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장에 다수 인원 밀집... '감염 확산 자초' 비판
청라호수공원서는 수백명 입장하지 못해 항의소동도
영종국제도시 불꽃축제 취소한 중구청과도 엇박자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우려한 전국 지자체들이 당초 계획한 대형 행사를 잇달아 취소하고 있는데도 인천시가 당위성마저 부족한 재탕 착공식을 하면서 축하 불꽃을 쏘고 드론까지 띄워 논란을 빚고 있다.
22일 오후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드론 300대를 활용한 라이트 쇼와 2025발 불꽃쇼 등을 내용으로 하는 ‘영종~청라 제3연륙교 착공식’을 영종씨사이드파크 하늘구름광장과 청라호수공원 야외음악당에서 각각 개최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됨에 따라 다수의 시민이 모이는 이번 행사에 대해 많은 우려가 나왔지만 그대로 강행한 것이다.
시는 현장 참석 인원을 당초 계획보다 줄이는 등 행사 규모를 축소(2차 접종완료자 300명→150명)했다고 해명했지만, 행사장 주변의 시민들을 통제하는 방안은 거리두기를 지켜달라고 안내하는 것이 전부였다.
청라호수공원에서 열린 착공식의 경우 행사 시작 전부터 많은 시민들이 몰려 수백명이 행사장에 입장하지 못했으며, 행사장에 입장하지 못한 일부 시민들이 소리를 지르며 입장 인원 통제에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항의가 속출하자 행사 주최측은 백신 2차접종을 마친 시민들을 다시 입장시키기도 했다.
만약 행사장서 감염이 전파될 경우 ‘지차제가 감염 확산을 자초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상황으로, 부산시를 포함한 전국 지자체들이 연말 불꽃놀이·해맞이 행사 등을 잇달아 취소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심지어 행사 장소 중 하나인 영종국제도시를 관할하고 있는 중구청 또한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이달 중 개최하기로 했던 영종국제도시 불꽃축제 등을 모두 취소·연기한 상황인데도 인천시는 엇박자를 냈다.
감염 위험성을 차치하고서라도 이번 행사는 당위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동일한 내용의 착공식이 이미 지난해 12월22일에 개최됐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해 이번 행사는 재탕 착공식인 셈이어서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치적쌓기용 쇼를 벌인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받고 있다.
시는 작년 착공식은 3공구, 이날 착공식은 1·2공구 본공사 착공식이라고 해명했지만 거의 같은 내용의 행사를 코로나19 비상 상황에서 굳이 개최해야 하느냐는 물음에 대한 답변으론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
이와 관련해 시 관계자는 “착공식 개최는 계약·실시설계 단계서부터 예정됐다”며 “착공식이 시공업체 홍보와도 관련이 있어 착공식 취소는 여의치 않았고, 대신 코로나 상황을 최대한 고려해 행사 인원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계획했다”고 말했다.
말하자면 시공업체와의 계약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인데 이 역시 착공식 개최의 책임을 시공업체에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