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봉사로 새해를 열다 - 남녀노소 63명이 함께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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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봉사로 새해를 열다 - 남녀노소 63명이 함께한 하루
  • 석의준 시민기자
  • 승인 2022.01.1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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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 소망교회 - ‘밥상 공동체 연탄은행’과 함께 한 하루
부평구 산곡2동 재개발 지역에서 보람의 '구슬땀'

 

매년 1월의 첫 시작은 연탄봉사다.

4년 전 부평 소망교회에 다니면서부터 연초에 펼쳐지는 연탄봉사 행사에 매년 참여하고 있다. 

봉사라는 게 베품을 받는 사람보다 베푸는 사람에게 더 큰 즐거움과 보람을 안겨주는 것이 아니던가?

재작년부터 2년간 코로나로 인해 예배 참석자는 줄었으나, 봉사에 참여하는 인원은 조금도 줄지 않았다.

 

 

유치원생부터 70대 장로님까지 63명이 모였다. 오랫동안 이 지역에서 빈민의 대모 역할을 한 집사님, 이 지역 관할 구의원도 동참했다.

특히 어린 유치원생, 초등생을 데리고 나와 조금이라도 봉사정신을 일깨워 주고자 하는 부모들의 갸륵한 마음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이번에 배달을 하는 곳은 작년과 같은 지역인 산곡2동 재개발 구역이다. 2∼3년 전부터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이 되어 극빈자를 위해 매년 배달을 했는데, 올해는 가구가 줄어 10가구에 연탄 2,000장만 보내게 됐다. 작년에는 3,000장이었다. 작년보다 빈민이 줄어든 게 아니라, 주변이 열악해 어쩔 수 없이 이사를 많이 갔기 때문이다.

 

 

연탄봉사 행사는 교회에서 기부를 하고, 거기에 인력 동원까지 겸해 시행한다. 하지만 실질적이고 효율적으로 집행, 주관하는 곳은 ‘밥상 공동체 연탄은행’ 이다.

전국 16개 지부를 두고 있는 이 기관은, 무료급식, 연탄봉사 그리고 자원봉사를 집중 주관하는 봉사단체다.

지금도 연탄으로 생활하는 가구가 84,000가구에 이른다니 이들의 역할은 참으로 중요하다.

 

 

행사는 연탄은행 요원들이 사전에 지원 대상과 지역을 선정하고, 행사 일자와 시간 등을 교회와 협의하여 시행 한다.

이번에도 작년과 같이 1가구당 200장씩 공급을 하게 됐다. 들어오는 연탄 한 장당 가격을 800원으로 계산하면 가구당 16만원이 지원되는 셈이다.

행사의 시작은 연탄은행 요원의 소개와 목사님의 기도, 그리고 시행방법에 대한 설명이 있은 후 시작 됐다.

연탄을 지게에 올려주는 사람, 배달하는 사람, 내려놓는 곳에서 카운터와 내려 쌓는 사람, 이렇게 4개 파트로 나눠진다.

 

 

올려주고 내려 쌓는 요원은 젊고 힘이 센 남전도회원이, 숫자를 세는 요원은 여성 집사님이 맡았다,

그리고 지게를 지고 배달하는 요원은 나머지 요원이 맡았는데, 본인의 신체적 능력에 따라 1장에서 4∼5장까지 지고 가면 된다.

 

 

여기서 특이한 것은 카운트를 하는 요원이 가장 쉬울 것 같은데 오히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즉 하나라도 더 가면 몰라도 실수로 빠지거나 하면 난리가 난단다.

아무리 공짜로 받더라도 남과 비교해 덜 받는다는 건 기분이 나쁘다는 얘기다.

교회에서 제공하는 우비를 입고, 또 공사용 목장갑을 끼고, 각자의 선택에 따라 순차적으로 배달을 했다. 모두가 즐거워 했다.

 

목사님께서는 말린 감 꽂이를 가구 수대로 마련해와 별도로 돌리셨다.

이사를 가고 삭막한 마을, 수급자는 연탄을 어디에 어떻게 두라고 시켜만 놓고 대부분 집에 없다. 생업에 바빠 모두가 일터로 갔기 때문이다.

1시간 가까이 돌렸더니 행사가 거의 종료 됐다. 나는 한 번에 네 장씩, 10번 정도를 왔다 갔다 했으니 40장 정도 배달한 것이다.

거리가 멀어 만보기를 확인하니 1만보가 훨씬 넘었다.

마지막으로 행사요원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모든 행사가 끝났다.

 

목사님과 남전도회 요원 몇 명이 해당지역에서 유명한 중국집 ‘덕화원’에서 이른 점심을 먹었다. 이 음식점은 TV프로 ‘생활의 달인’에 나온 전국적으로 유명한 식당이다. 평일에도 11시 반부터 줄을 서야 되는데, 우리는 다행히 그 이전에 들어가 바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식사가 끝날 무렵 벌써 골목엔 줄이 늘어져 있어 식사가 끝나자마자 쫒기다 시피 나왔다. 그리고 교회로 옮겨 커피 한 잔씩을 하며 오늘의 봉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역시 봉사는 즐거운 것, 나만이 그런 게 아니고 모두가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 시계는 오후 두 시를 지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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