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윤석열, 묻지마 GTX 공약... 지역 주민들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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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윤석열, 묻지마 GTX 공약... 지역 주민들 ‘글쎄’
  • 윤성문 기자
  • 승인 2022.01.26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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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안 다르지만 '수도권 광역교통망 구축' 맥락 동일
타당성 조사·경제성 분석 없어 실현 가능성 '불투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GTX A·C 노선 연장, D·E·F 노선 신설안. (사진=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GTX-A·C 노선 연장, D·E·F 노선 신설안. (사진=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앞다퉈 인천 연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신설 공약을 꺼내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재원조달 방안은커녕 착공까지 기간조차 불투명해 민심을 잡기 위한 ‘묻지마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잇따라 발표한 GTX 공약은 대동소이하다.

윤 후보자와 이 후보자는 이달 7일과 24일 연이어 GTX 신설 및 연장 관련 공약을 제시했다. 기존 GTX-A·C노선을 연장하고 그동안 논란이 이어진 서부권광역급행철도(GTX-D) 서울 강남행에 이어 GTX E·F 노선을 신설하는 내용이 뼈대다.

두 후보의 계획은 세부적으로 보면 일부 노선의 시·종점 등이 다르지만 수도권을 아우르는 광역교통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은 동일하다. 인천에서는 GTX-D·E노선이 지나간다.

GTX-D노선의 경우 윤 후보는 서울 강남을 거쳐 팔당가지 이어지는 형태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포~검단~대장~신림~사당~삼성~하남~팔당역을 기본 노선으로 삼고, 삼성역에서는 수서~광주~여주로 이어지는 지선 라인을 추가하겠단 구상이다.

이 후보 역시 GTX-D노선을 서울 강남을 거쳐 하남까지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인천공항~청라~가정~계양~부천 구간을 반영한 Y자 분기 노선을 추가 추진하겠다는 보완책을 내놨다.

GTX-E노선 계획은 인천과 구리를 연결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나 세부적으로 이 후보는 인천공항~숭의동~인천예술회관~시흥·광명~구리~서울~포천까지 이어지는 방안을, 윤 후보는 인천공항~청라·검암~김포공항~구리~남양주로 잇는 계획을 제시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GTX A·C·D 노선 연장, E·F 노선 신설안 [자료=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GTX-A·C·D 노선 연장, E·F 노선 신설안 (사진=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두 후보 모두 경쟁하듯 공약을 내놓았지만 실현 가능성은 의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노선별 수요예측을 비롯한 타당성 조사나 경제성 분석이 전혀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들 사업 모두 민자 유치 외에는 사업 추진을 위한 구체적인 재원 확보 계획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계획된 GTX-A·B·C·D노선 사업 예산만해도 17조2,500억원에 달한다.

4개 노선 중 사업 속도가 그나마 빠른 GTX-A노선은 계획부터 착공까지만 8년이 걸렸다는 점에서 임기 내 착공 여부도 불확실하다. GTX-B노선의 경우 2011년 ‘제2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됐으나 이후 10년이 지나도록 기본계획조차 세워지지 못했다.

두 후보가 서울 강남 행을 한목소리로 약속한 GTX-D노선은 이미 지난해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서 김포~부천 노선으로 대폭 축소됐고, 인천공항~서울~하남과 김포~서울~하남을 잇는 Y자 노선은 완전 무산된 바 있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사업 추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검단신도시총연합회는 26일 성명서를 내고 “GTX-D Y노선 공약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5조원의 재정확보도 어려워 반쪽짜리 김부선으로 만들었던 때가 얼마 지나지도 않은 이 시점에 아무런 개선 방법도 보이지 않는 Y자 노선 공약을 제시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부실 공약을 남발해 2기 신도시 교통망의 확기적 확충 약속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리는 형태를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며 ”열악한 광역교통망 확충을 위해 검토됐던 GTX-D노선 원안(김포~하남) 유지와 졸속 Y자 노선 철회를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했다.

지역 주민 및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도 ‘진정성이 의심된다’, ‘GTX는 기대도 안한다’, ‘희망고문 좀 그만해라’ 등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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