모에 나서 인천지역 의료기관의 선정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5일 인천시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이 지난 3일 ‘수도권 감염병전문병원 1개 공모·선정계획’을 발표하고 내년 1월 13일까지 신청을 받는다.

공모 대상은 수도권(서울·인천·경기·강원) 소재 상급종합병원 또는 종합병원(코로나19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 준-중환자병상 지정병원)이다.

감염병전문병원으로 선정되면 음압격리병동(일반 30병상, 중환자실 6병상)과 외래관찰실(2병실), 응압수술실(2실), 교육훈련센터 등을 갖춘 독립적 감염병동을 건립하는데 449억5,300만원의 국비를 지원한다.

하지만 약 5,000~6,000㎡의 감염병동 구축 부지를 의료기관이 제공해야 하고 향후 운영비(진료 및 지원인력 인건비)는 지원하지 않는다.

감염병전문병원은 위기 시 중증환자(분만·투석·수술이 필요한 환자 포함) 진료, 시·도간 환자 의뢰·회송체계 관리 등 의료대응 컨트롤타워 역할을, 평상 시 감염병환자 진단 및 치료, 권역 내 의료기관의 감염병 대응 전문인력 교육·훈련 실시 등 감염병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역할을 각각 수행한다.

정부는 지난 2017년 8월 호남권의 조선대병원을 시작으로 2020년 7월 충청권의 순천향대 천안병원과 경남권의 양산 부산대병원, 지난 7월 경북권의 칠곡 경북대병원을 감염병전문병원으로 선정했다.

감염병전문병원은 선정 이후 감염병동 완공까지 4~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첫 지정된 조선대병원조차 아직 감염병동을 개원하지 못한 상태다.

인천의 경우 올해 공모에 신청했으나 경북에 밀려 탈락한 가운데 외국에서 감염병이 유입되는 통로인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이 있어 감염병전문병원 건립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거세다.

특히 ‘감염병예방법 시행령’에 정한 감염병전문병원 지정에는 ‘항만 및 공항 인접도’ 항목이 포함돼 있어 수도권에서는 인천의 선정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12일 국회보건복지위원회 예결소위가 내년도 수도권에 감염병전문병원 1곳을 선정하기 위해 정부가 편성한 설계비 23억원을 2곳으로 확대하도록 34억원 늘어난 57억원으로 증액했으나 관철되지 않아 결국 1곳을 공모하면서 인천, 경기, 강원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지역의 3개 상급종합병원 모두 감염병전문병원 선정 공모에 나서기를 꺼리고 있어 시민사회가 필요성과 시급성을 강조하는 감염병전문병원 건립이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가천대길병원과 인천성모병원은 건립부지가 없다는 이유로, 지상 주차장부지에 감염병동을 건립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던 인하대병원은 돌연 재단 상황을 들어 불참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앞서 지정된 4개 권역의 감염병전문병원이 모두 상급종합병원인 점을 감안하면 인천이 상급이 아닌 일반종합병원을 내세울 경우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6개 권역별 감염병전문병원은 수도권에 이어 제주권 지정으로 끝나기 때문에 인천이 이번 공모에서 탈락하면 수도권 추가 선정 외에는 감염병전문병원 설립 기회는 사라진다.

일각에서는 감염병전담병원인 인천의료원이 상급종합병원과 컨소시엄 형태로 응모하는 방안도 거론하지만 시가 부지 제공 및 향후 운영비 지원 부담을 떠안을 가능성이 크다는 반대의견이 적지 않다.

수도권 감염병전문병원 선정 공모가 시작된 가운데 인천지역에서 어느 병원이 나설지, 지정을 받을 수 있을지에 지역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우세하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수도권 감염병전문병원 유치전에는 경기도와 강원도가 상급종합병원을 내세워 뛰어들 것”이라며 “인천이 국제공항과 항만이라는 입지적 우위를 갖고 있지만 상급종합병원 3곳 모두 공모에 불참한다면 탈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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